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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좌담] 우리학교 과학실험 안전교육! 이렇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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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효율적인 과학교육,
과학실험 안전교육으로 이뤄집니다


과학적 소양을 함양하고 과학 흥미도를 제고하기 위해 탐구·실험 중심의 과학교육을 실천하려는 움직임이 거세다. 하지만 안전을 담보로 하지 않은 과학실험교육은 자칫 학생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에 과학실험 중 안전사고가 노출되지 않도록 과학실험 안전사고 예방에 중점을 두고 안전사고 및 피해를 사전에 막아 안전이 담보된 효율적인 과학실험을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한 과학실험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초·중등 교사와 전문가, 정책담당자가 만나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좌담 일시 및 장소
일시  
2015년 6월 10일 오후 4시
장소  서울시과학전시관
사회자 양신호 상암고등학교 교감(본지 편집위원장)
참석자
이익모 인하대학교 교수
김영화 서울시교육청 장학사
이혜원 석계초등학교 교사
박진희 인헌중학교 교사
김용현 혜화여자고등학교 교사
강윤지 이태원초등학교 교사


사회자 | 탐구·실험 중심의 과학교육이 활성화됨에 따라 안전교육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과연 학교 과학실험실이 안전한 곳인지 궁금한데요. 먼저 실험실 내 안전사고 발생 현황 및 사고 사례에 대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김영화 | 학교안전공제회의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실험·실습에 의한 안전사고 발생률은 0.9%로 여타 체육시간, 휴식시간, 교과시간 때 발생한 것과 비교해 비율이 굉장히 낮습니다. 하지만 실험·실습 안전사고는 그 여파가 굉장히 커서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익모 | 학교안전공제회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학교 과학실 안전사고 발생 건수는 전국적으로 170여 건에 이릅니다. 비율은 낮을지 모르지만 숫자로만 보면 결코 적지 않은 횟수죠. 사고원인으로는 학생들의 부주의, 실험관련 지식 부족, 호기심과 충동 등이 있고 사고유형에는 찔림, 베임, 화상, 미끄러짐, 감전 및 알레르기 등이 있습니다. 그 중 심각한 사고도 몇 차례 있었습니다.



양신호 상암고등학교 교감
학생들에게는 사례를 중심으로 안전교육을 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안전교육은 예방에 있다는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오는 길에 우연히 아파트 건설현장에 붙은
문구를 봤는데 ‘위험을 미리 보는 것이 안전이다’라고 되어있더군요. 실험을 하기 전 어떤 위험이 있을 수 있는지 미리
상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이익모 인하대학교 교수
안전교육의 목적은 간단히 말하면 과학실험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 및 교사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실험을 함에

있어 존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위험요소들을 미리 파악하고

발생 가능한 사고에 대해 대응방법을 알려줌으로써 사고를

예방하며 혹여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최소한의 인적, 물적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안전교육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김영화 서울시교육청 장학사
실험실 안전환경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지난해 초중고 1,305개 교를 대상으로 과학실험실 안전점검을 했는데 안전관리가 미흡한 곳이 적지 않았습니다. 비상시 대피할 수 있는 비상통로(비상문) 등이 확보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91개 교였고 알코올, 가스 등의 인화성 물질을 사용하는 실험실 및 준비실에 환풍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79개 교나 있었어요.



이혜원 | 2013년도에 발생한 안전사고의 사례를 몇 가지 살펴볼까 합니다. 첫 번째, 산소 발생 실험이 필요한 장치를 준비하던 중 고무마개에 유리관을 꽂으려다 유리관이 파손되어 유리조각에 손가락이 찢어진 사고가 있었고요. 두 번째, 과학시간에 낮과 밤이 생기는 까닭을 실험하기 위해 갓 없는 전기스탠드를 잡는 순간 감전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과학실험 안전교육은 학생과 교사의 안전 지키는 보호책


사회자 | 과학실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과학실험 안전교육의 목적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에 관해 살펴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익모 | 연구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2005년에 연구실 안전환경 조성에 관한 법률이 만들어졌습니다. 제1조를 보면 이 법의 목적이 나와 있는데 그 내용이 곧 안전교육의 목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안전교육의 목적은 간단히 말하면 과학실험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 및 교사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실험을 함에 있어 존재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위험요소들을 미리 파악하고 발생 가능한 사고에 대해 대응방법을 알려줌으로써 사고를 예방하며 혹여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최소한의 인적, 물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안전교육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김영화 | 과학실험 수업 시 선생님 혼자서 모든 아이들을 관리하자면 어려움이 뒤따릅니다. 따라서 학생들에게 실험실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고 어떤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안전교육과 안전수칙,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알려주는 대처요령 등에 대한 교육이 굉장히 필요합니다.


김용현 | 안전교육을 했을 때와 안 했을 때의 차이는 매우 큽니다. 어떤 식으로든 교육을 하면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학생들이 실험할 때 스스로 조심하게 되죠. 하지만 교육을 받지 못하면 아예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기 때문에 교육은 무조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혜원 석계초등학교 교사
우선 도구의 바른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기존 도구는 물론 각 단원별로 새로 나온 도구도 꼼꼼히 확인해서 도구의 사용법에 대해 철저히 지도해야 합니다.
실험실에서의 자세도 중요해요.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가장
많거든요. 실험실에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어떻게 실험해야
하는가를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다뤄줘야 합니다.

박진희 인헌중학교 교사
중요한 건 실험할 때마다 안전교육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실험마다 안전교육의 내용이 달라지니까요. 중학교도

학교마다 차이는 있는데 대체로 실험일지는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경우는 보통 주단위로 동일한 실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단위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요.

며칠부터 며칠까지 몇 개 반을 대상으로 어떤 실험재료를

사용했다는 식으로 기재합니다.

 

김용현 혜화여자고등학교 교사
무조건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교육하기보다 안전교육이 나의 안전을 지켜주는데 꼭 필요한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해요. 그러면 오히려 아이들이 먼저 “오늘 수업에서 주의해야할 사항은 무엇인가요?”라며 안전교육을 요구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안전교육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박진희 | 방금 하신 말씀에 적극 동의해요. 실제로 교사들조차도 일상적으로 반복해서 수업하고 실험하다보면 안전에 대해 불감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선생님들이 먼저 안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몸에 익혀야합니다. 학생들 역시 초등학교 때 실험과 관련한 안전교육을 받은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이 실험기구를 다루는 모습을 보면 확연히 차이가 나더라고요. 안전교육은 학생과 교사 모두를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자 | 학교현장에서 안전교육이 꼭 필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학교에서는 실제로 어떠한 내용의 안전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나요?


이혜원 | 우선 도구의 바른 사용법을 알려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기존 도구는 물론 각 단원별로 새로 나온 도구도 꼼꼼히 확인해서 도구의 사용법에 대해 철저히 지도해야 합니다. 실험실에서의 자세도 중요해요. 부주의로 인한 사고가 가장 많거든요. 실험실에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어떻게 실험해야하는가를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다뤄줘야 합니다.


김용현 | 안전교육 내용은 실험실 행동수칙, 학생들이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할 것, 시약이나 기구 다루는 법, 응급처치방법, 안전설비사용법 등으로 크게 나누어볼 수 있어요. 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여건 상 실험횟수가 적다보니 사고가 많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주로 기본적인 행동수칙을 강조하는데요. 예컨대 실험복을 착용해야 한다, 실험실에서는 음식을 취식하면 안 된다, 뛰어다니면 안 된다 등이죠. 또 실험에 따라 시약이나 기구 다루는 법, 폐수처리법 등을 교육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많은 교육 내용 중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부분을 어떻게 발췌해서 전달하느냐가 아닐까요?



강윤지 이태원초등학교 교사
우리 학교에서는 전체 교직원 대상으로 관련 동영상을 보여주며 안전교육 연수에 관해 설명회를 갖고, 실험수업 시작 전 5분 정도 단원관련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다만 무엇보다 안전사고 예방에 가장 중점을 두어야할 것 같아요.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서 아이들이 실험·실습 위주의 과학수업을 즐거운 수업으로 인식하도록 해야 해요.



박진희 | 중요한 건 실험할 때마다 안전교육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거예요. 실험마다 안전교육의 내용이 달라지니까요.


김영화 | 안전교육에 대해서는 교육부에서도 굉장히 많이 강조하고 있는 부분입니다. 지난 5월 교육부 담당연구사와 초중고등학교를 방문해 안전교육 실태를 점검했는데요. 그 중 과학실 학생 안전사고 예방교육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학교가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서울금화초등학교인데요. 이 학교는 과학실험 수업 전 학생들을 대상으로 5분 안전교육을 실시함에 있어 3~6학년별로 각 단원에 따라 세부적으로 안전 지도 계획을 세워놓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또한 안전지도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실험 안전 수칙에 관한 PPT 자료를 만들어 학년 초에 대대적으로 안전교육을 하고 과학실 안전사고 관련 동영상도 보여줍니다. 그리고 모든 학생들에게 실험실 안전 서약서를 작성하도록 합니다. 안전교육 자료에는 사고가 났을 때 어떤 선생님과 병원에 연락해야하는지를 알 수 있도록 비상연락처를 기재해 놓았고요. 안전사고에 대비해 가능한 한 모든 조치를 하고 있는 거죠. 더불어 안전사고 유형별 예방 대책을 마련하여 각 상황별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어떻게 응급처치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도 구체적으로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단지 보여주기식 교육이나 실적을 쌓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를 보호하기위한 안전교육, 정말 학생들에게 필요한 안전교육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익모 | 금화초등학교처럼 안전교육에 열심인 학교가 있다는 것이 반갑군요. 지금까지 언급된 내용이외에 더 추가할만한 내용들이 몇 가지 있어 살펴볼까 합니다. 우선 안전교육의 목표는 사고가 발생한 것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하는 것이라는 점을 학생들에게 각인시켜줄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안전수칙을 설명할 때 왜 안전수칙을 지켜야하는지 그 이유도 설명해주어야 합니다.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더 필요한 부분인데요. 예컨대 그냥 실험실에서 뛰지 말라고 이야기할 게 아니라 뛰면 어딘가에 부딪힐 수도 있고 미끄러질 수도 있어 여러 가지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뛰면 안 된다고 이야기해주는 거죠. 그래야 학생들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요. 더불어 만약 가능하다면 사고사례를 모아서 이야기해주면 학생들을 집중시키는데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대처요령 철저히 숙지해 더 큰 사고 막아야


사회자 | 방금 말씀해주셨듯이 학생들에게는 사례를 중심으로 안전교육을 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안전교육은 예방에 있다는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요. 오는 길에 우연히 아파트 건설현장에 붙은 문구를 봤는데 ‘위험을 미리 보는 것이 안전이다’라고 되어있더군요. 실험을 하기 전 어떤 위험이 있을 수 있는지 미리 상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긴급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알려주는 대처요령도 중요할 텐데요.


김용현 | 안전교육은 학생교육도 중요하지만 교사교육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금화초등학교의 사례처럼 다양한 사고유형에 따라 대처요령을 교육시켜도 학생들이 실제 사고 상황에 닥치면 교육받은 대로 대처하기는 힘들 테니까요. 때문에 교사가 상황별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를 충분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김영화 | 김용현 선생님의 의견에도 찬성하지만 교사가 임장지도를 안하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교사가 없을 때 학생들이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에 대한 교육이 없으면 생명을 위협하는 아주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교사교육뿐 아니라 학생교육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익모 | 학교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사고를 수습하려 하지 말고 일단 사고 현장에서 피하는 게 중요합니다. 사고처리와 관련하여 전문지식이 없다면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특히 어린 학생들에게는 사고처리보다 대피를 우선시하라고 강조하는 게 더 효과적입니다.


사회자 | 그렇다면 일선학교에서는 실제로 안전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선생님과 학생들의 안전교육에 대한 인식은 어떠한가요?


강윤지 | 우리 학교에서는 과학부장님이 안전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셔서 안전교육을 여러 부분에서 실천하고 있어요. 전체 교직원 대상으로 관련 동영상을 보여주며 안전교육 연수에 관해 설명회를 갖고 금화초등학교처럼 실험수업 시작 전 5분 정도 단원관련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또 과학실에 장부를 비치하여 실험 후에 누가 언제 어떤 내용의 안전교육을 실시했는지 간단히 적도록 하고 있습니다.


김용현 | 고등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학교는 아주 간략한 형태로 사용일지를 쓰고 있어요. 실험실을 사용했는지 여부, 수업주제 정도 적는 정도죠.


박진희 | 중학교도 학교마다 차이는 있는데 대체로 실험일지는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의 경우는 보통 주단위로 동일한 실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주단위로 작성하는 경우가 많아요. 며칠부터 며칠까지 몇 개 반을 대상으로 어떤 실험재료를 사용했다는 식으로 기재합니다.


이혜원 | 우리 학교의 경우는 과학전담교사들이 모두 안전교육 연수를 받았고 5분 안전교육도 실시하고 있어요. 특히 과학실 이외 다른 안전교육에 관한 것도 자료를 만들어놓았어요. 과학 관련 안전교육은 도구 사용과 실험실 안전에 관해 두 가지 지침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습니다.


김영화 | 안전교육은 교사교육과 학생교육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학생교육은 수업 전 5분 동안 안전교육을 하도록 되어 있고 교사교육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연 2회 이상 소속 직원 대상으로 안전교육을 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41조 제7항을 보면 사업주는 대상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근로자에게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지 않은 경우 과태료를 내도록 하고 있어요. 실험실 일지가 교육을 했다는 근거자료가 됩니다. 아울러 MSDS 게시물을 비치하지 않거나 경고표시를 하지 않아도 과태료를 물어야 합니다. 하지만 학교 일선에서는 아직 이 부분을 확실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이런 방침을 지키지 않은 학교에 과태료를 부과하기도 했습니다. 교육청에서 사례를 내려 보내기도 하지만 확실한 인지를 위해 학교에 공문을 발송하는 방법도 고려 해봐야할 것 같습니다.


이익모 |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달라졌을 것 같은데 안전교육에 대한 일선 학교의 인식은 어떤지 궁금하군요.


김용현 | 안전교육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과학교사들은 모두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어요. 다만 안전교육에 대한 필요성은 인지하면서도 아직 생활화가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사회자 | 요즘 메르스 문제로 떠들썩한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보다는 미리 철저히 예방하면 각종 사고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김영화 | 실험실 안전환경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지난해 초중고 1,305개 교를 대상으로 과학실험실 안전점검을 했는데 안전관리가 미흡한 곳이 적지 않았습니다. 비상시 대피할 수 있는 비상통로(비상문) 등이 확보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91개 교였고 알코올, 가스 등의 인화성 물질을 사용하는 실험실 및 준비실에 환풍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79개 교나 있었어요. 또 과학실험보조사를 배치하지 못한 학교가 232개 교였고 실험수업 시 실험복, 마스크 등의 안전보호 장비를 착용하지 않은 학교도 160개 교였습니다. 그런 점에서 학교와 선생님들의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변화가 필요합니다.


안전사고 예방이 중요… 안전교육의 생활화 필요


사회자 | 이제 학교에서 과연 안전교육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안전교육을 실시할 때 문제점이나 애로사항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야기 나눠볼까 합니다. 실험분량이 있기 때문에 미쳐 안전교육을 못하고 넘어가거나 학생들이 교육을 듣기 싫어해서 그냥 지나치는 경우도 있지 않나요?


김용현 | 화학실험을 하는 경우에는 안전교육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약과 같은 위험한 물질을 많이 다루다보니 안전교육을 하다보면 5분, 10분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죠.


이혜원 | 안전교육은 수업 전뿐 아니라 실험을 마친 후에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초등학교에서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고가 깨뜨림인데 보통은 실험을 마치고 정리정돈하면서 많이 발생하거든요. 하지만 과학실이 한정되어 있어 서둘러 다음수업으로 교체하다보니 늘 정리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에요. 안전교육으로 마무리해야 하는데 아이들 집중력도 떨어지고 선생님도 바쁘다보니 우왕좌왕하는 사이에 사고가 발생하는 것 같아요. 시간안배를 잘 해야 할 필요가 있죠.


박진희 | 저도 안전교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보니 실험시간이 부족한 경우를 몇 번 겪었어요. 특히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다소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거나 미리 실험 준비를 다 해주다보니 아이들에게서 실험하는 즐거움을 빼앗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더라고요.


사회자 | 그렇다면 과학실험 안전교육을 할 때 어느 부분에 초점을 두는 게 좋을까요?


강윤지 | 앞서 말씀하셨듯이 안전사고 예방에 가장 중점을 두어야할 것 같아요.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서 아이들이 실험·실습 위주의 과학수업을 즐거운 수업으로 인식하도록 해야 해요.


김용현 | 무조건 하면 안 된다는 식으로 교육하기보다 안전교육이 나의 안전을 지켜주는데 꼭 필요한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해요. 그러면 오히려 아이들이 먼저 “오늘 수업에서 주의해야할 사항은 무엇인가요?”라며 안전교육을 요구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안전교육을 생활화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김영화 | 동감입니다. 예전에 한 영국 소년이 인도네시아에 여행 갔다가 학교에서 배운 쓰나미의 징조를 느껴서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다는 이야기가 있듯이 생활 곳곳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이 이루어져야겠습니다.


안전교육 생활화, 학교가 경각심 갖고 대처 방안 마련


사회자 | 말씀하셨듯이 안전교육의 생활화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일이 발생할 때만 대처를 하다보면 문제가 반복될 테니까요. 끝으로 정책담당자, 학교, 교사, 학생별로 효율적이고 안전한 과학실험을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할지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박진희 | 학생들은 교육받은 대로 잘 합니다. 오히려 선생님들이 안일함에 젖어서 안전교육을 소홀히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선생님들 스스로 필요성과 문제점을 인식하는 게 필요합니다.


김용현 | 결국은 인식 개선이 중요한 것 같아요. 학생들에게는 너무 부정적인 요소를 강조하면 실험수업의 즐거움이 떨어질 수 있지만 교사들에게는 겁(?)을 많이 주는 게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사고사례 중심의 교육자료가 효과적입니다. 자료를 보면서 ‘저럴 수도 있겠구나’하고 경각심을 갖는 거죠. 학교 역시 안전환경에 신경써야합니다. 우리 학교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최근 실험복과 보안경을 구비했는데요. 물론 경비가 많이 들지만 학교가 경각심을 갖고 개선 가능한 부분부터 실행해야 합니다.


김영화 | 선생님들의 의견을 듣다보니 교육청에서 더욱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학교에서 안전교육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청에서 확실한 지원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선 시급한 것은 선생님과 실무사 안전교육에 대한 지원입니다. 통계자료를 보면 실무사 안전교육 이수율이 76%에 머물고 있습니다. 또한 안전교육 우수학교나 안전사고 관련 사례를 발굴해서 보급하는 부분도 필요할 것 같네요.


이익모 | 여러분이 지적하신 것처럼 기본적으로 관계자 모두가 안전을 제일로 생각하는 안전의식 확립이 제일 중요하고 생활화되어야할 것 같습니다. 교육청과 학교는 안전시설 및 환경을 조성하는 게 필요하므로 이를 위해 조직체계나 안전관리책임자, 적절한 안전예산, 정기적인 안전교육실시 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교사의 경우에는 사전위험성평가를 통해 위험요소가 무엇이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을 학생들에게 교육시키면 사고예방이 가능할 것입니다. 또 학생들은 실험실습의 안전을 위해 안전수칙의 배경 등을 충분히 이해하고 필요한 개인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안전교육을 하고 안전시설을 설치한다고 해서 100% 안전을 확보할 수는 없습니다. 작은 사고가 누적이 되면 큰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는 만큼 안전과 관련해서는 아무리 작은 것이라 해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또 안전은 안전교육을 받는 것만으로는 사고를 방지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실행에 옮겨져야 합니다. 문제는 늘 설마와 괜찮겠지 하는 사이에 생긴다는 것을 명심해주셨으면 합니다.


사회자 | 모두 좋은 말씀 해주셨습니다. 교수님 말씀처럼 실험 전에 미리 위험요소를 접해서 안전교육을 충분히 한다면 더 알차고 행복한 실험이 될 것입니다. 과학실험 안전교육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전에 위험요소에 대해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것과 임장지도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 과학실험 안전교육에 대한 좌담에 장시간 잘 임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과학실험 안전교육 관련 좌담회가 지난 6월 10일 서울시과학전시관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과학실험 안전교육 실시 현황을 살펴보고 안전사고 예방 및 안전한 과학실험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왼쪽부터 강윤지 이태원초등학교 교사, 박진희 인헌중학교 교사, 이혜원 석계초등학교 교사, 이익모 인하대학교 교수, 김영화 서울시교육청 장학사, 양신호 상암고등학교 교감, 김용현 혜화여자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