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EDUCATION ISSUE

과학교육 변천사와 우리 과학교육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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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이를 위한 과학(Science for All)
함께 즐기고 배우는 창의적 분위기 조성해야


이제 학교 과학교육은 새로운 요구에 직면해 있다. 지난 날 과학교육은 철학사조와 함께 여러 형태로 교육에 임해 오면서 거기에 적절한 과학교육이 있었지만 사회의 급격한 다변화로 인하여 과학교육에서 분담할 목표와 내용, 방법 등이 새로운 국면을 접하게 되어 과학교육에서 어디까지 역할을 담당해야 할지에 대한 목표가 불분명해져 가고 있다. 과학교육의 최종 목표는 국민의 과학적 소양을 기르는 일이지만 인공지능시대의 도래로 어디까지 과학교육이 담당해야 하느냐에 대한 범주를 정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과학교육의 역사 :
국민의 과학적 소양을 위해


미래의 발전을 지향하며 추구하는 과학교육의 목표는 ‘과학적 소양’이라는 포괄적 개념으로 교육과정에 구현되고 있다. 여기서 ‘과학적 소양’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공유해야 하는가에 대한 논의는 빠르게 변화하는 과학기술시대에서의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이런 관점에서 의무교육의 법적인 의미를 살펴보면, 현행 교육과정에서는 초·중학교 과정을 이수하면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과학적 소양을 갖춘 것으로 되어 있다. 하지만 9년의 소양교육을 받은 국민들에게 이러한 목표가 구현되고 있는 것인지, 현실과의 괴리가 크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오래전부터 이루어져 온 과학교육과 관련하여 여러 문헌이나 기사에서 논하고 있는 자료를 활용하여 논해 보고자 한다.


가르침의 역사는 오랜 시간 동안 이루어져 왔다. 형식을 갖게 하는 과학교육은 17세기 근대과학의 태동으로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과학교육은 처음에는 과학에 대한 연구와 소규모적인 도제교육의 형태로 이루어져 왔다. 19세기에 접어들면서 비로소 학교교육과 함께 과학교육이 추진되었다 할 수 있다. 과학교육에 앞장섰던 학자는 나라마다 서로 다르지만 독일에서는 아돌프 디스테르베크, 영국에서는 윌리엄 조지 암스트롱과 토머스 헨리 헉슬러, 미국은 20세기에 존 듀이 등이 과학교육에 공헌했다고들 말한다.


과학교육은 시대에 따라 과학자 양성을 위한 전문교육도 있고, 또 기술자 양성을 위한 직업교육도 있었으며, 일반 시민의 물질적 생활 향상을 위한 일반교육의 일환으로 변천하기도 하였다. 미국의 경우 물리교육연구회(PSSC)는 고등학교 물리교육을 물리학자들이 연구하는 활동처럼 학생에게 요구하는 혁신적인 변화를 도입하기도 하였다.


물리학의 기본적인 개념을 의미 있게 서로 관련 지어 탐구하게 함으로써 물리학을 구조적으로 이해하도록 하면서 동시에 물리학의 역사와 지적인 아름다움을 보이자는 것이기도 했었다. 미국의 경우는 미국국립과학제단(NSF)의 지원 아래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하는 일류급의 물리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수년간 새로운 교육과정, 교과서 실험교재, 영화, 독서자료, 평가문항, 교사지도서를 연구․개발했으며 교사 재교육도 실시하였었다. 이에 뒤이어 고등학교 화학․생물․지구과학 및 중학과학, 초등학교 과학교육을 위한 거국적인 대규모 연구개발 활동도 진행되기도 했었다.


이러한 일련의 ‘알파벳’ 과학과정의 활동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쳐 영국의 너필드(Nuffied)재단 지원 과학과정을 비롯해 각 나라마다 나름대로의 과학과정을 연구․개발하거나 미국이나 영국에서 개발한 자료를 번역·적용하려는 연구가 성행했으며,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과학교육의 변천과정 :
보다 혁신적인 과학교육과정의 개발


과학교육의 중요성은 16~17세기에 이미 근대 과학교육 탄생과 함께 뜻있는 학자들에 의하여 진행되었고, 과학교과가 학교에서 필수과목으로 본격화 된 것도 자연과학과 과학기술이 급격한 발전을 한 19세기 후반부터라고 할 수 있다. 과학교육을 위한 노력은 앞에서 언급한 과학철학이나 과학교육 방법론에 관심을 갖고 연구한 독일의 디스테르베크나 영국의 암스트롱, 스펜서, 미국의 존 듀이 등이 있었다. 이들은 과학교육 개혁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과학교육은 자연과학의 진보와 그 시대의 국가나 사회의 요구를 배경으로 변천을 거듭하였고 이로 인하여 여러 가지 과학교육론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미국의 경우는 1923년 이후 존 듀이의 영향으로 진보주의 교육사조가 지배적이었으며 과학교육에서도 실험을 통한 생활과학이 강조되기도 하였다.


과학교육의 변천과정을 살펴보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56년에는 급속도록 발전하는 과학과 기술에 부응하고 교육자로 하여금 학습자가 지적인 만족을 느끼고 또 학습에 의욕을 가지도록 하기 위한 과학교육의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했었다. 그로 인한 PSSC를 조직하여 개혁하기 시작하였다. 또, 스푸트니크 1호의 발사가 성공하자 미국은 과학교육의 낙후성을 통감하고 국립과학재단(NSF) 등이 과학교육의 개혁을 위해 막대한 재정적인 지원을 하기도 했었다. 1956년 PSSC가 조직된 이후 1960년 CHEMS, 1963년 ESCP, 1964년 ISCS 등이 조직되어 각각 혁신적인 과학교육과정을 개발하기에 이른다.


또, 국제기구에서도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기도 하였는데 이들 여러 과학교육개조기구들은 20세기, 특히 제2차 세계대전 후의 과학기술을 눈부시게 발전시켰고, 사회생활의 여러 면에 변화를 가져 다 주기도 하였다. 1968년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 주최 과학교육의 계획을 위한 아시아지역협의회에서도 "과학철학에서의 변화를 구현시키면서 범세계적인 과학교육의 혁신운동을 전개해 왔다"고 선언하였다. 이러한 시대적인 요청에 따라 UNESCO와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은 공동으로 후진국의 과학교육을 진흥시키기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지원해 과학교육의 변화를 도와주었다. 이 외의 과학교육의 변화를 준 몇 가지 사례를 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SS는 EDC(Education Development Center, Inc.)에서 추진하고 있는 과학·사회·수학 등의 교육과정개발계획의 하나로 1960년에 착수한 이래 주로 NSF에서 자금 원조를 받아 유치원에서 8학년까지의 과학학습교재를 개발하였으며, 그 개발위원에는 과학자·기술자·교육학자·심리학자, 그리고 유치원에서 대학까지의 일선교사들이 참여하였다. 학습이론은 J.S. 브루너의 우회전(右回轉)의 방법, 즉 논리적·합리적·연역적·합목적적(合目的的)·단도직입적 방법과 좌회전의 방법, 즉 직관적·가설적·유희적·기지적(機知的)·공상적, 때로는 황당무계한 방법의 양면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였다.


AAAS는 미국 과학진흥협회·과학교육위원회에서 개발된 초등과학(유치원 포함)의 교육과정이다. 전 미국의 과학·수학·심리학·사회학 등 과학교육의 대학 관계자, 산업계의 기술자, 초등학교의 관계자 등이 참여하여 1961년부터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AAAS 과학교육위원회에서 발행한 ‘초등과학의 심리학적 기초:Psychological Bases of Science-A Process Approach’라는 책에서 M. 게그너는 과학의 기본철학을 "과학자가 발견·창조해 가는 연구는 복잡한 지적 활동이며, 자연을 탐구하는 방법, 그것이 바로 과학의 방법이다" 라고 설명하였다.


SCIS는 1959년 국립과학재단의 재정적 원조로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자연과학자와 근처의 과학교사 모임이 초등과학 교육내용의 개선에 착수하여 1961년에 SCIS가 탄생하였다. 이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초등학교 아동들의 발달단계에 밀착된, 일관성 있는 프로그램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ISCS는 플로리다주립대학교의 E.버크만, D.D.레드필드, W.R.스니더 등이 주동이 되어 NSF의 지원으로 1964년부터 ISCS를 조직하고, 중학교 3개 학년에서 계통적으로 학습할 통합과학과정의 개발에 착수하여 1956~1968년에 학생용 교육 자료를, 1969∼1971년에는 교사 교육용 자료를 완성하였다. 이 과정을 완성시키는 데는 과학자·교사·교육전문가 등 30여 명이 넘는 인원이 동원되었을 뿐 아니라 시험과정에서 많은 교사·학생이 공헌하였다. 미국·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일본·필리핀 등에서 일부 사용하고 있었고, 교재가 일본어·프랑스어로 번역되기도 하였다.


너필드(Nuffield)과학과정은 1962년부터 너필드 재단(財團)의 지원으로 만인을 위한 과학교육을 펴나가기 위해서 너필드계획이 수립되어 교육자료를 개발하게 되었다. 1962∼1965년에 너필드 0-level의 물리·화학·생물 과정이 개발되었으며, 1966년에 완성되었다. 중학교의 1∼2학년(11∼13세)을 위한 도입과정으로서 통합과학과정의 필요성이 대두되어 개발된 과정이 너필드통합과학과정이다. 이 과정을 이수한 학생은 너필드 0-level의 3학년 물리·화학·생물 등 중등학교 과학과정(the secondary science course) 또는 너필드과정이 아닌 일반과학과정을 계속하여 이수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M.J.엘멜과 C.D.빙햄이 조직책임자가 되어 1970년에 완성하였다. 35개교 80명의 교사와 약 300명의 학생에게 시험하였고 이를 피드백 시켜 최종 교재가 만들어 지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많은 조직과 개발자가 있지만 여기서는 더 이상 논하지 않기로 한다.


과학교육의 현재와 미래 :
과학기술의 발전이 국운을 좌우한다


현재의 과학교육은 한마디로 위기로 답할 수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국운을 좌우한다는 것을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요즈음 회자되는 혹자들의 이야기를 인용하면 ‘그 동안 과학교육 많이 했잖아?’ 라고 하는 자조적인 말을 하면서 별도의 관심을 갖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체의 기사를 보면 ‘과학인력 대체 복무가 2023년 이후에는 폐지’한다는 소식과 함께 ‘구태여 박사를 할 필요 없다.’는 체념 섞인 문자들이 대부분의 기사에 활자화되어 많은 이공계 학도들에게 좌절을 안겨 주고 있다. 따라서 일부 발 빠른 분들은 ‘재고 또는 폐지’를 외쳤고, ‘ 알파고 열풍에도 소외된 과학계’라 제하에 20대 국회 진출한 순수과학자는 2명뿐이다. 올바른 과학정책을 펴나가려면 ‘과학자 출신 정치인’도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 과학기술인 두세 명이 모이면 반드시 나오는 얘기다. 법을 만들고 행정을 감시하는 국회의원 중 과학을 이해하는 진짜 과학기술인이 많아져야 과학계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글과 함께 우리가 바라는 현실과는 너무 거리가 멀리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이러한 시기에 금년 2월, 우리의 과학교육이 즐기고 소통하는 창의적인 과학교육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과학교육 종합계획’을 발표한 교육부의 보도 자료를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한편, 현실적으로 걱정되는 부분도 작지 않다. 우리 미래의 과학교육의 지향인‘과학교육 종합계획’에서는 ‘모든 이를 위한 과학(Science for All)’을 강조한 2015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을 근간으로, 학생, 교원, 학교, 사회가 어우러져 과학을 함께 즐기고 배우는 창의적 과학교육 분위기 조성을 위한 종합 계획을 담고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가 ‘과학을 즐기는 모두를 위한 과학’이다. 즐거운 과학교육 경험 확대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한 과학기술인재 양성을 위하여 학생이 스스로 즐겁게 과학을 배우고 탐구할 수 있도록 과학중심융합인재교육(STEAM)을 연계한 학생 중심 과정·참여형 수업을 도입‧지원하고, ‘토론형’, ‘탐구실험형’, ‘탐구활동형’ 등의 다각적인 과정중심 평가를 실시하며, 메이커활동과 연계한 과학동아리활동을 확대․시도하는 과학적 태도를 길러, 과학적 아이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지원해 주는 과학교육 실현이다. 


두 번째는 ‘과학을 누리는 창의형 과학교육 환경’이다. 과학융합형 과학교육 활성화, IDEA형 과학교사 구현, 과학교육 지원 인프라 강화를 위한 2015 개정 과학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신설되는 초·중등학교 ‘과학탐구실험’이 이루어질 있도록 교구설비 기준을 마련․교구를 확보하도록 지원하며, 과학실은 현대화된 IoT(사물인터넷), 빅데이터, 가상체험 실험 등과 같은 정보통신기술(ICT) 첨단과학기술과 미술, 음악, 인문학 등이 융합된 첨단교육 공간으로 활용되도록 지원한다.


세 번째가 ‘과학을 세상과 나누는 과학 친화적 사회’이다. 사회와 소통하는 과학교육 실현 및 함께하는 과학 문화 조성을 위하여 학생들이 사회 속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과학관련 이슈 등을 통해 과학기술의 중요성과 역할을 실생활 속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과학적 가치 판단 및 윤리 교육을 강화하고, 과학적 의사소통 프로그램 개발 지원하여 과학문화 저변 확대와 과학기술 전문가, 교사 및 전문 기관의 교육기부 활성화를 지원하여 사회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과학기술 전문가와 소통 기회 확대, 과학문화 사업 전개 등 과학교육의 기반을 다지는 계획이 제시되었다.
이번 과학교육종합계획을 통해 학생들이 과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기르고 창의적인 과학교육을 통해 미래 세대에 필요한 핵심 역량이 함양되는 기회가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는 계획이지만 걱정은 현장 구현이 가장 큰 걱정거리라 할 수 있다.


이제 학교 과학교육은 새로운 요구에 직면해 있다. 지난 날 과학교육은 철학사조와 함께 여러 형태로 교육에 임해 오면서 거기에 적절한 과학교육이 있었지만 사회의 급격한 다변화로 인하여 과학교육에서 분담할 목표와 내용, 방법 등이 새로운 국면을 접하게 되어 과학교육에서 어디까지 역할을 담당해야 할지에 대한 목표가 불분명해져 가고 있다. 또, 현장 교육을 담당하신 분들이 사전 준비 없는 상태에서 고시된 교육과정에만 매달려 지도해야 하는 어려움을 접하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 더 나아가 다양한 분야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이공계에 대한 특별한 애정 어린 지원의 어려움을 만나게 되어 과학에 대한 역량 강화에 어려움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과학교육의 최종 목표는 국민의 과학적 소양을 기르는 일이지만 인공지능시대의 도래로 어디까지 과학교육이 담당해야 하느냐에 대한 범주를 정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요즈음 우리가 담당할 과학교육은 기초과학교육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 과학문화교육까지 담당을 요구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현장에서의 교육담당자의 체감은 그러하지 아니한 것 같아 정책과 현장교육과의 괴리를 느끼게 하여 마음이 매우 무겁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거를 바탕으로 하는 미래를 예측해 계획된 정책의 실현을 위해 모든 관계자가 공감하고 사전 준비하여 현장 구현을 위한 연찬과 자기 성찰을 통한 구현의지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바이다.


글 | 최돈희(한국과학교육단체총연합회 회장)
최돈희 회장은 강릉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교원대학교대학원에서 과학교육을 전공했다. 교육현장에서 40여년 동안 봉직하며 6차 교육과정부터 2015교육과정에 이르기까지 과학교과서 집필 및 심의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현재는 한국과학교육단체총연합회 회장으로 학교 밖 과학교육을 지원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