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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교사 서울 가락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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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 올해의 과학교사상 수상 
과학교육은 재미있고 즐거운 놀이
열정 넘치는 교사가 만들어내는 나비효과


글 | 편집부


1658978735.6278image.png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가치와 역량은 어느 순간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학교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을 통해 차곡차곡 배우며 쌓여가는 것이다. ‘선생님 덕분에 15살 인생을 과학에 걸었다.’라고 말하는 학생의 한마디 말에 가장 행복한 과학 교사라고 말하며 교단에서 마지막 날까지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하는 박소영 교사. ‘올해의 과학교사상’을 수상한 서울 가락중학교 박소영 교사는 과학교사로서 앞으로 나아가야할 길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며 자신의 철학을 교육 현장에 적용해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다.


“학생들한테 즐겁고 신나는 과학으로 다가가기 위해 STEAM수업이 나오기 훨씬 전부터 융합수업을 해왔어요. 그래서 교실 수업 개선에 힘써왔고 덕분에 운이 좋게 상도 많이 받았고 다양한 연구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과학교육만을 생각하며 살아온 것 같아요. 저는 과학 교사 생활을 하면서 세 가지 소원이 있었어요. 첫 번째는 교과서를 쓰는 것이고 두 번째는 과학교사상을 수상하는 것이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 번째가 수석교사가 되어 학생들과 끝까지 남아 수업을 하는 것이었는데 2021년도에 이 모든 소원을 다 이뤄냈어요. 그래서인지 저는 열정을 가지고 모든지 열심히 하면 그만큼 보상은 따라온다고 생각해요.”


박소영 교사는 미국 과학 교과서를 번역해 한국 실정에 맞게 적용하는 STC-K에 참여하여 2009년 개정 중학교 과학 교과서와 빅 히스토리 최초의 인간은 누구일까?를 집필하였으며 STEAM UCC대회 우수상 수상, 교육감 표창, 창의적 수업사례 공모전 최우수상, 땅울림 동아리 최우수 지도교사상, 원격수업대상, STEAM 유공교원 교육부장관상, 제19회 올해의 과학교사상까지 받으며 말 그대로 열정이 넘치는 과학교사로서 아이들에게 열정 에너지를 그대로 전달하여 멋진 나비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인성 교육은 과학 교육의 기초와도 같아


1658978758.6969image.png우리 사회가 노령화가 되고 가족관계의 변화 등 사회문제, 과학기술과 생명윤리, 안정성 등 인간 존엄성에 대한 위협이 증대한다. 예를 들어 노인 치매예방을 위해 유전자 요법으로 기억력을 강화시키는 것은 학습능력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될 수 있고 성장촉진제와 다리 늘리기 수술에 의존하는 현재의 키 크기 열풍은 최신 의료기술이 만만치 않은 비용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부자들이 자식에게 지적, 신체적 능력을 선물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여기에서 유념해야 할 것은 이성과 합리성을 바탕으로 하는 과학적 사고방식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의식적 수준이든 무의식적 수준이든 성장과정에서 경험한 것들은 인간 삶의 방향이며 삶의 수준을 결정해 준다. 즉 인성은 사람이 어떤 경험을 하느냐에 따라 크게 변화하고 그 사람의 삶의 방향도 도덕적 행위의 질적 수준도 결정된다는 말이다. 그러한 점에서 인성교육은 과학 교육의 기초와도 같다.


박소영 교사는 과학 시간에 왜 인성 교육을 하는지 묻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는 학생들도 나중에는 곧 깨닫게 된다. 항상 학기 초에 학생들을 만나면 인성교육부터 시작한다고 말하는 박 교사는 과학 교육뿐만 아니라 모든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은 인성교육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학기 초에 약속을 정하고 그 약속을 지켜나가고 거기에 과학적 지식이 더해진다면 지금 교육과정에서 말하는 학생들의 역량 교육이 저절로 따라오는 것을 직접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인성 교육과 더불어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항상 강조하고 있다.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가치와 역량은 어느 순간 갑자기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학교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을 통해 차곡차곡 배우며 쌓여가는 것이다. ‘선생님 덕분에 15살 인생을 과학에 걸었다.’라고 말하는 학생의 한마디 말에 가장 행복한 과학 교사라고 말하며 열정을 쏟아 교단에서의 마지막 날까지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하는 박소영 교사의 미소가 아직도 생생하다.


코로나 위기 때, 원격 수업을 통한 과학 실험 진행


코로나로 인해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면서 수업을 열심히 하던 그때, 박소영 교사에게 위기가 찾아온 적이 있다. 당시 1학년 부장이었던 박 교사는 학생들이 학교가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고 4월 개학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된 것이 너무 안타까워 카메라를 들고 학교 구석구석을 촬영하기 시작하였다. 생전 처음으로 영상 편집도 하면서 학생들을 위한 학교 소개 영상을 만들고 담임선생님들과 CF를 만들어 학생들이 학교에 오지 않아도 선생님 얼굴을 알 수 있도록 열심히 사전준비를 하였다.


아울러 모든 수업시간에 단 한 시간도 예외 없이 실시간 수업을 하여 빠르게 원격 수업에 적응하도록 하였으며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해 원격 수업에서도 과학 실험을 진행하여 원격수업 우수사례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에 원격 상황에서도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방구석 실험실’이라는 프로젝트를 한 달간 진행해 집에서 DIY로 마스크를 재생하는 과학 실험을 하여 서울시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우수사례로 발표했을 뿐만 아니라 창의적 수업사례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또한 코로나로 인해 학생들의 활동이 줄어들고 행사가 축소되었음에도 동아리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여 다수 대회에서 수상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공을 인정받아 STEAM 유공교원 장관상과 더불어 과학교사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학생과 함께 소통하며 영감주는 교사로 남고 싶어


1658978940.955image.png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나비의 날갯짓이 타 지역에 태풍을 불러일으킨다는 뜻이다. 기상학자 에드워드 노턴 로렌즈가 만든 이 이론처럼 한 교사의 열정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주고 과학교육에 얼마나 많은 변화를 만들지는 아무도 모른다.


코로나 때문에 과학부스 운영이라든지 밖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거의 사라졌을 때 박소영 교사는 기상청에서 주관하는 땅울림 동아리 대회가 눈에 들어왔고 전국 중.고등학교 동아리반을 대상으로 지진해일안전에 대한 동영상을 제작하는 미션을 약 4개월간 수행하여 중학교 1학년 학생들과 함께 2020년에 대상을 받았다. 사실 고등학교 학생들과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겨뤄 1등을 하기는 쉽지 않은데 그만큼 열정을 다한 결과물이었다.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고자 그 다음해에도 열심히 도전을 했고 노력한 만큼 1등이라는 확신도 있었다. 그런데 아쉽게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해 2등을 했다. 학생들이 바쁜 시간을 투자하고 원칙을 지키고 최선을 다한 결과물이었지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정식 항의를 했고 대회 측에서도 미숙함을 인정했지만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게 하는 것도 지도 교사로서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던 그때 그 노력과 고민을 지켜보던 학생들이 직접 ‘진정한 지도교사상’ 상패를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저 과학이 재미있고 즐거운 놀이처럼 느껴지는 수업을 만들고 싶었다. 그리고 교단에서의 마지막 날까지 학생과 소통하고 영감을 줄 수 있는 교사로 남고 싶었다. 그 모든 시작이 나비효과처럼 퍼져 학생들과의 에피소드들이 모이고 모여 과학교사상을 받을 만큼 단단한 역량을 만들었고 이제 박소영 교사는 수석교사로서 더 많은 일들을 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