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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기반의 융합 수업 가능성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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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문제 발견하고

팀원과 해결하는 신개념 수업 방식


다양한 분야에서 데이터는 앞으로 계속 공개될 것이고, 과학 분야의 데이터 역시 점차 많이 확보될 것이다. 특히 과학 분야는 국내 데이터가 아니더라도 해외의 데이터를 활용한 수업을 하기 더 좋을 것이다. 그리고 제한적이긴 하지만 기상, 해양 등 과학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데이터들이 이미 존재한다. 따라서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으신 선생님들께서 간단한 데이터 분석에 대한 방법만 배운다면 과학 교과에서 데이터 기반 프로젝트 수업 사례들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은 혹시 데이터 과학에 대해 들어보셨는지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 데이터 과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학교에서 데이터 과학이라는 분야에 대한 논의는 많이 진행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물론 필자도 데이터 과학에 대해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 과학이라는 분야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데이터 과학의 교육적 의의에 대해서 본인의 수업 사례를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데이터 과학의 3가지 요소 : 데이터 과학을 설명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미지가 바로 이 벤다이어그램이다. 데이터 과학은 통계, 컴퓨터과학(프로그래밍), 도메인 전문성(해당 데이터에 대한 이해)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데이터 과학은 그 시작부터 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STEAM과 함께 융합 교육의 큰 틀 중 하나로 연구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데이터 과학의 교육적 해석 : 그래서 이 벤다이어그램을 이런 방식으로 해석해 보았다. 수학에서의 통계와 정보에서의 프로그래밍, 그리고 데이터가 사용되는 교과에 대한 이해가 함께 만나면 데이터 기반의 융합 수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그리고 이런 가설을 바탕으로 2018학년 도 1학기 정보시간에 다양한 생활 주변의 데이터를 활용한 팀 프로젝트 수업을 저희 학교 1학년 학생들과 함께 진행하였다.



 수업의 개요 


먼저 노파심에서 한 가지 말씀을 드리자면, 저희 학교가 과학고등학교라는 특수목적고등학교이기 때문에 소개해 드릴 사례를 특수한 경우라고 생각하실지모르겠다. 하지만 이수업은 정확히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정보 교과와 통합과학, 통합사회 교과의 성취기준을 바탕으로 설계된 수업이기 때문에 일반고등학교에서도 적용되기를 바라본다.


수업의 의도

내가 이 데이터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의도한 것은 다음과 같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문제발견 및 문제해결 능력을 신장하도록 한다.

•조원간 협력을 통해 협업, 의사소통, 창의적 문제해결, 비판 적 사고력의 미래역량을 신장하도록 한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통해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도하고, 결과를 인터넷에 공유하여 서로의 생각을 나눌 수 있도록 지도한다.


유튜브를 활용한 개별화 수업

이런 의도를 달성하기 위해서 3월에는 파이썬(Python)이라는 프로그래밍 언어의 기초를 유튜브를 활용해서 가르쳐 주었다. 거꾸로 수업을 시도하기에는 학생들에게 미리 영상을 보고 오라고 하지 못했기 때문에 수업 시간 중에 영상을 함께 시청하였고, 속도가 빠르거나 느린 학생들은 이 영상을 자신의 속도에 맞춰서 볼 수 있도록 자막도 제공해 주었다.


실생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미니 프로젝트

영상을 통해 내용을 배운 후 내 생일의 기온 데이터 변화, 우리 동네 인구 구조 그래프 그리기 등 실생활의 데이터를 활용해 1시간 정도에 할 수 있는 작은 규모의 데이터 시각화 프로젝트 활동들을 진행하였다. 정보교과의 입장에서는 이부분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을 알고리즘으로 설계하고 그것을 프로그래밍하며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여기에서는 그런 부분들은 생략하겠다. (혹시 관심이 있는 분들은 직무연수를 통해 배우실 수 있다.) 이 데이터들은 주로 정부에서 제공하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하였다. 현재 공공데이터 포털에서 제공되는 데이터들이 주로 과학보다는 사회교과에서 활용하기 좋은 것들이 많지만 기상, 해양 등과 학교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들도 있기 때문에 한번 살펴보시기 권해 드린다.



구글 설문을 활용한 수업성찰


또 매 수업시간마다 구글설문을 활용해서 수업에 대한 성찰을 진행했었는데, 이 성찰은 학생들을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수업에 대한 학생들의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나의 수업개선에 가장 큰도움을 받았다. 만약 수업 중 딱 한가지만을 선생님들께 추천해 드린다면 이 수업성찰을 추천드리고 싶다.


 팀 프로젝트 진행 과정 


자는 팀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문제 발견’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많은 경우 비슷한 주제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기도 한다. 교과 지식 범위 안에서 새로운 문제를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데이터 분석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자신이 관심있는 데이터를 선정하고, 그 데이터를 살펴보다 보면어떤 질문이 쉽게 생기곤 한다. 예를 들어 수도권 지역의 대중교통(지하철, 버 스) 데이터를살펴보면, ‘출퇴근시간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타고 내리는 역은?’, ‘ 밤 11시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탑승하는 역은?’, ‘ 지난 3년간 낮시간에 승차인원이 가장 크게 증가한 역은?’ 등 다양한 질문이 생길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질문을 해결 하기 위한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그것을 직접 프로그래밍으로 구현하여 결과를 확인한 후 그 과정에서 얻은 통찰들을 다른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 본격적인 팀 프로젝트 수업은 다음과 같이 진행되었다.


 팀 프로젝트 결과 공유 및 성찰 


실제로 팀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니 학생들은 아주 다양한 분야의 데이터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국내의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프로젝트를 진행하였지만, 일부 학생들은 해외의 데이터를 활용하기도 하고, 제공되지 않는 데이터는 직접 수집하며 자신들이 스스로 만들어낸 질문을 해결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였다. 공개된 과학과 관련된 데이터가 많지 않았지만 일부 학생들은 과학분야의 데이터를 수집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였다. 프로젝트의 결과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유튜브에 탑재하게 하였다. 원래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유튜브 영상을 재생하며 발표하였기 때문에 발표 도중 좋았던 부분이나 조금 더 보완되면 좋겠다고 생각한 부분을 체크해 두었다가 발표 이후에 자유롭게 재생할 수 있어서 피드백의 질이 더 높아지는 효과가 있었다. 프로젝트 발표 이후에는 다른 학생들의 발표를 보고 느낀점들을 작성하게 하고, 프로젝트 전반에 대한 성찰을 하도록 했는데, 이때 나온 학생들의 의견을 통해 이후의 프로젝트 수업의 방식도 개선할 수 있었다.


 데이터 기반 프로젝트 수업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융합 수업이라고 하면 보통 STEAM과 같은 수업을 떠올리지만, 필자는 데이터 기반의 프로젝트 수업은 의미있는 융합 수업을 위한 새로운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그 문제를 팀원과 함께 협력하여 해결하며 탐구해 나갈 수 있다는 데 장점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과학교육에서 이런 형태의 수업을 적용하기 위해서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들이 있다. 첫째, 데이터의 부족이다.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사회 분야의 데이터에 비해 과학 분야의 데이터는 많이 부족해서 과학을 주제로 한 데이터 프로젝트는 기상, 해양 등으로 제한될 수 있다. 둘째, 수업 사례가 없다. 해외에서도 이런 형태의 프로젝트에 대한 사례를 찾기 어렵고 국내에서는 더욱 찾기 어려워서 처음 시작하는 선생님들께 좋은 가이드라인이 제공되고 있지 않다. 셋째, 수업 사례가 있더라도 간단한 데이터 분석 방법을 선생님들이 알고 계셔야 원활한 프로젝트 수업이 진행될텐데 데이터 분석의 기초적인 내용을 배울만 한 곳이 없다. 하지만 데이터는 앞으로 계속 공개될 것이고, 과학 분야의 데이터 역시 점차 많이 확보될 것이다. 특히 과학 분야의 데이터는 국내 데이터가 아니더라도 해외의 데이터를 활용한 수업이 더 하기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제한적이긴 하지만 기상, 해양 등 과학 수업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데이터들이 이미 존재한다. 따라서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으신 선생님들께서 간단한 데이터 분석에 대한 방법만 배운다면 과학교과에서 데이터 기반 프로젝트 수업 사례들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글을 통해 선생님들께서 데이터 기반의 새로운 형태의 수업을 상상하는데 작은 도움이 되었길 바란다.


송석리 선생님은 선린인터넷고등학교 교사를 거쳐 현재 한성과학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특히 한성과학고 IMT Lab에서 멋진 선생님들과 함께 데이터 기반의 다양한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하며, 멋진 교육 경험을 디자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