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THEME

학교 밖 과학교실의 유형과 우수 운영 사례

페이지 정보

본문

지루한 과학수업은 가라
학교 밖에서 만나는 더 새롭고 재미있는 과학


과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흥미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과학은 배울수록 재미없고 힘들다는 생각이 과학에 대한 마음을 멀어지게 하고 더 이상 과학을 꿈꾸게 하지 않는다. 그러나 어렵고 딱딱한 과학도 학교 밖으로 나와 실험·탐구·체험을 만나면 한층 새롭고 재밌어진다. 자연스럽게 과학의 세계에 빠져들면서 호기심은 탐구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선입견은 비로소 이해하는 기쁨으로 바뀐다.


글 | 편집부


학교 밖 과학교실은 학교 밖의 공간에서 이뤄지는 과학교육은 물론, 학교이외 다른 기관이나 단체가 학교내외서 운영하는 과학교육을 포함한다. 과학교육은 일반적으로 과학수업시간에 교실이나 실험실에서 이뤄지지만 기자재, 장소, 인력 등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이를 보완하기 위해 과학관, 박물관, 유적지 등의 장소에서 전문인력의 지도아래 과학 탐방을 하거나 주변 자연환경과 시설에서 다양한 탐구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학교 밖에서 쉽고 재미있는 과학을 만나면서 차츰 과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과학마인드를 함양하게 된다.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 교육연수부에서 학교 밖 과학교실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정해운 교육연구사는 “학교 밖 과학교실은 학교 교육과정에서 접하기 어려운 과학실험, 탐구활동 등을 학생들에게 안내하는 과학체험교실”이라며 “학생들은 학교 밖 과학교실을 통해 학교에서 쉽게 접하지 못하는 다양한 과학체험 및 탐구실험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과학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증진시킬 수 있으며 나아가 이공계 진로탐색의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강동송파영재교육원 과학협력학교(천호중)의 총괄운영을 맡고 있는 안덕근 천호중학교 자연과학부장의 생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안 교사는 “청소년, 지역 주민들이 손쉽게 과학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고 상상·도전 중심의 과학 문화를 확산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학교 밖 과학교실의 목적”이라며 “농어촌, 도서벽지 등 소외된 지역과 저소득층 학생의 과학체험 기회를 확대해 지역, 계층 간의 과학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청소년기의 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과학프로그램을 제공해 사고력 및 창의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말한다. 또한 “학교 과학교육과정에서 부족한 실험·체험·탐구 중심의 과학프로그램을 제공해 심화된 과학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학교 수업 시간의 한계와 차별화된 수준 및 환경을 구성하기 때문에 학교 밖 과학교실은 반드시 필요한 활동”이라고 설명한다.


실험·관측·체험 어우러져 탐구력 쑥쑥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은 과학창의력교실, 마을 속 과학옹달샘 창의과학교실, 토요가족생태환경교실 등 다양한 학교 밖 과학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표 프로그램은 과학창의력교실로, 학교 단위로 신청을 받아 초등학교 5, 6학년 및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간 80일 동안 진행한다. 해마다 약 8천명이 프로그램에 참가한다.


프로그램은 탐구부터 체험, 관측, 놀이까지 복합적으로 구성돼있다. 작은 생물의 속삭임, 탭댄스 추는 거미, 신기한 코브라피리 등의 융합과학탐구실험 활동 40여 종을 비롯해 천문대 시설을 활용한 태양관측, 별자리 교육 등의 천문교실, 스마트교실에서 이뤄지는 스마트 교육 및 놀이기구를 통해 과학 원리를 이해하고 탐색하는 과학놀이체험마당, 도심 속 농경문화 체험 등 호기심을 끄는 과학탐구체험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만날 수 있다.


“과학에 관심이 없었는데 활동에 참가하면서 관심이 많아졌고 과학이 재밌게 느껴졌어요.” “알지 못했던 다양한 과학상식을 알게 됐어요.” “과학과 친해졌어요.” 참가 학생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긍정적이다. 만족도 설문조사 결과 언제나 95% 이상이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학생과 교사의 선호도가 높은 덕분에 과학창의력 교실의 참가신청 경쟁률은 매년 5:1을 넘어선다.


이 프로그램이 환영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프로그램의 질이 우수하고 접근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에서는 우수한 과학체험 프로그램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우수 교사들을 프로그램 편성 위원으로 위촉해 학생들의 과학 탐구능력과 창의성을 신장시킬 수 있는 수준 높고 흥미 있는 과학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과학전시관에서 멀리 떨어진 학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참가하는 모든 학교에 전세버스를 제공해 안전하고 쾌적하게 학교 밖 과학교실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 연구사는 “과학창의력교실이 학생들의 이공계 진로 탐색의 발판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할 것”이라며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은 추후 서울학생과학체험관을 설립해 학교 밖 과학교실이 더욱 확대될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창의력교실 프로그램(초등학교 5학년) 예



긍정적 변화 이끄는 융합교육


학교 밖 과학교실은 교육 대상을 누구로 하느냐에 따라서도 그 유형이 나뉜다. 유·초·중학생을 대상으로 창의력·상상력을 키우는 과학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과학교실뿐 아니라 사회적배려계층 및 문화적소외계층·다문화가정·장애인 등 배려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교실, 주부·어르신 등을 포함한 가족 단위 과학교실, 공학 기술 이슈를 주제로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초·중·고등학생 대상의 과학교실 등이 있다.


강동송파영재교육원 과학협력학교(천호중)는 과학 유망주 조기 발굴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현재 중학교 1, 2, 3학년별로 20명씩 총 60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학생 선발은 매년 이뤄지며 각 학교에서 학생이 지원하고 담임교사가 추천하면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평가해 1.3배수를 선발하고 면접을 거쳐 최종 선발한다. 수업은 토요일과 방학을 이용해 연간 100시간 이상 진행한다.


과학영재교육원(천호중)은 학생들의 문제해결력 향상과 인성 및 창의성 신장, 미래사회에 대비한 융합인재 양성을 위해 활동 중심의 융합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학생들의 창의성과 인성을 고양시키는 수학, 과학, 창의·인성 등 3개 분야의 우수한 영재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과학축전 부스 운영 활동을 통해 인성, 리더십을 함양하고 봉사정신을 키우도록 하며 하계집중캠프 활동을 통해 영재 학생들 간 정보를 공유하고 탐구력 및 창의력을 증진시키도록 하고 있다. 또한 창의적 산출물대회를 개최해 동료 학생들과 연구 과제를 계획하고 탐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다양한 아이디어를 산출하고 창의적 사고력을 신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3D프린터와 드론 등 첨단 기기를 실제로 사용해 진로 결정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참여 학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매년 참여하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안 교사는 “학생들의 자연과학에 대한 이해와 흥미를 높이고 과학을 통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한편, 과학적 탐구심을 신장시킬 수 있는 계기와 STEAM 융합 인재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과학영재교육원(천호중) 탐구과제 수행 과정



누구나 어디서나 과학을 즐겁게 배울 수 있어야


“우리나라의 학교 밖 과학교실은 예산, 교육시설, 전문강사, 인프라 등의 면에서 선진국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천편일률적인 교육, 획일화된 교육, 무조건적인 주입식 교육으로 경쟁만 부추겨 도덕성을 상실하고 과정보다는 결과에만 치중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학교 밖 과학교육은 탐구과정(관찰, 측정, 조사, 견학, 추리, 실험, 해보기, 사고실험, 토론 등)을 통해 학생들에게 과학지식 및 탐구능력,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 과학의 본성을 인식시킬 뿐 아니라 창의성을 기할 수 있다고 말하는 안덕근 교사. 그는 내실 있는 학교 밖 과학교실을 운영하기 위해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실험재료비, 실험기구 구입비, 강사 및 운영 교사 수당이 현실화되지 않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학교 밖 과학교실은 주로 국립 과학관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과학전시관에서도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 산하 초·중학교 학생을 모두 수용하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예산 확대를 통해 학생들의 과학적 소양 및 탐구능력, 창의성을 신장시킬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합니다.”


정해운 교육연구사의 설명이다. 그는 학생들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증진시켜 이공계 진로 탐색으로 이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학교 밖 과학교실을 운영하기 위한 충분한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고 단언한다.


정 연구사는 예산 확대를 통해 과학창의력 교실 참여 학생들을 모두 수용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과학전시관 분관을 권역별로 신설해 서울시 어디에서나 학생들이 다양한 과학체험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향후 학교 밖 과학교실이 더욱 활성화되고 높은 효과를 얻으려면 어떠한 방향으로 진행돼야 할까? 이에 대해 정 연구사는 공간적 제약을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학교 밖 과학교실은 학생들이 쉽게 접근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권역별로 과학교육센터, 과학전시관 분관 등을 설립해 학생 누구나 과학을 즐겁게 누릴 수 있는 환경이 구축돼야 한다”고 말한다.


안 교사는 프로그램과 강사진의 질적 향상을 지적한다. 그는 “교사의 수급에 맞춘 강좌 개설보다는 학생이나 학부모가 원하는 수요자 중심의 강좌를 개설하고 수학·과학을 통합 운영하거나 융합 프로그램을 추가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내실 있는 과학교육을 위해 책임감과 봉사정신이 투철하고 전문성이 우수한 강사를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학교 밖 과학교육은 문제를 푸는 것에서 나아가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이 돼야 한다고 강조하는 안 교사. 그의 말처럼 무한경쟁시대에서 국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 지식을 새로운 관점에서 재조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으로서 학교 밖 과학교육이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