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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터를 이용, 과학교육에 활용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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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는 모든 것을 제품화 할 수 있다
3D프린터의 무궁무진한 매력


옷, 악기, 차, 집에 이르기까지 재료와 크기에 상관없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3D프린터. 도면을 입력해 넣으면 3차원의 입체 물품을 뚝딱 만들어내기 때문에 의료, 제조, 건축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환영받으며 3차 산업혁명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같은 3D 프린팅의 매력에 푹 빠져 학교 내 3D프린터 동아리와 함께 이를 과학수업에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3D 프린터의 가격이 100만원대로 낮아지면서 많은 학교에서 3D 프린터를 구입해 교육에 활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3D 프린터를 어떻게 구입하고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 지에 대한 자세한 지침이 없어 열정을 가진 많은 선생님들이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여기에서는 3D 프린터의 구입부터 활용까지의 각 단계를 알아보고 어떻게 과학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지 사례를 알아보고자 한다.


3D 프린터의 구입


3D 프린터도 다른 전자제품과 마찬가지로 해외 대기업에서 나온 제품과 국내 신생 벤쳐 기업들이 만드는 제품들이 있다. 3D 프린터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가격만 알아볼 것이 아니라 제품을 만드는 조형방식, 조형물의 최대 크기, 조형물을 만드는 속도, PLA나 ABS와 같은 재료, 재로가 필라멘트인지 자체 스틱을 이용하는 것인지, A/S가 가능한지, 소프트웨어 호환성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알아보아야 한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사용하기 편리해야 하는데 이는 소프트웨어 호환성에 의해 결정된다.


또한 오픈 소스를 잘 활용할 수 있는지도 체크해봐야 한다. 학생들이 너무 어리거나 3D 그래픽 작업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경우 3D펜을 구입하여 이용할 수 있다. 3D펜은 3D 프린터에서 필라멘트와 노즐에 해당하는 부분만 분리하여 펜 형태로 만든 것으로 3D 프린터가 구동하면서 형상을 만드는 일을 사람이 직접하는 것이다. 따라서 해상력은 떨어지지만 직관적으로 사물을 만들어내는 면에서 편리하게 교육에 적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학교에서 직접 조립할 수 있는 3D 프린터 재료들이 나오고 있어서 제작에 관심이 있는 동아리에서는 부품을 구입하고 직접 조립하여 사용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저렴하게 3D프린터를 장만할 수 있다.


3D 프린터를 활용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3D 프린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3D 그래픽 작업을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있어야 한다. 그래픽 작업이 되면 소스 파일을 3D 프린터가 활용할 수 있도록 전환시켜 주는 소프트웨어(슬라이싱 프로그램)도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회사들이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예로 Cura가 있다. 최근에 나오는 3D 프린터들은 컴퓨터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소스 파일이 있는 USB나 메모리 칩을 넣어주기만 하면 작동이 가능하므로 고사양의 컴퓨터가 필요하지는 않다. 하지만 3D 그래픽 작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래픽 보드가 별도로 있는 고사양의 컴퓨터가 필요할 수 있다.


3D 프린터를 위한 그래픽 작업을 위해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에는 라이노 3D, 지브러쉬, 3D캐드 등이 있으며 교육용으로 할인하여 준다. 아직 가격대가 개별 학교에서 구입하기에 부담스럽다면 웹이나 앱기반 무료3D 모델링 프로그램이 많이 나오고 있으므로 이를 찾아서 이용할 수 있다. 학생들이 3D 프린터를 위한 그래픽 작업은 세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교육 시간과 실제 작업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수업 현장에서는 이 시간을 최대한 고려하여 수업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학생들이 3D 그래픽 작업을 하면 이를 슬라이싱 프로그램을 이용해 3D 프린터에서 사용가능한 파일 형태로 전환한 후 3D 프린터에 메모리 칩이나 USB로 옮겨 준다.


3D 프린터의 구동


3D 프린터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양의 재료가 있어야 한다. 재료는 크게 PLA 계열과 ABS 계열이 있는데 PLA는 옥수수 전분에서 추출한 원료로 만든 친환경 수지이며 ABS는 폴리스티렌의 단점을 보강한 열가소성 수지를 의미한다. 3D 프린터에서는 필라멘트를 녹여 적층하여 형성물을 만드는데 ABS는 결과물이 PLA 보다 튼튼하지만 유독한 가스가 발생할 수 있어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PLA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교육용 또는 보급형 3D 프린터 자체는 크기가 크지 않은 편이므로 편평하고 전기가 공급되는 테이블만 있으면 구동할 수 있다. 요즘 나오는 3D 프린터 들은 자동으로 점검하고 시작하므로 구동이 시작되면 운용을 위해 별도로 손이가지 않는다. 또한 출력되는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크기가 큰 물체는 오랜 시간 구동시키고 학생들과 나중에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3D 작품을 출력하다보면 중간에 상이 망가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운용 교사는 틈틈이 점검해주어야 한다.


3D 프린터를 과학수업에 활용


3D 프린터 자체는 과학 실험도구가 아니며 3D 프린터 자체의 과학적 원리만을 설명하기 위해서 구입하지는 않는다. 3D 프린터는 상상할 수 있는 물체를 만들어내는 도구이며 결국 과학수업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학생이나 교사가 무엇을 만들어야 하는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다음은 3D펜 또는 3D 프린터를 사용한 교육 사례이다.


▪3D 펜을 이용한 생물수업
3D펜을 이용해 진행한 생물수업으로서 학생들은 고등학교 생명과학1의 면역 부분을 이미 학습하였으며 아래와 같이 자신들이 배운 항원-항체 반응을 3D펜으로 구현하도록 하였다.

[학생용 과제]
여러분들은 00백신연구소의 연구원들입니다. 지금 M바이러스가 전세계적인 대발생 양상을 보이고 있어, 급히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항체의 생산과 투입을 통해 환자들을 치료하고자 합니다. 즉, 인공면역 처치를 수행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M바이러스의 항원 에피톱을 제시하고, 이에 대응하는 항체를 디자인하여 이 항체가 M 항원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지 제안해야 합니다. 즉, 에피톱이 항원의 어떤 부분인지 설명하고, 여러분이 개발한 항체가 항원을 어떻게 제압할 수 있는지 제안하십시오.


<수행 과정>
(1) 조별로 연구팀의 이름을 정합니다.
(2) M바이러스가 어떤 것인지 정의하고 에피톱은 어떤 부분인지 학생 활동지에 적습니다.
(3) 에피톱과 이에 결합하는 항체를 디자인한 후, 에피톱과 항체를 3D 펜으로 제작합니다.
(4) 시연을 통해 항원 에피톱에 항체가 어떻게 결합하여 제거할 수 있는지 설명합니다.
(5) 조별로 2개의 결과 보고서를 제출합니다. 하나는 항원에 대한 것 다른 하나는 항체에 대한 것입니다.


<평가>
① 항원을 잘 정의하고 에피톱을 설명하였는가?
② 항체의 기초 구조가 잘 나누어져 있는가?
③ 항체의 역할을 잘 설명하였는가?
④ 항원의 에피톱과 항체가 특이적· 효과적으로 결합하는가?
⑤ 예술성 : 심미성, 독창성을 만족하는가?
⑥ 감점요인 : 실험시 장난 등 안전 저해 행동시
학생들은 항원과 항체를 직접 그려보고 3D 펜을 이용해 입체로 구현해보면서 항원과 항체가 어떤 모습으로 결합해야 하는지를 학습하는 시간을 가졌다.


▪3D 프린터를 이용한 화학수업
학생들이 이온 결정의 종류와 특징에 대해 학습한 후, 아래와 같이 이온 결정의 팔면체 자리, 육면체 자리, 사면체 자리에서 양이온과 음이온의 반지름 비를 계산하고,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이온 결정의 단위세포를 제작하도록 하였다.


[학생용 과제]

팔면체 자리, 육면체 자리, 사면체 자리에 들어가는 양이온의 반지름 비를 계산하여 다양하고 정확한 이온 결정의 단위세포를 제작해야 해 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다양한 크기의 이온 결정 단위세포를 제작해 봅시다.



학생들은 직접 이온 결정 구조를 만들면서 수업시간에 배운 점과 자신이 만든 작품과 일치하는 점과 차이점을 알아내어 교과 시간에 상상만으로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3D 프린터를 이용한 창의력 대회 운영


태양전지와 라이노 3D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하루를 단위로 전력 생산량이 가장 높은 태양전지 모형집을 구상하여 설계하도록 하고 시연을 통해 검증하였다.


학생들이 만들고 싶은 집을 직접 구상하고 디자인하여 출력함으로써 3D 프린터가 학생들의 창의성 신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


3D 프린터의 A/S


3D 프린터의 경우 학생들이 심하게 다루지 않더라도 노즐이 막히거나 출력물의 형태가 뭉개지는 등 A/S를 요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3D 프린터는 원리가 단순하므로 간단한 A/S는 학생들이나 교사가 할 수 있다. 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 A/S를 맡겨야 하는데 택배로 주고받아야 하는 등 A/S가 회사마다 달라 구입 전 정확히 알아보고 구입해야 한다.


이상으로 3D 프린터를 이용해 과학교육에 활용하기 위한 단계들을 알아보았다. 3D 프린터의 구입부터 활용까지 각 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점들을 하나씩 체크하면서 준비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3D 프린터를 교육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어떤 수업을 할 것인지, 재료를 만들어 확인하는 수업인지, 작품의 형태를 열어놓고 만들어내도록 하는 수업인지 고민하고 검토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글 | 최승규 교사(세종과학고등학교)
최승규 선생님은 현재 세종과학고등학교 생명과학 교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서울과학교육 편집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