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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초등목공예교육연구회 체험 중심의 목공예교육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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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의 기쁨, 협력의 즐거움
행복을 만드는 목공예교육愛 빠지다


1631686506.9389image.png나무로 ‘나만의 무엇’을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진 이들이 있다. 목공예의 즐거움을 혼자만 알기 아쉬워 학생은 물론, 교원,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목공예교육을 하며 나무를 활용해 직접 만들어보는 재미와 창작의 즐거움을 널리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주인공은 서울초등목공예교육연구회. 이제 창립 5년째를 맞이하지만 서울초등목공예교육연구회에서 운영하는 목공예교육은 각종 교원 연수 및 학생 수업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5월 서울영원초등학교에서는 특별한 교육이 펼쳐졌다. 교사 50여 명이 나무뿌리를 이용해 목부작만들기 체험을 한 것이다. 죽은 나무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목공예의 매력에 푹 빠진 이들의 얼굴에는 행복이 넘실댔다. 목공예교육을 진행한 곳은 체험 중심의 진로교육과 창의·예술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목공예교육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에 힘쓰고 있는 서울초등목공예교육연구회다.


목공예 통해 행복교육 실현하는 교육연구회


서울초등목공예교육연구회(이하 교육연구회)는 유영삼 전 서울삼일초등학교 교장, 지양우 서울영원초등학교 수석교사, 김덕진 서울삼일초등학교 교사가 주축이 돼 2013년 창립했다. 초기에는 취미로 목공예를 하는 교원 모임으로 출발했으나 2012년부터 서울특별시교육청교육연수원의 교사 직무연수로 목공예교육을 맡아 진행하면서 지금의 교육연구회로 발전했다.
초창기 33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지금은 45명이 뜻을 함께하고 있다. 모두 학생들에게 목공 지도를 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초등교원들이다. 이들의 적극적인 봉사와 재능기부는 교육연구회 운영의 큰 원동력이 되고 있다.


부회장을 맡고 있는 지 교사는 “서울초등목공예교육연구회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목공예를 창의·인성·진로 지도 및 소시민적인 행복한 삶을 가꾸기 위한 자기계발의 매개체로 도입·적용·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보급·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1631686543.9756image.png연구회 활동은 학생, 학부모, 교원 모두 아이디어 생산과 기능 연마를 통해 노작활동과 생산활동의 즐거움을 맛보고 아울러 목공예를 통해 자신감과 자아존중감을 통한 행복감을 증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연구회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자료를 제작·보급하는 한편, 학생·교원·학부모를 대상으로 다양한 목공예교육을 진행하는 것은 더 많은 교육 현장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목공예의 즐거움을 느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목공예 활동을 하면서 아이들은 물론 교사나 학부모 역시 몰입의 기쁨과 협력의 즐거움을 알게 됩니다. 작품을 만드는 동안 큰 흥미를 가지고 집중력 높은 학습태도를 보일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목재를 자르고 구멍을 뚫고 협동 작품을 만들면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몸으로 익힙니다. 몰입과 협력의 결과물이 나왔을 때 만족도는 매우 높습니다. 이게 바로 목공예가 주는 즐거움이 아닐까요.”


체험 중심 진로교육과 창의·예술교육 활성화 기여


연구회는 수공예․목공예교육에 대한 교원의 전문성 향상과 수공예․목공예교육 프로그램의 일반화를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활동은 교원 연수다. 매회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서울교육연수원 초등교원목공예 직무연수를 연 3회 가량 운영하는 것을 비롯해 교육연구회 목공예 직무연수 연 2회 운영, 목공예교육을 위한 다양한 기법 활용 관련 회원별 기능향상 연수 등을 실시하고 있다.


1631686545.5464image.png또 다른 활동은 수업 나눔이다. 학교에서 수업 나눔을 요청하면 교육연구회 연구팀 교사들이 직접 방문해 교육을 진행한다. 목공예교육은 진로교육, 통일교육, 디자인교육 등 학교에서 이뤄지는 모든 교육활동에 적용할 수 있다. 가령 통일교육을 진행할 땐 솟대 만들기를 진행한다. 솟대에 통일기원 염원문을 적어 솟대에 매다는 식이다. 진로교육을 할 땐 나뭇가지를 잘라 붙여 자신의 꿈을 표현한다. 나뭇가지를 이용해 자성예언을 하는 셈이다. 때로는 의자, 머리핀, 샤프, 필통 등 생활소품을 만들기도 한다.


나만의 아이디어를 하나의 제품으로 만들어내다 보니 아이들의 호응과 만족도는 언제나 높다. 지 교사는 “나무를 이용해 자신에게 필요한 물건을 만들 때 나만의 생각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지를 고민하도록 주문한다”며 “아이들이 스스로 생각하고 디자인하고 사포질하는 과정을 통해 제품을 완성하면 성취감에 무척 뿌듯해한다”고 전했다.


목공예교육 컨설팅도 운영한다. 컨설팅장학을 요청한 학교를 방문해 전 교직원을 대상으로 목공예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체험을 진행한다. 교육은 진로교육, 스팀교육 등 학교에서 요청한 주제에 맞춰 운영한다. 최근에는 교육계 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메이커교육을 주제로 한 컨설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학부모 대상의 목공예교육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동아리 활동도 지도하고 있다.


목공예 즐거움 함께 나누는 목공예 문화 창조


목공예교육은 과학교육과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지 교사는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학생을 대상으로 목공예교육을 진행할 때면 나무와 관련된 과학지식을 전달한다. “목공예수업에 사용할 나무를 보여주고 향을 맡아보게 하거나 만져보도록 합니다. 그런 다음 나무마다 왜 서로 색깔이 다르고 향이 다른지, 또 침엽수와 활엽수의 목질이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해줍니다. 이런 과정은 자연스럽게 과학지식을 습득하도록 하죠.”


1631686600.9638image.png연구회는 목공예교육를 활성화하기 위해 아낌없는 열정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연구회 회원 및 다양한 교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지속적으로 프로그램 개발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전통적으로 사용했던 기법들을 목공예교육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고민한다.


“목공예교육에 다양한 기법을 접목하기 위해 옻칠하는 것을 비롯해 서각, 한옥 나무짜맞춤, 목각, 자개 등을 끊임없이 공부합니다. 만일 자개에 대해 배웠다면 머리핀 만드는 수업을 할 때 자투리 자개를 이용하죠.”


목공예 영역을 넓히는 것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는 소품, 의자, 서각 만들기를 위주로 하고 있지만 교육의 다양화를 위해 분야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지 교사는 “새로운 도전이라 쉽진 않겠지만 자연물을 이용한 목공예, 전통기법을 이용한 목공예, 우리나라 나무를 이용한 목공예 식으로 영역을 만들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목공예교육을 하는 이유는 나 스스로 행복하고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목공예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면 좋겠습니다. 원하는 이들에게는 얼마든지 즐거운 마음으로 도움을 주고자 합니다.”


연구회는 짧은 기간 동안 목공예활동 저변 확산, 초등 교육에 활용 가능한 목공예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이라는 큰 성과를 얻었다. 향후에는 더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 메이커교육의 일환으로 목공예교육을 통한 아이디어 개발과 새로운 목공예 문화 창조, 연구회 회원 작품전시회 및 세미나 개최에 힘쓸 계획이다.



MINI INTERVIEW  서울영원초등학교 지양우 교사

1631686456.1543image.png“목공예의 즐거움과 행복을 함께 나누기를 희망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무로 물건을 만드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고 나무와 함께 하는 행복을 나눌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서울초등목공예교육연구회 창립멤버인 지양우 교사가 목공예에 관심을 가진 건 2009년 무렵이다. 1988년부터 교사생활을 시작한 지 교사는 문득 교사생활에 염증을 느껴 2005년 철학을 공부하기 위해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그곳에서 독일 사람들이 취미생활을 열정적으로 즐기는 모습에 신선한(?) 충격을 받은 지 교사는 2009년 박사과정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취미활동으로 목공을 시작했다.
현재 연구회에서 프로그램 개발을 맡고 있는 김덕진 교사가 함께했다. 경기도 의왕시 백운호수 근처에 30평짜리 비닐하우스를 얻어 목공방을 차렸다. 40년 경력의 목공 장인으로부터 전통목공에 대한 기술을 전수받으며 취미활동을 이어나가던 그는 목공예교육을 전문으로 하기 위해 지금의 교육연구회를 조직했고 지금도 활발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목공예교육에는 많은 수고로움이 뒤따른다. 특히 재료를 준비하는 과정은 힘들고 때론 번거롭다. “만일 목부작을 한다면 죽은 나무뿌리가 필요합니다. 산에 가서 일일이 나무뿌리를 캐고 톱으로 자르고 흙을 털어내다보면 재료를 준비하는 데만 하루 종일이 걸리기도 하죠. 또 아이들이 편히 이용할 수 있도록 목재를 알맞은 크기로 자르다보면 손에 물집이 생기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그럼에도 지 교사가 목공예교육에 열정을 쏟는 이유는 목공예가 주는 즐거움이 너무도 크기 때문이다. “목공예활동을 하면서 내가 느끼는 즐거움을 다른 사람들도 함께 느끼면 좋겠습니다. 다른 이들과 즐거움을 공유하고픈 생각이 계속해서 목공예교육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