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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카바이러스 바로 이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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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안심할 수 없다”…

2주안에 발영 증상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바이러스'가 국제사회에서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국내에서 첫 지카바이러스 양성자가 확인됐다. 2월 17일부터 3월 9일까지 22일간 브라질에 체류했던 40대 남성이 최종적으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일반적으로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되지만, 감염된 사람의 혈액을 수혈받은 경우나 성적 접촉을 통해서도 감염될 수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2월 지카바이러스를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에 나서는 한편, 이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 알리기에 나섰다.


2016년 2월 2일 제네바 WHO 긴급위원회에서는 최근 브라질, 멕시코 등 국가에서 임신부들을 감염시켜 소두증 등 태아기형을 유발하는 지카바이러스(ZIKA virus) 감염증 유행을 국제 공중보건 위기사항으로 규정하고 각국의 대비를 촉구했다. 2015년경부터 남미에서 두뇌가 자리 잡아야 할 정수리부분이 납작하게 태어난 신생아가 갑작스레 증가하기 시작하였고, 이것은 산모가 임신기간 동안 모기에 물려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1947년 우간다 엔테베 연구소에서는 사람에게 열병을 일으키고, 사망에 이르는 황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모기가 사람을 물어 황열바이러스를 전파하기 때문에 사람과 비슷한 원숭이를 우리에 가두어 숲에 두고 연구를 진행하였는데, 갑자기 열병을 일으킨 원숭이가 발생하였다. 이 원숭이의 혈액을 쥐의 뇌에 접종했을 때 역시 비슷한 증상이 관찰되었다. 새로운 열병 바이러스가 발견된 순간이었고, 원숭이가 있던 숲의 이름을 따서 지카(ZIKA)바이러스라고 명명되었다. 그후 이 바이러스는 연구소에서 감염원인 등에 대한 연구를 하곤 했지만, 일반 사람들에게는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발생원인 :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지카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한다. 지카바이러스는 황열이나, 뎅기열 등과 같이 플라비 바이러스(Flavivirus) 속에 속하는 RNA 바이러스이다. 다른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혼자서는 생존할 수 없으며, 모기나 사람 등 살아있는 생명체 내에서만 번식이 가능하다. 이러한 지카바이러스가 사람에서 처음 발생한 것은 아닌 것 같고, 아프리카숲속의 원숭이에게 있던 질병이 모기를 통해 사람에게 번져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인류의 수가 증가하면서 과거에는 접근하지 않던 깊은 숲을 개간하면서 병원체와 접촉가능성이 늘었으며, 비행기 등 교통의 발달, 외국 여행이 빈번해지면서 전 세계로 퍼져나갔을 것이다.


감염경로 : 감염증이라는 말은 질병의 원인(병원체)이 사람 내부가 아니라 외부에서 들어온다는 말이며, 전염, 전파된다는 말은 그 병원체가 다른 사람에게 퍼져나간다는 말이다. 따라서 감염병을 이야기할 때 그 병원체가 사람에게 어떻게 들어오게 되는지(감염경로), 또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퍼져 가는지(전파경로)를 알아야 질병의 예방 및 방역 계획을 세울수 있다.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은 악수나 대화, 기침 등으로 감염되지 않으며, 주로 감염된 사람을 흡혈한 모기에 물려 전파되게 된다. 모든 모기가 가능하지는 않고, 열대에 사는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에 물려 감염되게 된다. 다만, 숲모기 종류인 흰줄숲모기(aedes albopitus)에 의한 감염도 알려져 있으며, 흰줄숲모기는 우리나라에도 일부 서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흰줄숲모기는 사계절 모두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겨울에는 알로 월동하고, 4월 하순부터 알에서 부화한 성충이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전체 모기 중 흰줄숲모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높지 않으며, 2015년 기준으로 3.6% 정도이다.


지카바이러스가 감염되는 경로 중 또하나의 중요한 부분은 임신한 산모가 모기에 물려 감염되었을 경우, 그 아기도 감염될 수 있다. 임신 중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경우, 소두증 등 아기에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그 외에도 감염된 환자의 혈액을 수혈받거나, 감염된 남성과 성접촉을 통해 전파될 수 있다.


주요 증상 : 특징적인 증상은 몸에 붉은 발진이 생기는 것이고, 이 발진은 볼록 솟은 형태(반점구진성 발진)이다. 갑작스러운 발열, 팔, 다리의 관절이 붓거나 아플수 있으며(관절통, 관절염, 근육통), 눈이 빨개지거나(비화농성 결막염, 눈충혈) 두통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3일에서 7일 정도 계속되며,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불현성 감염)도 80%나 된다고 한다.


합병증 :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산모는 소두증 등 뇌기형이 있는 아기를 출산할 수 있으며, 성인에서도 일시적으로 팔, 다리의 힘이 약해지는 길랭바레 증후군 등 신경계 합병증과의 연관성이 증명되었다. 다만, 합병증의 종류, 빈도, 중증도 등 자세한 부분은 연구중에 있다.


발생현황 : 2015년 이전까지는 아프리카, 동남아, 태평양 섬지역에서만 발생이 보고되었으나, 2015년 월 브라질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중남미 지역으로 유행지역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2개월 이내 발생국 가는 총 47개 국가(2016. 5월 기준)이다.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www.cdc.go.kr)에서 최신 발생국가 현황을 알 수 있다.





이집트 숲모기는 열대, 아열대 지역의 도심에 주로 서식하며, 흰줄 숲모기와 특징은 아래 표와 같다.


모기 물림 예방법
○ 모기물림 회피 도구(모기 기피제, 방충망, 모기장 등)을 사용
○ 외출 시 긴 소매, 긴 바지를 입어 노출 부위 최소화
○ 모기 활동기간 중에는 모기 유충 서식이 가능한 숲속의 물 고인 곳과 폐용기 제거와 폐타이어 속 약제처리 또는 비닐막으로 덮음


의심환자 조치 : 중남미나 동남아 등 지카바이러스 발생국가를 다녀와서 발진, 관절통, 눈충혈 등 증상이 발생할 경우, 병원을 방문해서 여행기간과 국가등을 말하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으며, 관심을 받고 있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브라질, 멕시코 등 발생국가 여행을 자제하고, 여행지에서 방충망이 있는 숙소나 모기장을 이용하고, 모기위험지역에 갈때는 긴팔옷을 입고, 모기기피제를 사용하는 등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국내 모기 방제도 열심히 하여 지카바이러스뿐 아니라 여러 모기매개 질환도 같이 예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글 | 정제혁(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총괄과 보건 사무관)
정제혁 사무관은 동아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한 내과전문의로 서울특별시 역학조사관을 역임하고, 보건복지부 보건사무관(보험급여과, 보건의료정책과, 질병정책과, 의료자원정책과)으로 전문의 인력 양성 및 활용, 전공의 수련지원 등 업무를 진행해왔다. 금년 2월부터 질병관리본부 위기대응총괄과에서 근무하고 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