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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희 서울응봉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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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과학교사상 과학기술부 장관상 수상자 


더 나은 과학교육을 실천하는 선생님, 우리 선생님

알아가는 즐거움 있는 과학, 보다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도록 기대


올해로 교직생활을 시작한지 34년째. 평생 교단에 서며 아이들과 만나온 이진희 교사에게 최근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바로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최하는 올해의 과학교사상 과학기술부 장관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것. 스스로 상을 받는 데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지만, 막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니 지금까지 교직에서 보내온 시간들이 아름다운 추억의 장면처럼 스쳐갔다.


과학인의 자부심으로… 과학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이진희 교사는 어린 시절부터 과학자를 꿈꾸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천문학자가 되어 밤하늘의 별을 관측하고 우주의 비밀을 탐독하는 꿈을 그렸다. 주변의 기대를 받던 우등생이었기에 진학만 한다면 마냥 불가능한 꿈만은 아니었을 터. 하지만 학창 시절 갑작스럽게 닥친 부친의 작고로 좀 더 안정적인 진로를 선택해야 했다. 그렇게 교대에 진학했고, 초등학교 교사를 평생의 업으로 삼았다. “다행히 교대에서 배우는 공부가 적성에 잘 맞았습니다. 대학에서도 초등과학을 전공했으니 어찌 보면 뿌리부터 과학인인 셈 이죠. 그동안 아이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느낀 점이 많아요. 아이들이‘과학은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알고 보니 선생님들의 인식도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고요. 선생님들이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느끼면, 아이들도 과학 공부에 더 흥미를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과학인의 자부심으로 과학교육에 오랜 기간 헌신해온 이진희 교사. 지금으로부터 8년 전, 수석교사가 되면서 더 나은 과학교육을 학교 현장에 전파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


“제가 수석교사 1기예요. 교수법을 연구하고 현장에 적용하면서 이러한 내용들을 다른 교사들과 공유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시작할 때부터 ‘이진희 선생님에게 딱 맞는 진로’라고 추천을 받았는데, 실제로 해보니 정말 적성에 꼭 맞아요. 근본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다양한 경험을 쌓는 걸 좋아하거든요. 지금도 순수과학을 넘어 응용과 학의 한 갈래인 STEAM 수업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STEAM 교육의 강점은 특정 분야만이 아닌 다양한 교과와 상황을 고려해 아이들에게 적합한 수업을 가변적으로 할 수 있다는 거예요.”


관심을 넘어 소명으로, 멋진 삶 위한 수단이 곧 과학


평생 교단에서 아이들을 만나왔지만, 여전히 자신에게 가장 큰 가르침을 주는 이들은 다름 아닌 아이들이다. 현재 서울응봉초등학교에서 메이커 동아리 지도교사를 담당하고 있는 이진희 교사. 지난해에는 동아리 활동을 하는 6학년 학생들이 그녀를 찾아왔다. “응봉동을 사랑해서 동네를 위한 일을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할 수 있을지 도와 달라”고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교직생활 33년 만에 처음으로 들은 이야기여서 내심 놀라웠어요. 그래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왜 동네를 사랑하는지 물어봤죠. 나름 진지한 이유와 생각이 있어서 일주일간 고민해보겠다고 대답하면서, 아이들에게도 뜻을 같이할 친구들을 모아보라고 이야기했죠. 저도 교장선생님께 조언을 구했더니 굉장한 아이디어를 주셨어요. 학교 바로 근처에 있는 응봉역 공영주차장에 유치원을 만들어 이 일대를 일종의 교육 단지로 구축하는 거였어요. 아이들의 시선에서 새로운 제안을 해보자는 거였죠.” 아이디어를 접한 학생들은 자발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연구를 시작했다. 3D 프린터와 3D 펜 등 제안에 필요한 기술들도 직접 공부하며 익혔다. 서울시립과학관과 연계해 특강도 받았다. 그렇게 아이들이 디자인한 도안대로 교육단지 모형을 만들었다.


“이 결과를 가지고 지난해 12월에 대전 에서 열린 메이커 동아리 발표대회에 나갔어요. 이런 활동이야말로 제대로 된 과학 교육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STEAM 교육 덕분에 아이들의 시민의식도 높아졌다. 이진희 교사는 STEAM 수업을 교육과정에 적용했다. 이진희 교사가 근무 중인 서울응봉초등학교는 교육부 지정 창의융합선도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서울응봉초는 올해부터 서울시교육청에서 시행하는 ‘꿈실’ 사업에 참여한다. ‘우리가 꿈꾸는 교실’의 약자인 ‘꿈실’은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협력적 창의지성 및 감성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이진희 교사는 “과학은 교육이나 학문이 아니라 ‘문화’”라고 이야기한다. 더욱 멋진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한 가지 방편이 바로 과학이라는 것. 앞으로도 그녀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정체되지 않는 정신으로 학 교 현장의 중심에서 자신의 열정을 녹여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