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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I(Socio-scientific issues)를 기반으로 하는 과학 수업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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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관련된 다양한 사회 쟁점

서로의 의견 조율하며 합리적 의사결정 제시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과학 기술의 발달로 인해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배아 복제 및 유전자 조작 식품 등의 생명 공학기술, 원자력 발전과 핵폐기물, 나노기술을 비롯한 신물질의 개발 등은 인간삶을 질적으로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함과 동시에 여러 가지 사회ㆍ윤리적인 문제들도 함께 야기하고 있다. 이렇듯 과학기술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과학 관련 사회 쟁점’ 또는 ‘과학과 관련된 사회·윤리적 문제(Socio-scienctific issues, 이하SSI)’라고 불리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이 점차적으로 강조되고 있다.


과학기술관련 사회·윤리적 쟁점 (Socio-scientific issues) 수업이란?


 C학생  너네 멜트 다운 봤어? 그거 보면은 일본에서 제일 핵 연구 잘하는 아저씨가 ‘절대로 터지지 않습니다’하고 총리한테 보고하는데, 그거 끝나고 TV 켰더니 터져있잖아. 그러니까 전문가도 잘 모르는데 우리가 어떻게 판단하겠어.


 A학생  B야! 풍력이 5%까지 가능하다고 했지? 태양열은 10%까지 가능하대. 원자력이 30이니까 15남았어. 야 그냥 이런 거 어때? 원자력을 한 5%로 줄이고 태양열을 10% 사용하고 풍력을 5%를 사용해서 나머지 10%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교육이나 다양한 것을 통해서 줄여나가는 방법.


 B학생  한국 태양열 산업공사에 의하면 지금 10%까지 2014년까지 가능하다고. 풍력은 발전을 하면은 5%까지 가능은 해. 우리가 원자력을 5%까지 줄이면 20%가 된단 말이야. 나머지 10%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지금 에너지 과소비가 있으면 그거를 줄여나가는 교육 방법을 통해서 얻는 게 어떨까가 내 의견 이야.


 A학생  교육이랑 홍보를 통해서 국민들에게 풍력, 태양열 같은 대체에너지를 사용하도록 권장을 하고 그 다음에 그 걸해서 설치를 하고.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하면


 B학생  내 생각엔 국가가 더 잘 해줘야 할 것 같아.


 C학생  국가가 도움을 좀 줘야지. 이번에도 태양열 20만원 30만원 주는거.


네 명의 학생은 원자력 에너지를 대신하여 사용할 수 있는 신재생에너지 사용의 효율적인 방안에 대한 SSI(Socioscientific issues) 수업을 하고 있다. 학생들은 원자력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에 대한 답을 내리는 데 있어 한 사람의 의견을 단순히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여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은 문제 해결 방안을 살펴보면 과학적인 내용 뿐만 아니라 사회나 경제 또는 도덕적인 측면에서 나올 법한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학생들이 제안한 방안들을 살펴보면서 과학·기술이 발달 하는 21세기를 살고 있는 학생들에게 과학 교사로서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에 대해서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학·기술 관련 사회·윤리적 쟁점(SSI) 교육은 학생들이 과학·기술을 올바르고 안전하게 사용하고, 이와 관련된 쟁점들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능력과 인성을 지닌 민주 시민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표가 있으며, 이는 과학교육에서 강조하고 있는 과학적 소양을 신장시키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SSI 교육의 효과는 국내·외적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밝혀져 왔다. 학생들은 SSI 문제 해결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과학 지식이나 과학의 본성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Sadler & Zeidler, 2005; Zohar & Nemet, 2002; Dori,Tal, & Tsaushu, 2003; Tal& Hochber, 2003; Tal & Kedmi, 2006), 논증이나 근거에 기반을 둔 의사 결정 능력이 함양되며(Albe, 2008; Dawson & Venville, 2010; Hogan, 2002), 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인성적 측면과 핵심 역량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Lee et al., 2012; Lee et al., 2013: Lee et al.,2015)는 것이 밝혀졌다.


SSI에 기반한 과학수업의 진행방법


그렇다면, 과학 수업에서 SSI(Socio-Scientific Issues) 수업은 어떻게 진행할 수 있을까? 우선, SSI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SSI에 대한 의사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 줄 수 있는 ‘집단 지성’(Collective intelligence)의 원리를 이해하고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집단지성은 어떠한 문제가 주어졌을 때, 집단 전체가 집단 속에 우수한 사람보다 좀 더 현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원리로서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원리이다. 즉, 학생들이 앞으로 살아갈 사회에서 직면할 다양한 문제들에 대해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민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역량 함양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속한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다양한 역량을 지닌 사람들과 협업하면서 집단의 의사 결정을 합리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소양을 기르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필요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집단 지성의 원리를 적용하여 SSI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4가지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첫 번째는 SSI 문제에 대해 학생들 스스로가 어떠한 방향으로 해결해 나가야 하는지, SSI 문제에 대해 우리가 왜 책임을 느껴야 하는지에 대해 공유된 가치와 신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 구성원들의 공유된 가치와 신념의 형성은 SSI 문제 해결 과정의 방향성을 결정하게 된다.


두 번째는 학생들이 SSI에 대해서 독립적으로 학습함으로써 SSI가 갖고 있는 복잡하고 다양한 측면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면, 주어진 SSI에 대해 인터넷이나 관련 서적을 찾아봄으로써 주어진 SSI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학생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자신의 내면의 가치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한다.


세 번째는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수집하고 형성한 자료나 생각들을 공동체의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입장이나 생각들을 되돌아보도록 한다. 이때는 모든 학생들이 문제 해결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하며, 학생들 서로가 명시적 또는 암묵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 것이 중요하다.


네 번째는 공동체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간의 협력적인 대화가 중요하며, 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네트워크 매체와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개별 학생들이 스스로 정보를 수집하고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고 효과적으로 공유될 수 있는 시공간을 마련하고 구성원들간의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끊임없는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분위기 형성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 웹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플랫폼(예: 구글 닥스, 리노잇 등)이나 서로 공유할 수 있는 매체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SSI 기반한 세 가지 수업모형과 특성


SSI 수업은 교수의 목적을 다양하게 설정하고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서로 다른 입장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거나 합의를 해 나가는 수업, 학생들이 다양한 관점에 노출되도록 하는 것에도 의의를 두는 수업, SSI에 대한 관심과 민감성을 키우면서 관련 대화에 참여하도록 하는 수업 등이 가능하다. 이러한 SSI 수업의 목표에 따라 개발된 SSI 수업 모형은 아이디어 생성 모형, 탐색 모형, 의사 결정 모형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각 수업 모형마다 2개의 수업 모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디어 생성 모형

학생들이 주어진 SSI에 대한 의견이나 해결 방안을 다양하게 발산해 보도록 하는데 초점을 둔 수업 모형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들어,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마련’이라는 주제는 찬반 논쟁을 하기보다는 기후변화에 해결책을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 봄으로써 학생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나노기술’과 같이 이미 우리 삶에 녹아들어가 있으나 앞으로의 결과를 예측할만한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 실제적으로 기술에 대한 찬반논쟁이 어렵다. 이 경우에는 과학기술로 인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들에 대해 연상하여 생각해 보도록 함으로써 주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 생성 모형은 해결책 생성 수업 모형과 미래 상황 예측 수업 모형으로 구분된다. 해결책 생성 수업 모형은 주어진 SSI에 대해 다양한 수준(개인, 사회, 국가 등)에서 해결책에 대해 브레인스토밍하고 그것을 공유하는데 초점을 두는 수업모형으로 ‘문제에 대한 공유된 가치 확신’, ‘ 자료탐색’, ‘해결책의 발산적 제시와 공유’의 세 단계로 진행된다. (사진 1) 본 모형에 적합한 SSI의 예로는 기후변화, 에너지 부족문제, 물 부족 문제, 환경오염 문제 등을 들 수 있다. 미래 상황 예측 수업모형은 과학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문제 상황에 대해 다양하게 연상/추론해 보도록 하는 수업모형이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주어진 SSI와 관련된 사진이나 신문기사 등을 수집해서 꼬리에 꼬리를 물며 연상하고 그 과정을 이야기로 풀어내 봄으로써 주제의 논쟁적 특성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학습할 수 있다. 이 수업 모형은 크게 ‘문제 상황제시’, '상황 연상하기’, '함께 이야기 형성하기’, '미래상황 예측하기’의 네 단계로 진행된다. 본 수업 모형에 적합한 SSI의 예로는 나노기술, 생명공학 기술 등을 들 수 있다.


■탐색모형

문제를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입장들에 대해 탐색하여 SSI의 복잡성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둔 수업모형이다. 즉, 주제를 둘러싼 다양한 입장이나 관련된 실제 사례들을 조사해봄으로써 주어진 SSI가 지닌 논쟁점을 명확히 이해하는데 초점이 있다. 이 과정에서 찬반 논쟁 토론이나 역할극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둘러싼 찬반입장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들이 제시하는 주요 논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사진 2) 또한, 안락사와 관련된 실제 사례들을 조사하고 사례들의 공통점이나 차이점을 이해함으로써 주제를 둘러싼 논쟁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탐색해볼 수 있다. 탐색 모형은 쟁점 탐색 수업 모형과 실제 사례 탐색 모형으로 구분된다. 쟁점 탐색 수업모형은 SSI를 둘러싼 다양한 입장에 대해 탐색해보는데 초점을 두는 수업모형으로 크게 ‘문제상황의 명료화’, ‘문제와 관련된 주요입장(찬반) 선정’, ‘각 입장의 주요 논점의 이해’, ‘논점의 타당성 평가 및 공유’의 네 단계로 진행된다. 본 모형에 적합한 SSI는 찬반입장 또는 여러가지 입장이 뚜렷하게 제시될 수 있는 주제로, 배아줄기세포 연구, GMO, 맞춤아기, 원자력 발전 등을 들 수 있다. 실제 사례 탐색 수업모형은 주어진 SSI와 관련하여 실제 벌어지는 사례들을 조사해 봄으로써 문제의 현실성, 실제성을 인지하도록 하는데 초점을 두며, 크게 ‘문제상황의 명료화’, ‘실제사례의 수집’, ‘사례공유 및 사례간 비교’, ‘논쟁의 속성에 대한 평가’의 네단계로 진행된다. 본 모형에 적합한 SSI는 실제 사례를 많이 찾을 수 있는 주제로 안락사, 대리모, 동물 실험 등을 들 수 있다.



■의사 결정 모형

주어진 SSI에 대해 다양한 입장을 이해하고 가장 합리적으로 집단의 의사 결정을 하도록 의견을 수렴하고 조정하는데 초점을 둔 수업모형이다. 즉, 과학기술이 지닌 다양한 측면에 대한 여러 입장들을 조율하여 집단의 입장을 결정하거나, 이미 우리 생활에서 필수 불가결하게 사용되고 있는 과학기술이어서 찬반논쟁보다는 새로운 대안을 탐색해 보는 방향으로 의사 결정을 해보는 데 의의가 있다. 예를 들어, 맞춤아기 기술이 소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기술에 대한 찬반토론을 거쳐 조원 또는 전체 합의문을 작성해 볼 수 있다. 또는 식품첨가물과 같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기술에 대해 적절한 사용을 위한 방안을 찾아 제시해 보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의사 결정 모형은 집단적 합의 수업 모형과 대안 생성 수업 모형으로 구분된다. 집단적 합의 수업 모형은 주어진 SSI와 관련하여 개인의 의사결정을 넘어 집단의 입장을 결정해 보는 과정을 강조하는 수업모형이다.


즉, 본 수업 모형은 합의된 입장을 내기 위해 생각을 교류하고, 수용하고 조정하는 과정을 학습하게 하는데 초점을 두며, 크게 ‘문제상황의 명료화’, ‘잠정적가치판단’, ‘가치판단의 구체화’, ‘교류와 조정’, ‘합의된 해결책의 제시’의 다섯 단계로 진행된다. 본 수업모형은 맞춤 아기, 원자력발전, GMO, 배아줄기세포 등과 같이 찬반 대립이 뚜렷하거나 합의가 필요한 대부분의 SSI에 적용될 수 있다. 대안 생성 수업모형은 집단적 합의 수업모형과 유사하나, 찬반논쟁보다는 새로운 대안을 탐색해 보는 것이 더 의미 있는 SSI에 대해 적용해 보는 수업모형이라 할 수 있다. 본 수업모형은 ‘문제 상황의 명료화’, ‘정보탐색’,  ‘대안생성’, ‘대안의 평가기준 설정’, ‘대안 결정’의 다섯 단계로 진행된다. 학생들의 의사결정이 실천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 상황을 제시해야 한다. 예를 들면, 식품첨가물의 이용, 원자력 발전이나 GMO 등은 이미 우리 삶에 깊게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단순히 찬반 논쟁을 하는 것보다는 현 상황을 고려한 대안을 생각해보는 것이 더 의미 있는 학습일 수 있다.


최윤희 선생님은 현재 숭문중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으며,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과학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SSI 수업모델 개발, STEAM 프로그램 개발 및 적용, 학생 참여형 수업, 창의 수업과 관련된 다양한 교육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