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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래밍 교육, 다가오는 미래를 맞이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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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꿈 만드는 최적의 환경 조성

프로그래밍 천재를 키우자



수많은 직업에서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가 오랜 시간 믿어왔던 좋은 직업에 대한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앞다투어 관련 인재를 선점하고 있다. 해외 대학은 관련 정원을 늘리고 A.I. 수학과 같은 융·복합적 수업을 개설하고 있으며 교육의 범위를 중·고등학교로 넓히고 있다. 선진국은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전문 교원 양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프로그래밍 교육을 위한 기초학문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급진적인 흐름 속에서 교육의 지향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질문할 수밖에 없다. 과연 입시에서 소외된 교육이라는 이유로 프로그래밍 교육을 이처럼 두어도 되는지 말이다.



‘4차산업혁명의시대’,‘ 미래인재양성’ 등의 표현은 이제는 꽤 익숙하고 어쩌면 진부하게 느껴질 수 도 있다, 그만큼 지난 몇년동안 ‘4차 산업혁명’이라는 것이 충분히 회자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화두였음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가오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잘 준비하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의 답을 ‘그렇다’와 ‘아니다’로 내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필자가 현재 몸담고 있는 프로그래밍 교육이라는 분야로 범위를 좁혀 질문에 답한다면,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확실하게 답할 수있을것같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리고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 단호한 표현이라 생각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우리가마주한 현실과 다가올 미래에 대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지고 객관적인 눈으로 세상을 들여다 본다면, 지금 프로그래밍 교육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프로그래밍 교육, 정말 중요한가?


프로그래밍 교육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미래에는 Artificial Intelligence(A.I)가 상당수의 직업을 대체할 것이고, 소프트웨어 관련 기술이 광범위하게 쓰일것이기에 유년기부터 프로그래밍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외 프로그래 밍 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할 때마다 등장하는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 버락 오바마 등의 인용은 언급하지 않겠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좋은 대학을 진학하기 위해 한시가 바 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과연 이러한 주장이 의미가 있을까? 아마도 이는 아직은 먼 미래 같고, 나와는 관련이 없는 일처럼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일반적으로 학생, 학부모가 선호하는 직업에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살펴 볼 필요가 있다. 대표적인 선호 직업인 의사의 경우를 예로 보겠다.



Nature, January 2020




구글은 ‘인간 vs A.I.’ 대결을 바둑에서 의학 분야로 넓히기 시작했다. 구글 헬스(Google Health)는 자신들이 개발한 A.I.에게 2만 8,953명의 유방암 진단 영상을 학습시킨 후 인간 방사선 최고 전문의 6명과 처음 보는 진단 영상 500장을 보고 유방암 여부를 판단하게 하였다. 결과는 A.I.가 인간보다 오진율이 낮았다. (Nature, January 2020) 또한 폐암 진단의 경우에도 A.I.는 94.4%의 정확도를 보였다. (Nature Medicine volume 25, May 20, 2019). 현재 MIT 공대와 Harvard 의대 는 A.I. 의사 양성을 위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마이크 로소프트, 구글, IBM과 같은 거대 IT 기업들도 앞다투어 의학 분야A.I. 선점을위해치열하게경쟁하고있다. 이세돌과 대결을 하였던 바둑 A.I.의 개발과정에서처럼 의학 분야에서도 수 백만 장의 진단 영상으로 학습을 하게 된다면 과연 수년 안에 병원에서 인간 의사에게 암 진단을 받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 나 있을지 생각해 보게 된다. 수많은 직업에서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가 오랜 시간 믿어왔던 좋은 직업에 대한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앞 다투어 관련 인재를 선점하고 있다. 해외 대학은 관련 정원을 늘리고 A.I. 수학과 같은 융·복합적 수업 을 개설하고 있으며 교육의 범위를 중·고등학교로 넓히고 있다. 선진국의 교육 정책 수립자들은 미래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전문 교원 양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으며, 프로그래밍 교육을 위한 기초 학문의 수준을 높이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급진적인 흐름 속에서 교육의 지향점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질문할 수밖에 없다. 과연 입시에서 소외된 교육이라는 이유로 프로그래밍교육을 이처럼 두어도 되는지 말이다. 물론 대학 진학에만 교육의 목적이 있고, 10년 뒤 글로벌 사회 속 무한경쟁에서 우리가 자유롭다고 생각한다면 필자의 주장은 기우일것이고, 더는 이글을 읽을 필요가 없을것이다. 하지만, 만약에 필자의 주장 중 일부만이라도 사실이라면 우리 학생들의 미래는 누가 책임질 것인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의 프로그래밍 교육은?


그렇다면 지금까지 우리의 프로그래밍 교육을 살펴보자. 잘하고 못하고를 논하기보다 우리의 교육의 방향성이 4차 산업 혁명에 부합하는지를 논하고자 한다. 먼저 프로그래밍 교육을 논하기에 앞서 수학 교육과정의 변화를 살펴보자. - 행렬과 벡터, 그래프 이론, 공간 벡터(기하와 벡터)는 2009년 고급 수학1로 개정. 알고리즘과 순서도, 이진법 2009년 교육과정 제외, 확률 변수의 기댓값과 표준편차 2009년 제외 후 고급수학 1로 2015년 편입. - 갑자기 이 시점 에 왜 수학 과목을 언급하였을까? 수학 교과 과정을 개정한 데 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위에 언급한 수학의 분야는 공 교롭게도 앞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있어 학문의 기초가 되 는 분야이다. 과거 산업혁명 이후 공학 수학(Engineering Mathematics) 이 지금까지 공학 교육의 핵심을 담당하였던 것처럼 지금은 데 이터 사이언스, A.I. 등 프로그래밍에 사용되는 수학이 학문의 중심으로들어오고있다. 이에 따라 선진국들은 관련 수학을 배우는 연령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우리는 이미 오랫 동안 수준이 높은 수학 교과를 유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와 반대되는 행보를 하고 있다. 물론 입시가 중심에 있는 국내 교육정책에서 프로그래밍 교육의 비중이 클 수없을 수 있으나, 4차산업혁명 시대의 미래인재육성을 주장하는 교육정책의 방향과 모순되는 국내 프로그래밍 교육의 구조적 약점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구조적인 큰 그림이 잡히지 않은 상태에서 스크래치를 시작으로 Code.org 등 외국의 교육 방식을 도입하였고 알파고의 등장으로 잠깐 프로그래밍 교육이 주목을 받았으나, 이후 그렇다할 진전이 없는 것 같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프로그래밍 관련 전문 교사 보유 비율은 4.7%라고하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학교는 40%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필자가 전국을 다니며 일선 교육 현장의 교사, 학부모들을 만나본 결과, 실제 교육부의 지침대로 수업을 진행하는 학교는 10% 미만일 것으로 본다.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이 다. 그 이유는 이 글을 읽고 있는 교육 관련 종사자라면 누구나 쉽게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체계적인 교육 커리큘럼과 콘텐츠가 부족하며, 대부분이 비전공자인 교사들에게는 매우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과목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래밍 교육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연구를 쉬지 않는 일선 학교 교사와 교육기관의 노력으로 다양하고 참신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련의 값진 노력이 빛을 보기 위해서는 교사 개개인의 노력뿐만이 아닌 국가적 차원의 현명한 교육 전략과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와 반대로 일선 학교에만 교육의 책임을 부과하였을 때 우리가 미처 문제인지조차도 파악하지 못하고 수많은 시간과 예 산을 사용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 중의 대 표적 예가 바로 스마트 토이(Smart Toy)에 의존한 수업이다. 어찌 보면 우리의 준비되지 않은 교육 환경이 스마트 토이를 활용한 수업이나 따라하기 식의 메이커(Maker) 교육이 빠르 게 교육현장에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계기를 만들어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스마트 토이 등을 활용하면 교사 입장에서는 프로그래밍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더라도 수업을 진행할 수 있고, 학생들의 흥미를 유발하기에 유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프 로그래밍 교육의 선진국이라는 북유럽 국가들에서 수업시간 에 코딩 장난감을 활용하는 것을 엄격하게 제한한다는 점은 생각보다 알려지지 않았다. 북유럽 국가의 스마트 토이 사용 제한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스마트 토이의 교육 효과가 검증되지 않았고, 수년 간 사용해본 결과 오히려 코딩 장난감을 사용하지 않은 학생들 과 비교하였을 때 실제 텍스트 기반 프로그래밍 단계에 들어가게되면 교육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두번째, 코딩 장난감을 수업에 활용하는 경우 남학생의 선호도가 여학생보다 압도적으로 높아 향후 관련 인재양성에 있어 남녀간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다는 문제점 때문이었다. 물론 스마트 토이와 메이커 교육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그 효과는 다를 수 있겠지만, 이러한 사례는 교사 개개인이 파악하여 분석하고 현장에 적용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만의 장점을 살려볼 수는 없는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교육 현장은 큰 혼란을 겪게 되었다. 교사들은 이름도 생소한 실시간 쌍방향 교육을 위해 컴퓨터와 스마트폰 앞에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언론에서는 교육 현장의 혼란에 대해 비판하고 있지만, 필자는 언론과는 반대되는 입장이다. 현재 전 세계적인 재난 상태에서 과연 우리처럼 교육을 하는 나라가 몇이나 될까? 많은 해외 언론들은 한국의 이러한 상황에 부러움과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는 표면적으로는 높은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 그리고 PC 및 스마트기기 보급률을 꼽을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에 대한 열정이 아닐까? 이러한 교육에 대한 열정이 만들어 낸 하나의 또 다른 장점이 있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서두에 문제로 삼았던 입시 위주의 경쟁적인 교육 환경이 만들어 낸 높은 학업 수준일 것이다. A.I.나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가 미래사회의 모든 것을 대표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세상에 큰 변화를 주도 할것이라는점은 이견이 없다.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란 무엇인가요?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필자는 간단한 등식 하나로 정의할수있다.“ A.I. + Data Science = Mathematics”이를해 석하자면, 고등수학을 접한 학생은 누구나 A.I.나 데이터 사이언스를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타 국가에서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수준의 공부를 한국의 학생들은 쉽게 입문할 수 있다는 상당한 이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학업 수준을 높이기 위해 입시 경쟁이 필요하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우리 학생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자신의 꿈을 성취해 나가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단, 우리는 시대가 요구하는 학문에 매우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며, 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학업 수준을 새로운 시대에 우리의 무기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렇다면 모두가 프로그래머가 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모두 직업으로써 프로그래머가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어떤 분야에서건 주축이 되고싶다면 직접 프로그래밍을 하거나, 프로그래머와 함께 일해야 한다는 점은 확실하다. 아직 많이 늦은 것은 아니니 지금 이라도 다가올 미래를 현명하게 준비하자.




김우재 박사님은 미국 Boston 대학에서 항공공학을 전공하고, Stanford 대학에서 Robotics를 공부한 뒤 영국 Cambridge 대학 에서 기계공학과 산업공학으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M.I.T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졸업 후 McKinsey & Company(런 던), Sequoia Capital(미국), Goldman Sachs(홍콩), 그리고 한국 삼성경제연구소 등에서 근무한 바 있다. 현재 나우코딩랩스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교육용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