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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재미를 더하다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과학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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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행복한 교실을 위해

게임의 힘을 빌려보자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은 공부를 재미있게 만드는 목적을 갖고 있다. “공부를 굳이 재미있게 해야 할 필요가 있어? 공부는 원래 참으면서 하는 거 아닌가?”라는 의문이 든다, 우리 아이들의 상황을 한번 더 냉정하게 돌아봐주시기 바란다. 하루에 40여명의 청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으며, 자살의 가장 큰 이유로 학업 스트레스와 성적을 들고 있다.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이 이러한 상황을 모두 해소할 마법은 아니다. 다만 우리 아이들의 교실을 좀 더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고,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일부라도 낮추는데 기여하리라 믿는다.


게임을 바라보는 상반된 시선


학생, 자녀들이 무엇을 하고 있을 때 가장 보기가 싫은가요? 머릿속에 떠올리신 몇 가지 상황 중에 아마 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도 분명 있으리라 짐작합니다. 우리 학생과 자녀들에게 게임은 매우 친숙하고 사랑받는 콘텐츠이지만, 교사나 부모입장에서 게임은 밉상의 이미지가 강하게 씌워져있는 게 현실입니다.

“게임 좀 그만하고 (     )해!”, 학생과 자녀들에게 평소에 이런 말을 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괄호에 들어갈 말은 무엇일까요? 많은 분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의 분들이 ‘공부’라고 답변을 하십니다. “공부를 방해하는 요소”, 이게 우리가 가진 게임의 이미지입니다. 게임은 공부와는 거리가 멀고, 학습을 방해하는 요소일 뿐일까요? 이러한 물음에 No를 외치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이를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이라고 부릅니다.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이란?


게이미피케이션은 게임 속에 있는 스토리, 다양한 미션, 재미 요소 등을 게임이 아닌 영역에 접목하여, 사람들이 싫어하거나 어려워하는 대상을 게임처럼 즐기도록 만드는 방법입니다. 공공 서비스, 기업경영, 의료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공사례가 쏟아지고 있는데, 특히 교육에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하는 움직임이 가장 활발합니다. 과학, 공학, 인문, 사회, 예술 등 다양한 학문 영역에서 게이미피케이션을 접목하여, 재미있는 교육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북미와 유럽지역이 앞서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좋은 교육 게이미피케이션 콘텐츠들이 지속적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그림 1).

<그림 1: 게이미피케이션에 대한 관심도 (출처: 구글트렌드) >

* 지도에서 푸른색이 짙은 지역일수록 관심도가 높다는 의미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은 공부를 재미있게 만드는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공부를 굳이 재미있게 해야 할 필요가 있어? 공부는 원래 참으면서 하는 거 아닌가?”라는 의문이 드신다면, 우리 아이들의 상황을 한 번 더 냉정하게 돌아봐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 청소년의 학습시간은 OECD 평균의 150%에 달합니다. 다른 나라 학생들이 하루 6시간을 공부한다면, 우리 학생들은 9시간을 공부하는 셈입니다. 하루에 40여명의 청소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으며, 자살의 가장 큰 이유로 학업 스트레스와 성적을 들고 있습니다.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이 이러한 상황을 모두 해소할 마법은 아닙니다. 다만 우리 아이들의 교실을 좀 더 행복한 공간으로 만들고,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일부라도 낮추는데 기여하리라 믿습니다.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의 접근법


게임의 기본구조는 플레이어가 미션을 수행해서 포인트를 받고, 누적된 포인트로 보상을 교환하는 형태입니다(그림 2). 여기에 플레어이들 간에 자유로운 소통을 돕는 다양한 장치를 제공하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게임의 특성을 교육에 접목하는 방법이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입니다. 게임의 기본 구조인 명확하고 도전해볼만한 미션, 공정하고 빠르게 지급되는 포인트, 플레이어가 좋아하는 시기적절한 보상, 이 세 요소의 순환구조를 닮도록 수업을 만드는 접근입니다. 그리고 학생들 간, 학생과 교사 간에 편안한 소통을 돕는 장치를 만들어주는 방식입니다.

<그림 2: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의 기본 구조 (출처: 김상균)>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의 구조를 과학 수업에 도입한다면, 이런 방식이 가능합니다. 첫째, 수업에서 학생들이 실시할 미션(과제)을 하나만 제시하지 말고, 다양한 난이도를 가진 여러 개의 미션으로 나눠서 학생들이 선택 가능하게 제시합니다. 수업 중에 다른 친구를 돕거나, 자신의 의견을 잘 말하거나, 열심히 질문한 학생도 미션을 달성했다고 보면 좋습니다. 

둘째, 이렇게 학생들이 달성한 미션에 따라 적절하게 포인트(점수)를 부여합니다. 포인트를 수동으로 관리하기 불편하다면, 클래스123 같이 포인트를 관리하는 무료앱을 사용하면 좋습니다(그림 3).

<그림 3: 클래스123으로 포인트를 관리하는 모습 (출처: 김상균)>


셋째, 학생들이 모은 포인트를 선생님이 준비한 보상으로 교환하도록 합니다. 선생님들이 보상으로 많이 사용하시는 요소가 학용품, 간식과 같은 물건입니다만, 물질적 보상은 가급적 최소화시켜서 운영하시는 편을 권장합니다. 학습과정이나 학교생활에서 사용이 가능한 다양한 혜택을 보상으로 제공해주면 좋습니다. 그림 4는 제가 수업에서 사용하는 마법카드(혜택권)의 예시입니다. 

<그림 4: 보상으로 나눠주는 마법카드 (출처: 김상균)>


마법카드와 함께 간식이나 학용품을 일부 준비하여 상점을 운영하고, 학생들이 포인트로 바꿔가도록 하면 됩니다. 상점에 구비된 마법카드나 물건들은 종류별로 수량을 제한하여 희소성을 유지해야 재미를 높일 수 있습니다. 


과학 미션을 위한 앱


이렇게 미션, 포인트, 보상을 통해 수업을 관리하는 방법은 과학 수업이외의 다양한 교과목에서 사용이 가능합니다. 과학 수업에 특화된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프로그램, 앱을 몇 가지 소개하겠습니다. 첫째, 사이언스레벨업(sciencelevelup.kofac.re.kr)에서는 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습니다(그림 5). 물리, 화화, 생명, 지구과학 등을 주제로 PC, 스마트폰에서 실행 가능한 프로그램들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림 5: 사이언스레벨업 (출처: 한국과학창의재단)>


사이언스레벨업에서 제가 재미있게 플레이한 앱으로는 “지진에 버텨라”가 있습니다(그림 6). 한정된 재료를 이용해서 1층, 3층, 아파트 등의 건물을 만들고, 지진에서 버티는지 실험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그림 6: 지진에 버텨라 (출처: 한국과학창의재단)>


수업에서 이러한 앱을 몇 가지 방법으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교사가 플레이하는 모습을 대형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아이들의 피드백을 받는 방법(이러한 방법은 인터넷TV에서 BJ들이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방법과 유사), 아이들에게 개별적으로 미션을 주고 달성 시간 또는 게임 점수 등을 측정하는 방법, 모둠 단위로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방법 등입니다.

둘째, 해외 사이트에는 유무료 콘텐츠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파우더토이(Powder Toy)를 소개하겠습니다. 파우더토이는 다양한 화학 물질들을 플레이어가 맘대로 조합하고 그 반응을 시각적으로 관찰하는 프로그램입니다. 해외 사이트를 보면 파우더토이를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드는 놀이를 하는 유저들도 많습니다(그림 7). 파우더토이 이외에 Blood Typing(혈액형), Wind Simulator(기압), Galaxy Zoo(우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존재합니다.


<그림 7: 파우더토이 (출처: alternativeto.net)>


선생님의 과학 수업에 게임을 어떻게 적용해볼지 느낌이 오셨나요? 수업의 일부에 가장 단순한 요소를 적용하여 시작해보시기 바랍니다. 첫 걸음은 많이 낯설고 어려우실 겁니다. 용기를 잃지 마시고, 선생님의 게임 내공을 조금씩 레벨업하시면서 게임 수업을 성장시키길 기원합니다. 학생과 교사 모두가 행복한 교실을 위해 게임의 힘을 빌려봅시다.


김상균 교수는 학부에서 제어계측공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산업공학으로 석사학위를, 컴퓨터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강원대학교 시스템경영공학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게임학회 게임리터러시분과 위원장과 교육게이미피케이션포럼 대표 등을 맡 고 있다. 게임의 재미를 교육에 접목하여 행복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 게임 개발 및 보급, 강연, 컨설팅 등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