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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달 행사 우수 운영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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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재능과 흥미가 쑥쑥 자라요~
체험하고 즐기며 꿈 키우는 과학의 달 행사


‘과학의 달’인 4월이 되면 전국 곳곳에서는 풍성한 과학 관련 행사가 펼쳐진다. 과학전시관을 비롯해 학교, 지방자치단체, 지방교육청 등에서는 과학체험 및 학술발표회, 전시회 등 다채로운 과학문화 행사를 4월 내내 개최한다. 다양한 과학축제를 직접 보고 참여하며 즐기는 사이 과학적 상상력은 쑥쑥 자라고 과학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진다.


4월이 ‘과학의 달’이 된 것은 4월 21일이 ‘과학의 날’인 것과 관련 있다. 과학의 날은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높이고 국민 생활의 과학화를 촉진하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과학기술처가 발족한 1967년 4월 21일에 맞춰 4월 21일을 과학의 날로 정하고 1968년 4월 21일 첫 기념식을 가졌다. 하지만 처음 과학의 날이 제정된 때는 이보다 훨씬 앞선 193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였던 당시 발명학회는 진화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의 기일인 4월 19일을 ‘과학데이’로 정하고 다양한 과학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생활의 과학화, 과학의 생활화’를 목표로 국민들에게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알려 민족의 힘을 키우고 독립을 염원했던 대대적인 국민계몽운동이었다. 하지만 일제는 이를 민족운동으로 간주해 거세게 탄압했고 1938년 제5회 과학데이 행사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중단된 과학의 날은 광복 이후인 1968년 4월 21일 과학기술처 발족 1주년을 기념해 다시 시작됐다. 이후 1976년에 4월을 과학의 달로 지정하면서 이 시기에 집중적으로 다양한 과학문화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기획부터 운영까지 학생 중심…성취감 높여


4월 과학의 달이 되면 초·중·고등학교 할 것 없이 들썩이기 시작한다. 과학에 대한 관심과 이해를 높이기 위해 저마다 특색 있고 다양한 과학의 달 행사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과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도 만들기, 그리기, 독후감 쓰기 등 각양각색 체험을 하며 과학을 재미있게 즐긴다.


혜성여자고등학교의 서지혜 교사와 서울강서초등학교의 장우혁 교사는 과학의 달 행사를 통해 학생들이 교과 시간에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체험과 실험을 하여 과학적 소양을 함양하고 학문적 호기심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먼저 혜성여자고등학교(교장 윤영식)는 매년 5월이면 ‘혜성 창의인성한마당’이라는 이름의 행사를 개최한다. 2015년에 4회째를 맞이한 이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기획부터 운영까지 학생들이 행사의 전반을 책임지고 준비한다는 점이다.




행사가 열리기 몇 개월 전부터 학생들은 자율적으로 팀을 꾸려 탐구 주제, 운영방식, 재료 등을 포함한 부스운영계획서를 제출한다. 심사를 통해 팀이 선정되면 해당 팀의 학생들은 한 달 동안 개방되는 학교 실험실에서 부스 운영에 필요한 준비를 한다. 시행착오를 겪기도 하지만 모든 준비는 학생들의 주도하에 이뤄진다. 다시 2번의 예비 발표를 거쳐 최종적으로 선정된 팀만이 행사에서 부스를 운영한다.


행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과학실험과 외부대회 경험이 많은 과학반 학생들을 주축으로 ‘창의인성한마당 학생추진위원회(한추위)’가 구성된다. 한추위 학생들은 개방 실험실에서 실험기구를 다루는 법이나 발표 등을 코칭하고 예비 발표와 본 발표를 준비하며 보고집을 만드는 등의 활동을 한다.


혜성여고에서 융합과학수업과 화학수업을 맡고 있는 서지혜 교사는 “혜성 창의인성한마당은 일반적인 과학의 달 행사와 달리 초·중등학교에서 해왔던 1회성 행사보다는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재미있게 열정적으로 준비한다”고 밝혔다.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축제 한마당


혜성 창의인성한마당의 또 하나의 특징은 재학생뿐 아니라 외부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행사라는 점이다. 다양한 실험과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인근 학교 교사들과 학생들의 참여가 높으며 단체로 체험학습을 신청하는 초·중학교도 있다. 이에 한걸음 더 나아가 지역 초등학교 및 도서관과 연계해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혜성여고 학생들이 직접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는 재능기부형식의 봉사활동도 펼친다.


특히 2015년부터는 부스를 운영하는 발표보고서 이외에도 학생들이 해당분야의 권위자나 대학 교수에게 자문을 구해 연구보고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권장해 많은 학생들이 깊이 있는 연구보고서를 작성했다.


혜성 창의인성한마당은 초기에는 과학 한마당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과학 축제로 시작했으나 다양한 인문사회계열 행사도 포함하면서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다. 2015년에는 60여개의 부스를 마련하고 자연·인문·인성의 3가지 분야로 나누어 진행했다.


표면장력을 이용한 메모꽂이 만들기, 3D프린터를 이용한 점자와 촉각교구 개발, 無안경3D의 원리 이해와 체험, 숯전지 미니선풍기 만들기, 빛의 반사를 이용한 정육면체 만화경 만들기, 마블링을 이용한 아름다운 그림 만들기, 위안부할머니들께 편지쓰기 및 팔찌제작,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긍정적 부정적 측면, 독도영유권분쟁 및 독도에 대한 올바른 인식 갖기 등 다양한 주제의 부스가 마련돼 재학생들과 외부인들의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행사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반응 역시 뜨겁다. 서 교사는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가하고 스스로 탐구분야와 운영방식 등을 구성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며 “학문적 성장뿐 아니라 팀원들과의 협동과 갈등해결 등을 경험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많은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이어 “지역의 초등학교 및 도서관과 연계해 봉사활동을 진행하는 것도 학생들에게 의미 있는 활동으로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6년에는 더욱 확대된 형태의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서 교사는 “혜성 창의인성한마당과 연계된 창의인성봉사활동인 혜성 놀이마당을 진행할 것”이라며 “지역사회와 인근 학교들과의 연계성을 조금 더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즐겁게 체험하며 과학에 대한 흥미 키워


서울강서초등학교(교장 이기희)는 매년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강서 사이언스 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2013년에 시작해 2015년 3회째를 맞이했다. 행사는 학교 운동장에서 전일제로 실시된다. 탱탱볼 만들기, 액체자성체 체험, 펀 플라이스틱, 비눗방울 만들기, 방향제 만들기 등 20여개의 체험마당이 부스별로 마련된다.


행사에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교생이 참여한다. 1~2학년 학생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각 교실에서 단풍나무 씨앗 만들기, 균형 잡는 잠자리 등의 체험 활동을 하고 3~4학년생과 5~6학년생은 실내와 실외를 교대로 오가며 체험 활동을 한다. 학생들은 신나고 재미있는 활동을 하며 과학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을 키운다.


아이들이 활동에 참여해 스스로 과제를 해결하는 동안 교사들은 학생들이 체험을 잘 할 수 있도록 임장지도 및 학생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보조 역할을 한다. 특이한 점은 학부모들도 함께 한다는 것이다. 강서초등학교에서 4~5학년 과학을 가르치며 과학체험행사를 기획하는 장우혁 교사는 “교사만으로는 행사를 진행하기 힘들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도움을 받는다”며 “아이들을 위한 행사다보니 부모님들이 굉장히 좋아하시고 협조율도 굉장히 높다”고 말했다.


장 교사는 과학의 달 행사 이후 아이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한다. “행사가 끝나고 수업을 하면 아이들의 질문이 급격히 많아져요. 과학이 재미없고 어려운 과목이라 생각했던 아이들은 과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또 과학에 관심 있던 아이들은 과학에 더욱 깊이 빠집니다.”


만족도 높이기 위해 융합과학체험도 계획


강서초등학교는 학교 특성상 교사가 각종 프로그램을 개발한다. 장 교사는 다른 학교와 과학전시관에서 하는 축전, 재학 중인 대학원 세미나, 교사들끼리의 모임 등을 통해 아이들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아이들이 재미있게 경험했던 활동들을 조사해 아이디어를 얻는다.


초창기 장 교사는 생각했던 것과 아이들의 반응이 너무 달라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아이들이 재미있어할만한 프로그램들을 골라 진행했는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오히려 호응이 없을 것 같은 프로그램에는 즐겁게 활동하더라고요.” 이후 장 교사는 행사가 끝날 때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만족도 조사를 하고 호응이 높은 프로그램을 고정으로 진행하고 있다. 아이들의 가장 높은 관심을 얻는 활동은 단연 만들기다. 플러버(탱탱볼) 만들기, 솜사탕 만들기는 언제나 1, 2위를 다투는 인기 프로그램. 평소에 질문이 없던 아이들도 이날만은 과학적 원리에 대해 궁금해 하며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야하는지 질문하느라 여념이 없다.




4월의 행사를 위해 3월 한 달간은 늘 정신없이 보낸다는 장 교사는 “행사를 기획하고 프로그램을 짜느라 힘들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만족감을 보이고 좋아해하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아이들이 더욱 신나고 재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체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과학과 예술의 융합, 과학과 수학의 융합 등 융합과학체험을 활성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학생이 주도해야…활성화 위한 지원 필요


“우리는 생활 속에서 과학의 혜택을 많이 받으며 살고 있습니다. 그러한 과학기술이 지금 우리 학생들 중 누군가의 손에 의해서 발전하게 될 것입니다. 과학체험행사는 어렵다고만 생각하는 과학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과학이 주는 편리함과 미래상을 만끽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서지혜 교사는 과학의 달 행사가 주는 이점에 주목한다. 과학은 학생들에게 어려운 과목으로 인식되어 있는 경향이 있고 특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업시간에 배우는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이 실험이나 탐구활동보다는 이론위주이다 보니 그 내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과학 관련 행사는 딱딱하게 배운 이론을 직접 실험하게 해주고 교과서 밖에도 굉장히 다양하고 신기한 과학이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준다고 서 교사는 단언한다.


장우혁 교사 역시 과학의 달 행사에 대해 긍정적이다. 다양한 체험활동을 통해 과학문화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과학적 소양을 함양하게 된다는 것이 장 교사의 생각이다. “초등학교 수준에서는 이론을 배우고 외우는 것보다 한번 경험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직접 만지고 행동하고 경험하는 것들이 쌓여서 나중에 잊히지 않는 기억으로 남거든요. 초등학교에서의 과학체험행사는 아이들이 과학에 더 흥미와 즐거움을 느껴서 과학이 재미있는 과목이구나 생각하게 해줘야합니다.”


과학의 달 행사가 더욱 활성화되고 높은 효과를 얻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서지혜 교사는 이에 대해 학생이 주도적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흔히 과학의 달 행사는 1회성으로 진행됩니다. 물론 그러한 행사들 역시 학생들에게 과학적 흥미를 불러일으키기는 하지만 흥미위주의 단발성 행사보다는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직접 구성하고 준비해 발표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면 보다 고차원적이고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장우혁 교사는 다양한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한다. 장 교사는 “아직 과학의 달 행사를 개최하지 않은 학교들이 있는데 이는 현실적으로 여건이 안 되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실현시키는 과정이 쉽지 않고 행사를 운영하는 방법도 잘 모른다. 또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거나 교사들의 업무가 과중되는 것도 원인”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행정적 지원과 인력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더 많은 학교에서 다양한 과학체험행사가 이뤄져야 합니다. 과학의 달 행사는 아이들이 과학에 대해 즐거움을 갖고 호기심을 느낄 좋은 기회임이 분명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