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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산업의 비타민, 희유금속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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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시대의 필수적 금속 국가 핵심광물의 안정적 조달 매우 중요


글 | 김남혁(한국광해광업공단)


1671686947.6652image.png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국내 자원안보에 대한 관심도가 나날이 높아지는 요즘이다. 국제 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40년까지 리튬 수요는 40배, 흑연·코발트·니켈은 20~25배, 희토류는 7배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대표적인 자원 빈국으로, 국가 에너지 수요의 93%와 광물 수요의 95%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특히, 주요 희유금속인 희토류 금속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배터리 산업 등에 활용되는 6대 핵심 광물(니켈, 아연, 구리, 우라늄, 유연탄, 철)의 자급률 또한 낮다. 탄소중립 정책 관련 전기차와 신재생에너지 등 미래 산업의 핵심적 광물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 속에서, 우리나라는 광물 순환자원화기술 개발에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고, 자원개발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해 해외 사본 발굴 정부 융자, 세제 지원 등을 지원하고 있다.


희유금속이란 희소성 때문에 조기 고갈의 위험이 있거나 공급 불안정성이 큰 금속으로, 국내에서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 35개의 금속을 총칭한다. 또한 제품에 소량 투입되어 품질 및 성능 향상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여 아래 표와 같이 다양한 곳에서 쓰이므로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최근 희유금속은 4차 산업혁명 관련 핵심 소재로 주목받고 있으며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기관은 희유금속을 활용한 4차 산업혁명이 현재 산업구조의 지각변동을 견인하여 세계 장기침체를 극복할 성장엔진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중국, 일본 등 주요 제조업 강국은 저성장 기조 돌파를 위해 각국의 특성 등을 반영한 신사업 육성전략을 마련하고 이를 뒷받침할 희유금속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본 글에서는 희유금속 중에서 최근 2차전지 산업과 관련하여 특히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리튬과 니켈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하얀 석유, 리튬(Lithium)


리튬 금속은 은백색을 띠는 자연계에서 가장 가벼운 알칼리 금속으로 공기 또는 물 접촉 시에 인화성 및 폭발성이 있어 2차전지 배터리용으로는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는데, 1991년 일본 소니社에 의해 안정성 문제를 해결한 최초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상용화된 후, 현재 전기차용으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자연에서 리튬은 경암형(hard rock), 염수형(brine), 점토형(rich clay) 등 3가지 형태로 부존하며, 경암형은 광석을 이용해 물리·화학적 선별법을 거쳐 리튬 화합물을 생산하고, 염수형은 염수를 태양열 증발 및 이온교환 등을 활용하여 추출하며, 점토형은 아직 상업화된 처리 방법이 개발되지 않았으나, 파분쇄 과정을 제외하면 경암형의 생산방식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한다


금속 시장 가격 분석기관인 BMI(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社는 지난 8월, 중국의 배터리 등급 기준 탄산리튬 가격이 연초 대비 90%, 수산화리튬의 경우 127% 올랐다며, 올해에 가격이 하락한 코발트, 니켈 등 다른 배터리 금속과는 대조를 보인다고 분석하였다. 또한 최근 10월 12일에 확인된 중국 탄산리튬 현물가격은 U$74,475/톤으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최근 24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리튬 가격이 최근 급등하고 있는 원인으로 ①전기자동차 생산량 증대, ②주요생산국인 중국과 남미국가들의 리튬 보호주의를 들 수 있는데, 현재 리튬을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 등 배터리에 쓰이는 화합물로 정제·가공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환경파괴 우려가 크며 인력이 대거 투입되기 때문에 리튬 가공은 대부분 중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이는 중국이 세계 리튬 공급망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1671686978.8749image.png[표 1] 희유금속의 종류 및 활용


또한, 세계 리튬 매장량의 60% 이상을 점유하는 리튬 트라이앵글 내 남미국가들이 광산 국유화 등 통제를 강화하는 자원 무기화 정책도 표면화되면서 리튬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현재 국내기업을 포함한 배터리 업계는 리튬 장기공급계약을 맺는 등 공급망 리스크를 관리하며 리튬 수급에 사활을 걸고 있다.


1671687009.7467image.png한국의 2차전지 광종 관련 전문 분석기관인 SNE 리서치社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1~8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중국 CATL社가 세계 1위, 국내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이 2위, SK온㈜, 삼성SDI㈜가 각각 5, 6위에 올랐다. 한국 배터리업체들의 매출이 늘어날수록 중국 의존도가 커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으며 올 상반기 對中 무역 적자가 큰 5대 품목 중 하나는 리튬으로, 작년 상반기 수입액 U$11억 7천만 대비 올해 상반기 만에 404%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채굴, 가공과정에 인건비와 전기료가 많이 들어 비용이 저렴한 중국이 유리한 측면이 있다”라며, “미국과 공급망 동맹을 강화할 필요는 절실하지만, 중국 의존도를 쉽게 낮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하였다. 업계는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배터리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리튬 공급이 충분치 않아 리튬 가격이 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 니켈(Nickel)


1671687071.2591image.png1671687109.7297image.png니켈 금속은 철, 코발트와 함께 철족원소로 불리며 광택이 있는 은백색으로, 크롬과 함께 철합금을 만들어 내부식성이 강한 스테인리스강을 만드는데 전체 니켈 생산량의 68%가 사용되고 있다.


니켈은 배터리 부문에서 1990년대에 NiCd(nickel-cadmium)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었으나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NiMH(nickel metal hybrid)의 사용량이 점차 확대되었고 이후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진 리튬이온 배터리가 점유율을 확대하기 시작하였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명칭과는 달리 리튬보다 니켈과 흑연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하며, 니켈은 리튬이온 배터리 중 NCM(Ni-Co-Mn)과 NCA(Ni-Co-Al)의 양극재로 사용된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로서 니켈은 러시아발 공급망 충격으로 생산 세계 1위 기업인 러시아 Norilsk 社의 공급 차질 이슈가 부각되었으며, 중국의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배터리 수요증가로 올해 상반기까지 톤당 2만 달러 후반 선의 가격을 유지하는 등 시장 강세가 지속되었다.


올해 하반기의 니켈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인상 가속화에 따른 달러 강세화 지속에 따른 위험자산 기피 및 중국의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경기둔화 전망으로, 수요 측면이 제약받는 동시에 공급 측면에서는 인도네시아의 정제련 생산 규모 확대로 인해 수급 펀더멘털이 공급과잉으로 전환되면서, 단기적으로는 가격의 하방 리스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나 중·장기적으로는 2024년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된다.


희유금속 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정부의 노력


1671687190.6205image.png리튬, 니켈 등 2차전지 배터리에 사용되는 희유금속 광물의 경우, 분포지역 편재성, 수요의 폭발적 증가 등의 특수성 때문에 세계 주요국들은 공급 리스크 및 경제적 중요성 등을 고려하여 주기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정부 투자기관인 한국광해광업공단(KOMIR)은 2018년부터 미래 주력산업의 원료 광물로서 희유금속 중, 공급 측면과 수요 측면을 고려한 핵심광물을 16종으로 선정*하고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특히 2004년 산업자원 안보를 목적으로 공사법을 개정, 군산 군장산업단지에 비축기지를 마련, 광종별 비축 목표일수 (50∼100일)에 따라 수입의존도가 높은 희유금속 10종**을 비축하고 있다.


또한 민간기업의 투자 성공률 제고를 위해 정부 기관의 능동적 탐사지원 기능이 필요함에 따라, 유망한 해외 프로젝트를 공동 발굴, 육성하여 민간기업에 이양하기 위한 ‘인큐베이팅탐사’를 추진. 현재 한국 배터리 기업과 공동으로 북미, 호주 등에서 리튬, 니켈광 프로젝트 참여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 16개 핵심광물: 니켈, 타이타늄, 망간, 몰리브덴, 규소, 리튬, 크로뮴, 주석, 바나듐, 니오븀, 희토류, 백금족, 코발트, 마그네슘, 텅스텐, 안티몬
** 10개 비축광물: 크롬, 몰리브덴, 안티모니, 티타늄, 텅스텐, 니오븀, 셀레늄, 희토류, 갈륨, 지르코늄


1671687212.0764image.png글 | 김남혁(한국광해광업공단)

김남혁 차장은 한국광해광업공단에서 17년 이상 금속광(동, 금, 아연, 리튬, 니켈, 희토류 등) 및 비금속광(석회석, 석탄 등)의 국내·외 신규 프로젝트 발굴/관리업무를 맡았다. 현재는 주요 대기업 한국 배터리 회사와 공동으로 호주/캐나다 리튬/니켈광 신규 투자진출을 위한 프로젝트 발굴업무를 수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