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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탐색하고 함께 나누는 온라인 수업

더 깊이 더 오래 공부하기

많은 교사들이 다양한 실험 콘텐츠와 유튜브(youtube) 등의 흥미로운 영상들을 재구성하여 과학수업 영상을 제공하고 있지만, 단순히 영상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고 온라인 수업의 단점이 크게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대면 온라인 수업의 단점만을 볼 것이 아니라 현재 상황 속에서 교사가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새로운 차원의 과학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들이 코로 나19로 인해 완전히 뒤바뀐 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 간다. 입학과 개학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개념조차 생소했 던 비대면 온라인 수업으로 학교 현장에 큰 혼란이 있었지만, 정부의 예산 및 인프라 확보와 교사들의 집단지성으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짧은 시간에 모든 초중고 학생을 위 한 온라인 수업 체계가 자리를 잡게 되었다. 이제 대부분 학교는 각 학교 특성에 맞는 수업방식을 개발하고 적용하여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 어느 정도 안정화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러 과목 중에서도 과학은 실험과 실습, 학생의 체험이 중요한 과목이기 때문에 온라인 수업이 까다로울 수 밖에 없다. 많은 교사들이 다양한 실험 콘텐츠와 유튜브(youtube) 등의 흥미로운 영상들을 재구성하여 과학 수업 영상을 제공하고 있지만, 단순히 영상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고 온라인 수업의 단점이 크게 보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대면 온라인 수업의 단점만을 볼 것이 아니라 현재 상황 속에서 교사가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잘 살린다면 새로운 차원의 과학 수업을 할 수 있을 것이 라고 생각한다.




비대면 온라인 수업의 장점 살린

새로운 과학수업


 본 교사도 코로나19로 인해 올 한 해에는 제대로 된 수업이 이루어지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학교에서 과학정보부장으로서 온라인 수업 환경을 구축하고 교사 대상 연수를 실시하면서 현재 상황에 대한 개선점을 찾을 수 있었고, 한국과학창의재단과 서울시교육청이 운영하는 STEAM 교사회로 여러 수업을 시도하면서 비대면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알게 되어 이를 나눠보고자 한다. 첫째로 학생들이 관심 있는 분야를 자발적으로 더 깊이 탐구하는 것이 가능하다. 교사는 수업을 계획할 때 모든 학생이 성취 기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수업의 수준과 양을 조절한다. 하지만 실제 수업에서 대부분 교사는 학습이 더딘 학생들을 성취기준에 도달하게 하는데 더 열을 올릴 수밖에 없 다. 대면 수업에서는 학급에 수업 주제에 관심이 더 많고 재능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 이 있어도 성취수준 도달 후에 친구들을 도와주는 활동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비대면 온라인 수업이 실시되면서 이러한 학생들이 심층적인 탐구를 자발적으로 실시하고 수준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교사는 자발적인 탐구를 독려하는 분위기를 형성할 필요가 생겼다.




  

실험과 실습을 위한 개별 교구를 제공하는 온라인 수업을 계획하면 학생이 충분히 만지고 조작할 수 있는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마이크로 비트 학생 작품)



 다음은 학급 학생들과 함께한 IQ 퍼즐을 이용한 조명 만들기 활동이다. 학교에서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거나 서로의 교구를 만지며 접촉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영상을 토대로 동그란 조명을 만드는 방법만 알려주었다. 영상은 이미 유튜브(youtube)에 제작 되어 있는 것을 이용했지만 중간중간 멈추면서 주의점이라던가 요령을 추가로 안내하였다. 이후 이것을 과제로 제시했는데, 추후에 몇몇 학생들이 만든 결과물은 놀라웠다. 교사가 찾은 영상보다 더 자세하고 설명이 쉬운 영상을 찾아 스스로 학습하고 교사에게 영상을 추천해주기까지 했다. 오롯이 혼자서 집중해서 학습하다 보니 본인만의 요령까지 터득한 경우도 있었다. 이렇듯 비대면 수업은 본인이 흥미로운 과제를 누구의 신경도 쓰지 않고 충분히 깊게 고민하고 자발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둘째, 실험과 실습을 위한 개별 교구를 제공하는 온라인 수업을 계획하면 학생이 충분히 만지고 조작할 수 있는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다. 과학은 실험과 실습이 특히 나 많은 과목이다. 대면 수업에서 모둠으로 진행하는 실험과 실습을 통해 얻는 부분도 많겠지만, 개별 학생이 각 기구를 조작하고 참여하는 정도가 부족하기 때문에 혼자서 실험과 탐구를 끝까지 끌고 가는 능력이 결여 될 수 있다. 온라인 수업에서는 과학도 개별적으로 탐구하고 실험할 수 있도록 개 별 교구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실험과 실 습을 혼자서 한다고 해도 과정과 결과를 함 께 나누는 활동이 꼭 필요한데 이것은 이미 학급별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학 생들이 서로 의견을 나누는 일은 그다지 어 렵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름방학 때 5~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메이커 캠프를 진행했다. 수업 활동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하나의 꾸러미로 배부하고 일정 기간 후에 반납을 받았으며 결과물은 사진과 영상으로 올리도록 했다. 마이크로 비트, 3D펜, 점토 전지 등으로 수업을 구성 하였는데 학생들이 평소에 충분히 조작할 시간이 없었던 것들이라 교구를 가지고 있는 동안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충분히 만들어 보고 조작할 수 있어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더불어 마이크로 비트와 3D펜의 경우 워낙 좋은 플랫폼과 자료가 온라인 상에 있 기 때문에 학생이 선택하여 추가로 학습하 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셋째, 온라인 수업은 한정된 시간 없이 원하는 시간에 더 오래 탐구할 수 있도록 계획할 수 있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수업은 시간이 한정되어 있다. 물론 그 시간을 극 복하기 위해 교사가 치밀하게 준비하고 교 육과정을 재구성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 분 교사는 다음 수업 때문에 정해진 시간 내 에 원하는 활동을 모두 마치지 못하고 끝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온라인 학습은 시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학생이 아이디어가 떠 오르고 몰입이 가능할 때 긴 시간 동안 충분 히 탐구할 수 있다. 학급 학생들을 대상으로 3D 프린터의 기초와 디자인 제작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였다. 팅커 캐드라는 사이트를 이용했는데, 클래스를 개설하면 학생들이 만든 작품을 다른 절차 없이 교사가 모두 볼 수 있었다. 몇몇 학생은 수업 과제를 이미 완수하였음에도 종종 사이트를 찾아와 원하는 작품을 만드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대면 수업 때는 컴퓨터실로 학생들을 인솔하고, 각각의 컴 퓨터 문제를 해결해주느라 활동을 다 마치지 못한 채 부랴부랴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온라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각자의 수준에 맞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탐구할 수 있었다.


온라인 수업의 장점 살리기 위한

몇 가지 과제

앞에서 말했던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살 리기 위해서는 당연히 해결해야 할 문제도 있다. 수업에 필요한 실험 재료를 학생들이 집에서 구할수 있는 생활용품으로 대체하 여 재구성한다던가, 학교에서 제공해야 하 는 교구는 학급별로 기간을 나눠서 대여하 고 일정 기간 후 수거하여 방역을 마친 후 다시 대여하는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사용 하는 것이다. 다음은 학생들에게 마그누스 효과를 이 용한 날개 없는 비행기를 만드는 수업을 한 사진들이다. 수업에 필요한 만들기 재료를 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로 재구성하 였다. 가장 효과를 잘 낼 수 있는 컵은 플라스틱 컵이었지만 다른 재료인 종이컵을 이 용해도 충분했기 때문에 종이컵과 고무줄, 테이프를 이용해 작품을 만들도록 하였다. 오히려 학생들마다 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그것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콩나물이 빛과 물의 조건에 따라 다르게 자 라는 모습을 관찰하는 수업도 모둠끼리 키 우지 않고 양을 줄여 각 학생이 집에서 키워 볼 수 있도록 제공한 후 그 결과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설명했던 내용들이 비대면 온라인 수업의 단점들을 모두 해결해 주리라 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실제 다른 교사들이 봤을 때 이미 알고 있거나 대단한 내용이 아닐 수도 있다. 부족한 점이 많 기에 몸으로 부딪치며 배워온 한 교사의 노력의 기록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시기 동안 수많은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왔기에 그분들의 노력과 능력에 존경의 박수를 먼저 보내고자 한다. 우리가 집단지성으로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왔듯이 전 세계의 학계가 하나로 힘을 모으고 있기에 마스크 밖으로 숨을 내쉬는 소리가 아닌 아이들이 뛰놀며 웃음소리가 가득한 학교가 다시 눈 앞에 펼쳐지는 날이 성큼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현광 선생님은 현재 서울갈현초등학교에서 과학정보부장으로 재직중이다. STEAM 선도학교와 소프트웨어 선도학교를 운영하며 STEAM 교육으로 교육 부장관 표창을 수상하였고, 현재는 서울 초등기초과학연구회 IT팀장으로 활동하면서 학교 STEAM 교사 연구회에 참여하여 학생들에게 다양한 창의융합교육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