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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달 궤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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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탐사는 우리 지구의 기원과 미래에 대한 연구…
미지에 대한 호기심, 새로운 발견을 만들다


글 | 김은혁 박사(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1658993473.3106image.png사람들은 “항상” 존재하고 있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잊곤 한다. 예를 들어 공기와 물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쉽게 접할 수 있고 거의 모든 곳에 있기에 얼마나 중요한지 잊을 때가 있다. 천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몇 년 전 한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것은 블랙홀을 직접 관측했다는 사실과 아인쉬타인이 예측한 중력파 신호를 처음으로 측정했다는 것이었다. 또한, 천문학자들에게도 흔하지 않은 천체 현상인 초신성 폭발이 발생하면 관심을 갖고 지켜보곤 한다. 반면에 언제나 우리 곁에 있는 천체에 대해서는 그 천체가 얼마나 중요한지 가끔 잊는다. 태양의 경우에는 지구 생명의 근원인 만큼 그 중요성을 잘 알고 있지만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천체인 “달”을 예로 들면 그 중요성에 대해서 잘 모르거나 잊고 지내곤 한다. 그러다가 뭔가 천체와 관련된 중요한 사건이 생기면 곧 대중들은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


올해 4월 16일 (토요일) 저녁 무렵에 동쪽 하늘에서 떠오른 보름달을 본 것을 기억하는 독자분들이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필자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녁 식사 후에 산책하면서 정말로 크게 보이는 보름달이 아파트 건물 사이로 보였다. 1년 동안 운이 좋으면 12번 볼 수 있는 보름달이지만 그날의 보름달은 특별했다. 그래서 아내와 중학생 딸에게 문자를 보냈고 사진도 몇 장 촬영했다. 집에 돌아오니 딸아이의 담임선생님 (과학 담당)께서 SNS를 이용해서 반 학생들에게 문자를 보내셨다. “지금 보름달이 지평선 위로 떠 올랐으니 꼭 보라”는 내용이었다. 우연치고는 기막힌 우연이다. 주말이 지나고 연구원에 출근하니 동료들 중 그날, 그 시각의 달을 관찰한 분이 꽤 된다. 항상 보는 “달”이지만 그 순간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존재로 기억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현재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더한층 느끼게 되었다. 지구라는 천체의 가장 가까운 친구, “달”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도 동시에 들면서….


루나 1호로 시작된 달 탐사…
미래 국가 경쟁력 가늠하는 요소로 성장


1658993515.5389image.png역사적으로 인류의 달 탐사는 1959년 구소련이 루나(Luna) 1호를 발사하면서 시작되었고 10년 후 3명의 우주인이 탑승한 미국의 아폴로(Apollo) 11호가 달 앞 면 고요의 바다에 착륙하고 두 명의 우주인, 암스트롱과 올드린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지구 외 천체에 발을 딛는 것으로 정점을 찍었다. 물론, 아폴로 11호 이후에도 5차례 달 표면 착륙과 우주인의 달 표면 탐사가 있었고 약 380kg의 월석을 지구로 가지고 와서 다양한 연구를 수행했지만, 아폴로 11호 착륙의 희열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아폴로 미션이 1972년 종료된 후 인류는 “달” 외에 화성, 금성, 소행성 등으로 눈길을 돌렸고 1990년대 말이 되어서야 다시 달 탐사를 수행하게 되었다.


2000년 이후의 달 탐사는 1960∼70년대의 그것과 목적 및 진행이 전혀 다르다. 과거 탐사의 주 목적이 지구 밖 천체를 단순히 방문하고 탐사하는 것이었다면 최근의 달 탐사는 미지 과학 사실 확인, 경제적인 측면에서의 자원 탐사, 달보다 더 먼 심우주 탐사를 위한 전초기지 건설, 궁극적으로 사람이 장기간 거주하면서 새로운 우주 탐사를 추진할 수 있는 기초 시설 건설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최근 가장 큰 관심을 받는 달 탐사 미션 –미국의 아르테미스 (Artemis) 미션 –에서는 미국이 다시 달에 가는 것은 방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거주하기 위해서라고 선언하고 있다. 이제 인류는 자신의 활동 공간을 지구에 한정하지 않고 본격적인 우주 진출을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최근 수행된 달을 포함한 우주 탐사의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아시아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인도 그리고 중동의 아랍에미레이트, 이스라엘 등이다. 멀게 느껴졌고 소설과 시에만 존재했던 달이 우리의 생활로 들어오고 있으며 단지 탐사의 대상이 아니라 미래 국가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요소 중의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주라는 새로운 시장이 수립되고 있으며 그 시작이 달 탐사에서 시작되고 있다.


일본이 달 궤도선 (셀레네, 일본명 카구야)을 달 궤도 진입에 성공한 즈음에 대한민국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을 주축으로 하여 한국의 달 탐사 임무에 대한 기획 연구를 시작하였다. 가장 가까운 주변국의 성공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있기도 하지만 1992년 우리별 1호를 발사했고 1999년 최초의 실용급 위성 –아리랑 1호–을 개발하고 발사 성공시킨 저변을 토대로 지구 근처가 아니라 더 먼 곳으로 진출해 대한민국의 우주 영토 확장을 도모하기 위한 첫 시도가 시작된 것이다. 십 수년 전 선배 연구자들이 시작한 달 탐사가 드디어 현실이 되기 일보 직전인 것이다. 우주 선진국 대비 매우 짧은 우주 탐사 역사에 비추어 볼 때 대한민국이 2022년 달 궤도선을 발사하게 된 것은 달 탐사의 역사에서도 놀랄만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왜 달에 가야하는가?

인간의 호기심, 새로운 발견의 계기


1658993540.1594image.png달 궤도선 개발 사업에 참여하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질문 중의 하나는 왜 달에 가야 하는가이다. 이를 좀 더 살펴보면 1) 인류는 왜 달에 가야 하는가? 2) 그런데 우리는 왜 달 탐사를 해야 하는가? 로 나눌 수 있다. 대중적으로 가장 간단하면서 울림이 큰 대답은 당연하게도 “미지 세계에 대한 인간의 호기심”이다. 지구의 수많은 생명체 중에서 오로지 인간만이 유일하게 미지 세계에 대한 갈구가 내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수천 년 전 일식, 초신성 등 평소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천체 현상을 관측한 우리들의 조상부터 이러한 생각을 품고 있었다고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달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시작되어서 이제 인류는 달에 갔고 더 먼 우주로 진출하려고 한다. 미지 세계에 대한 궁금증에 더해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은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발견하는 것이다.


2006년 국제 천문학계의 결정에 따라 더 이상 행성에 지위를 가지고 있지 못하고 왜행성으로 분류되는 명왕성 (Pluto)를 제외하면 지구는 유달리 매우 무거운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 태양계 내에서 지구보다 태양에 가깝게 공전하고 있는 수성(Mercury)과 금성(Venus)는 자체 위성이 없고 화성(Mars)는 매우 작은 (그림에서 표시되는 하한값보다 작음) 크기의 위성 2개 (포브스, 데이모스)를 거느리고 있다. 지구보다 훨씬 큰 태양계 외행성들의 행성과 위성의 질량비를 살펴보면 지구에 비해 훨씬 많은 수의 위성을 가지고 있으나 지구의 값에 비해 거의 100배 적은 질량의 위성만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즉, 다른 행성과 비교해서 지구의 위성 “달”은 매우 다르게 형성되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으며 이것은 단지 달뿐만 아니라 달과 공동운명체라고 할 수 있는 우리 “지구”의 기원과 미래에 대한 중요한 내용을 전한다. 그러므로, 달을 연구하는 것은 그 자체로 지구를 연구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대한민국의 달 탐사,
다양한 연구와 기술 통해 성장 중


2008년 달 탐사 기획연구에서 출발하여 대한민국 달 탐사가 진행될 수 있었던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매우 정치적인 행사라고 할 수 있는 2012년 12월의 제18대 대통령선거였다. 기존의 2025년 달 착륙선 발사 목표 시점을 5년 앞당겨서 2020년 달 착륙선 자력 발사가 과학 관련 선거 공약의 주요 관심사가 되었고 해당 공약을 제시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으로 달 탐사선 발사 임무가 동력을 받게 되었다. 다만, 갑자기 달 착륙선을 개발하고 발사하는 것에는 많은 위험 요소가 있기에 먼저 달 궤도선을 개발하고 이 과정에서 습득한 우주 기술을 이용하여 달 착륙선을 개발하는 계획을 수립하였다. 물론 달 궤도선을 개발하고 발사한 후 안정적으로 운영하여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세계 각국의 달 탐사 역사를 살펴보면 달 착륙선 개발은 달 궤도선 개발에 비해서 매우 기술적인 난이도가 높고 실패 가능성이 매우 높다. 최근 이스라엘과 인도의 경우에도 달 착륙선을 발사하였으나 안전하게 달 표면에 착륙하는 임무에는 실패하였다.


1658993586.0939image.png2014년 예비타당성조사를 마치고 2016년 정부의 예산안에 포함되면서 달 궤도선 개발 사업은 본 궤도에 오르게 되었고 한국의 경우 처음 수행하는 우주 탐사 임무인 만큼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지난 수십 년간 다수의 우주 탐사를 성공시킨 (물론 실패한 적도 꽤 있음) 미국의 NASA와 협력하여 달 궤도선 임무를 수행하기로 하였고 항우연과 NASA는 개발의 주체로 달 궤도선 개발 미션협력서에 서명하였다 (2016년 12월). 항우연과 NASA는 달 궤도선을 개발하면서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원하는 내용을 얻을 수 있도록 역할을 분담하였다.


대표적으로 한국은 미국의 심우주통신망을 활용하여 달 궤도에서 공전하는 궤도선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동시에 자체 심우주통신망 건설에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고, 미국은 미래 유인 달 탐사에서 중요한 장소인 달 극지방의 지형도를 자세히 작성해서 아르테미스 미션 성공의 기초 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자신들이 개발한 탑재체 (ShadowCam)를 한국이 개발하는 달 궤도선에 탑재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달 궤도선에 탑재되는 과학 임무 탑재체를 이용한 과학 자료는 한국과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과학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시점에 일반에 공개된다. 이는 달 탐사의 성과가 한 국가에만 이익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인류 전체의 발전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국제적인 공감대에 기인하며 미국 NASA의 모든 태양계 탐사 임무에서 생성되는 자료 역시 적절한 시점에 모두 일반에 공개되어서 누구든 자유롭게 자료를 사용할 수 있다.


한국 최초의 달 궤도선의 공식 명칭을 정하기 위한 명칭 공모가 진행되고 있으며 그동안 한국과 미국의 연구자들은 달 궤도선, 혹은 Korea Pathfinder Lunar Orbiter (KPLO)로 명명하고 개발을 진행하였다. KPLO는 올해 8월 초에 미국 Space-X사의 팔콘(Falcon)-9를 이용하여 발사 예정이며 약 4개월 정도의 우주비행 후에 달에 도착해서 달을 공전하면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그림은 달 궤도선에 임무를 수행하는 달 궤도선 (KPLO)의 상상도이다. KPLO 임무의 특별한 점은 이전에 수행된 많은 달 탐사 임무에 비행 매우 독특한 방법으로 달에 도착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폴로 11호 유인 미션의 경우에는 1969년 7월 16일 지구에서 출발해서 7월 20일에 달 표면에 착륙하였다. 인체가 우주방사선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우주방사선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그래서 가능하면 빠르게 달에 도착하였다 (이러한 방법을 직접천이법이라고 함). 반면에 KPLO는 태양 방향으로 약 2달간 우주 비행을 진행한 후 지구-태양간 라그랑지점 (EL1) 주변에서 되돌아오면서 달 궤도로 진입한다. 그래서 발사 후 달에 도착하기까지 약 4달의 시간이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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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법은 달에 도착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나 달 공전 궤도에 진입에 필요한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무인 탐사선의 경우에는 우주방사선에 대한 걱정이 덜 하므로 선택 가능한 방법이며 특히, KPLO와 같이 연료를 최소로 확보한 저중량 미션에서는 연료 대비 임무 기간을 최대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달을 포함한 우주 탐사선의 대개의 임무는 탐사선에 탑재된 다양한 임무탑재체를 이용하여 대상 천체의 여러 가지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자체 보유한 카메라를 이용하여 사진 촬영을 하거나 분광기를 이용하여 물질 구성 성분을 조사하는 등이다. 한국 달 궤도선에는 총 6기의 임무탑재체가 탑재되며 이를 이용하여 다양한 우주 과학 연구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고해상도카메라(Lunar Terrain Imager: LUTI)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주관으로 개발되었고 달 표면의 지형 탐사 임무를 수행하여 달 궤도선 발사 이후 2030년경 발사 예정인 한국 최초의 달 착륙선 임무의 착륙 후보지에 대한 고해상도 영상 획득이 주목적이다. 특히, 착륙선이 안전하게 착륙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하기 위해서 착륙 후보 지역에 대한 3차원 스테레오 영상을 확보할 예정이다. 광시야편광카메라(PolCam)는 달 표면의 흙 입자의 성질을 연구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고 있다.



빛의 성질 중에서 편광 현상을 이용하면 해당 입자의 다양한 물리화학적 정보를 도출할 수 있다. 편광 연구의 중요성이 점차 대두되고 있으나 지상에서는 언제나 달의 앞면만을 볼 수 있기에 한계가 있으며 PolCam은 달의 앞면과 뒷면 전체의 편광 영상을 확보해서 달 표면 흙입자의 진화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지구의 자기장은 태양과 우주에서 지속적으로 지구로 입사되는 고에너지 입자들이 끼치는 영향에서 지구 생명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반면에 달의 경우 생성 초기에는 지구와 마찬가지로 자기장이 존재했을 것으로 예측되나 현재 달의 자기장 세기는 매우 미약하다. KPLO 과학탑재체 자기장측정기(KMAG)는 달 공전 궤도에서 달의 자기장 세기를 측정하고 이를 통해 달 형성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진화 관점에서의 자기장 세기 변화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감마선 분광기는 그동안 여러 달 탐사 임무에서 활용되었다. 주요한 이유는 감마선분광기를 이용해서 달 표면 근처의 구성 물질의 특성에 대한 조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1658993718.1505image.png이러한 자료를 확보하게 되면 달의 자원 분포를 알 수 있고 미래 달 기지 건설 임무 수행에서 필수적인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KPLO에는 기존 달 탐사 임무에서 사용된 수준의 감도를 갖추고 있으며 동시에 중량을 대폭 감량한 감마선분광기가(KGRS) 탑재되었고 이를 통해 달 표면 원소 지도 작성을 추진중이다. 한국달 궤도선 개발과 발사에 있어서 협력을 진행하고 있는 미국 NASA 역시 과학임무 탑재체를 개발하여 KPLO에 탑재하였다. NASA 탑재체인 영구음역지역카메라(ShadowCam)은 달 남극과 북극의 특정 크레이터 내부의 태양빛이 직접 도달하지 않는 지역 (영구음영지역 Permanent Shadowed Regions)의 내부 지형도 탐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구의 공전 궤도면, 달의 자전축과 공전 궤도면의 특징으로 인해서 달의 남극과 북극 지역에 존재하는 영구음영지역은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래 달 기지 건설에 있어서 필수적인 자원 중 물을 확보할 수 있는 곳으로 기대된다. 물을 확보할 수 있다면 단지 생명 유지뿐만 아니라 전기분해를 통해서 수소와 산소로 분리해 달에 기반한 우주발사체 발사, 수소를 이용한 전기 생산 등 다양한 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 ShadowCam은 또한 미국의 차세대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미션의 착륙후보지인 남극 지역의 자세한 지형도 작성을 수행할 예정이다. KPLO에는 이와 같은 과학임무탑재체 외에도 우주 통신 기술 검증을 통신 탑재체도 설치되었다. DTNPL은 때로 단절되는 상황이 발생하는 우주통신에서 단절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통신법으로 현재 달 궤도에서의 유효성이 검증되지 못한 상태이며 한국 달 궤도선 임무에서 이를 검증하고 향 후 심우주통신 활용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우주 탐사 임무를 수행하게 되면 탑재체를 활용한 방대한 자료가 생성되며 이러한 자료는 일단 지구로 전송한 후에 지상에서 분석한다. 많은 양의 자료를 지구로 보내기 위해서는 KPLO 탐사선의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탐사선에 원형의 고이득안테나 (High Gain Antenna)가 설치 되어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탐사선의 고이득안테나가 전송하는 미약한 신호를 검출해서 자료를 만들 수 있는 지상안테나가 필요하다. KPLO 개발에서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의 심우주통신망을 이용하나 한국도 자체 심우주안테나를 구축하였고 이를 KPLO 추적와 자료 송수신 임무에 사용할 예정이다. KDSA (Korea Deep Space Antenna)는 직경 35미터의 우주 통신용 안테나로서 현재 국내 최대 규모이며 미국의 심우주통신망에서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는 안테나 (구경 34미터)와 매우 비슷한 성능을 갖추고 있다. KDSA는 경기도 여주에 위치하며 올해 발사 시점부터 달에 도착하기까지의 기간을 포함하여 최종 임무 종료 시점까지 달 궤도선 (KPLO)을 추적하고 탐사선운영에 필요한 각종 명령 전송과 탑재체 생성 자료를 수신할 예정이며 달 궤도선 임무 종료 이후에는 한국의 달 착륙선 임무, 그리고 해외 탐사선 추적 지원 업무 등에 활용될 예정이다.


필자는 2012년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한국 달 탐사 계획에서부터 현재 달 궤도선 (KPLO) 개발과 발사 준비까지 10년 동안 단일한 프로젝트에 참여해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대개 우주 탐사 임무가 짧으면 5년, 길면 십수 년이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그렇게 특별할 것도 없다고 할 수도 있으나 성인이 되어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을 40년 정도로 보면 약 1/4의 시간을 할애한 셈이다. 당연히 누구보다 KPLO의 성공을 바라고 있으며 또한 과학자로서 KPLO가 만들 것으로 예상되는 많은 과학 자료를 활용하여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또한 국내외 다수의 공동 연구자들과 함께 연구를 수행하여 아직도 확인되지 않은 달에 대한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밝히고자 노력할 계획이다. 한국은 우주 탐사에서는 이제 막 걸음을 시작한 셈이다. 그러나 달 궤도선 발사 및 임무 성공을 기반으로 우주 탐사에 있어서 큰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면 이후의 달 및 우주 탐사는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특히, 곧 발사 예정인 우리나라 발사체 –누리호 –를 이용하여 언제든 우리가 원하는 때 원하는 탐사선을 발사할 수 있게 되면 누리호 발사와 달 궤도선 발사는 막대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 예정된 누리호 발사와 달 궤도선 발사에 청소년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바란다.


1658993742.0757image.png글 | 김은혁 박사(한국항공우주연구원 책임연구원)
김은혁 박사는 서울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천문학을 전공하였으며 우리은하 구상성단의 역학적 진화 및 외부은하 구상성단계의 측광학적 연구를 수행하였다. 박사학위 취득 후 미국 하버드-스미스소니언 천체물리연구소에서 찬드라 및 XMM-Newton X-선 우주망원경 관측자료 분석, 우리은하의 X-선 점광원 연구 및 활동성 은하핵 연구 등을 진행하였으며 2012년부터 항우연에서 한국 달 탐사선 개발과 운영 및 과학연구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우주 탐사의 필요성을 알리고자 대중 강연과 기고문 게재등 대중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