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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센서를 이용한 다양한 과학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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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 주변, 매일매일 일어나고 있는

생생하고 재미나는 과학 이야기



과학 수업을 하다 보면 학생들은 과학실험과 실생활을 별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실험은 과학자나 할 수 있는 것, 이런 실험은 학교 과학실에 전문적인 실험 도구가 갖춰져 있어야 가능한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과학은 우리 삶 속에 있다. 또 과학실험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비커나, 값비싼 장비가 없어도,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을 가지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시도해 볼 수 있는 게 과학실험이다. 온라인 수업 기간에 학생들이 집에서 수업을 듣게 될 때 거창한 실험 도구가 없어도 주변에 있는 도구들과 스마트폰에 내장된 센서를 측정기기로 이용해서 과학실험을 하게 하면 어떨까? 또 학교에서 실험할 때 전문적인 장비가 없어도 간단하게 스마트폰에 내장된 센서를 이용하여 실험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누구나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에는 다양한 센서들이 들어 있다. 그 센서들만 잘 이용해도 전문적인 측정 장비가 필요한 다양한 실험이 가능하다. 이번에는 스마트폰 안에 들어있는 기압 센서를 이용한 다양한 실험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스마트폰 센서를 활용하여 과학실험을 할 수 있는 앱 Physics Toolbox Sensor Suite

스마트폰 센서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앱 중에 Physics Toolbox Sensor Suite 앱을 이용해서 설명하도록 하겠다. 앱을 설치하면 스마트폰에 내장된 다양한 센서들의 값을 측정할 수 있다. 예전에 컴퓨터 기반 실험(MBL) 장비가 있어야 가능했던 실험 중에 일부 실험들은 스마트폰 센서만으로도 대체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센서를 연결해야 할 컴퓨터가 따로 필요 없기 때문에 어쩌면 더 간단하게 실험을 설계하고 수행할 수 있다. 앱을 설치하고 센서 목록 중 기압 센서를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그래프 형태로 볼 건지, 아니면 디지털 형태로 볼 건지 선택할 수 있고, 데이터값을 실시간으로 저장할 수도 있



기압 센서를 이용한 다양한 실험

■높이 올라가면 기압이 낮아질까?

가장 간단하게 해 볼 수 있는 실험이다. 스마트폰 기압 센서를 작동시키고, 학교 계단이나 아파트 계단을 올라가면서 기압을 측정해 보자.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기압은 낮아질 것이다. 각 층을 올라갈 때 마다 10초 정도 멈췄다가 계단을 올라가도록 하자. 그러면 내가 몇 층을 올라왔는 지 기압 그래프를 보고 분석이 가능하다. 아래 그래프를 보고 나는 몇층에 사는지 우리 아파트는 몇 층인지, 그리고 갑자기 기압이 커진 것은 왜 그런지 분석해 보자. 그래프를 보면 나는 5층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는 집에서 나와서 기압이 낮아지는 걸 보니 위층으로 올라가 고 있다. 16층에 도착한 후 갑자기 기압이 높아진 이유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층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지하층부터 1층까지 기압 차이가 다른 층에 비해 큰 이유는 지하층은 주차 장이기 때문에 천장 높이가 다른 층보다 높다. 즉 지하 주차장 높이는 일반 아파트 2층 높이에 해당하기 때문에, 다른 층에 비해 1층까지 올라오는데 기압 차이가 크게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기압 센서를 이용해서 분석해 보면 많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다. 같은 방법으로 친구들이 측정한 기압 그래프를 보고, 건물 의 높이나 구조를 분석해 보는 재미있는 실험을 설계해 보자.



■건물의 높이를 기압 센서를 이용해서 측정할 수 있을까?

건물의 높이도 알아낼 수 있다. 우리는 이미 표준대기에서 높이가 높아질 때마다 어느 정도 기압이 낮아지는지 알고 있다. 건물 입구에서 기압과 옥상에서 기압을 구해 차이를 비교할 수 있다면 건물의 높이를 어렵지 않게 구해낼 수 있다. 아래 그래프는 롯데월드타워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에서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동안 스마트폰 기압 센서로 기압을 측정한 자료이다. 전망대와 지하의 기압 차이는 지하에서는 1,009mb였고, 올라갈수록 기압이 떨어져서 120층에 도착했을 때는 약 953mb 가 되었다. 기압 차이가 56mb 정도 난다. 표준대기 자료를 찾아보니, 500m 올라가면 58mb 정도 차이가 난다. 따라서 롯데월드타워의 높이는 약 500m가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료를 찾아보니 엘리베이터는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120층 485m 까지 올라간다고 한다. 측정값과 거의 일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방법으로 다른 건물들의 높이도 측정해 보자. 또 어떤 건물이 더 높은지 비교도 해보자.




■비행기가 이륙해서 착륙할 때까지 내부 기압은 어떻게 될까?

비행기가 제주공항에서 이륙해서 청주공항에 착륙할 때까지 스마트폰 센서를 이용해서 기압을 측정해 보았다. 측정된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재미있는 사실들을 알 수 있다. 우선 제주공항이 청주공항보다 날씨가 맑았다. 제주공항은 고기압, 청주공항은 저기압이기 때문이다. (제주공항과 청주공항의 해수면으로부터 높이는 고려하지 않았다) 비행기가 이륙할 때는 일정한 속도로 고도를 높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착륙할 때는 여러 번 천천히 중간중간 선회를 하면서 내려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주공 항에서 청주공항까지 오는 동안 실제 비행기가 고도를 유지하 는 시간보다 올라가거나 내려오는 시간이 더 많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비행기 고도가 높은데 왜 기압 차이가 롯데월드타워 기압 차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지 의문이 들 수 있다. 비행기는 높은 고도에서 내부 압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여압장 치를 작동시킨다고 한다. 그래서 이륙 직전에 기압이 높아지는것과, 착륙한 후 갑자기 기압이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여압장치를 이륙 직전에 작동시켰다가, 착륙하면 끄기 때문이라고 한다. 같은 방법으로 KTX 내부나 버스 안에서 기압을 측정해 보 면, 터널을 지나갈 때, 또 높이 올라갈 때 기압이 달라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크기가 다른 2개의 풍선을 관으로 연결하면 공기는 어느 쪽으로 이동할까?

그림처럼 크기가 다른 두 개의 풍선을 연결하면 공기는 큰 풍선에서 작은 풍선으로 이동할까? 아니면 작은 풍선에서 큰 풍선으로 이동할까? 실제 실험을 해보면 작은 풍선에서 큰 풍선으로 공기가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 생각에는 큰 풍선에 공기가 많이 들어 있으니까 작은 풍선쪽으로 이동할 것 같지만, 사실 공기의 이동은 기압에 의해 결정된다. 압력 (단 위 면적당 작용하는 힘)의 크기는 큰 풍선보다 작은 풍선이 더 크다는 것이다. 간단한 실험이니 실제 해봐도 좋다. 그런데 정 말 풍선 크기가 커지면 기압이 낮아질까? 이것도 스마트폰 기압 센서를 이용하여 확인해 보자. 가능한 커다란 풍선(90cm풍선)을 구해서 풍선 안에 스마트폰을 넣고, 기압을 측정해 보면, 풍선 지름의 2배 정도까지는 기압이 커지다가, 그 이후부터는 크기가 커질수록 기압이 낮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큰 풍선과 작은 풍선을 연결하면 작은 풍선 쪽에서 큰 풍선 쪽으로 공기가 이동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상식으로도 이미 알고 있는 현상이다. 풍선을 불어 본 사람은 알 것이다. 처음에는 풍선 불기가 힘들다가, 풍선이 한번 불리기 시작하면 그때부터는 힘들이지 않고 풍선을 불 수 있다. 이는 풍선이 커질수록 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사실도 기압 센서를 이용해서 과학적으로 확인해 보면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공기의 무게도 측정할 수 있을까?

감압실험장치와 스마트폰을 이용하면 공기의 무게도 측정해 볼 수 있다. 감압장치에 스마트폰을 넣고 무게와 기압을 측정한다. 그리고 스마트폰 기압이 1/2이 될 때까지 기압을 측정하면서 공기를 제거한다. 그 상태에서 다시 스마트폰이 들어있는 감압장치의 무게를 측정한다. 처음 측정한 무게와 0.9g의 차이가 생겼다. 이 무게 차이는 감압용기 안에 있는 공기 절반의 무게가 된다. 이제 감압용기 부피만 알아내면, 공기의 무게를 알 수 있다. 감압용기의 부피는 감압용기에 물을 가득 채워 넣 고 비커에 따라서 알아낼 수 있다. 실제 실험해 보면 감압용기 부피는 1.6L 정도 된다. 그렇다면 이 실험에서 무게 차이 0.9g은 공기 0.8L의 무게에 해당한 다. 계산해 보면 1L일 때 공기 무게는 1.13g이 된다. 온도와 압력에 따른 공기 밀도를 찾아보면 26도에서 공기 밀도는 1.18g/L이다. 우리가 측정해낸 실험 값과 이론값은 큰 차이가 없다. 스마트폰 센서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공기의 무게도 측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 기압 센서로 알아본 다양한 변화들 나만의 실험으로 확장 가능

스마트폰 기압 센서를 어떤 실험에 활용할 것인지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스마트폰 기압센서는 사람의 키 높이정도 차이에서도 의미있는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또 비닐봉지 안에 스마트폰을 넣고 눌러 보면 어느 정도 압력에서 비닐 봉지가 터지는지도 알수있다. 물컵 입구를 막고 거꾸로 뒤집었을 때 물이 쏟아지지 않는 이유를 물컵 내부에 스마트폰을 넣어 측정해 보면, 물의 양과 압력의 관계도 알아낼 수 있다. 과학은 어렵고 재미없는 학문이 아니라 우리 삶 주변에서 매일 일어나고 있는 현상들이다.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고가의 실험 장비가 스마트폰 안에 들어왔으니 이걸 이용해서 나만의 재미있는 실험을 설계하고 탐구해 보면 어떨까?




김정식 선생님은 경기도 광주고등학교 수석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학생 가르치는 일에 열중하는 동시에 김정식 허명성의 과학사랑 ( http://sciencelove.com )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실생활과 관련된 다양한 실험들을 개발하고, 온라인에서 할 수 있는 가상실 험도 개발하여 공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