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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좌담] 학교 밖 과학교실,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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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밖 과학교실의 문이 활짝!
과학을 쉽게 재미있게 만나다


체험·탐구 중심의 과학교육에 대한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다. 과학에 대한 흥미와 호기심을 키워 과학의 이해를 높이고 더 나아가 과학적 소질을 계발해 미래 과학인재를 육성하는데 일조하기 때문이다. 이에 학교에서 접하기 힘든 다양한 형태의 과학체험을 선사하는 학교 밖 과학교실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우리나라 과학전시의 현 상황과 향후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보고 아울러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의 역할과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일자
2016년 5월 20일
장소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 회의실
사회자
김규상 한성과학고등학교 교감(본지 편집위원장)
참석자
박문수 서울특별시북부교육지원청 교육장
윤리나 문화재청 천연기념물센터 전문위원
정효해 서울신천초등학교 교사
김경화 창덕여자중학교 교사
한문정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교사


생생한 체험 선사하는 학교 밖 과학교육 흥미와 참여 이끌어 반드시 필요


사회자 아이들의 과학에 대한 흥미와 이해를 높이고 과학 친화적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학교 밖 과학교실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먼저 학교 밖 과학교실의 개념을 살펴보고 필요성과 효과에 대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정효해 학교 밖 과학교실은 학교 이외 밖에서 이뤄지는 과학교육을 의미합니다. 장소가 비록 학교라 하더라도 외부기관 및 단체에서 실시하는 과학지원사업도 포함되겠죠. 현재 각종 청소년단체 및 연구회 등에서 방학 중에 과학캠프를 실시하고 있으며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을 비롯한 여러 기관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과학축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학교 안보다 학교 밖에서 과학교육을 할 때 흥미와 참여도가 훨씬 더 높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학교 밖 과학교육이 제도권 교육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한문정 과학관 및 연구소를 탐방하든, 현장학습을 하든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교육적인 자원을 어떻게 이끌어내느냐’라고 생각합니다. 밖으로 나가면 학교에서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자원이 많이 있습니다. 과학관을 가거나 현장학습을 가면 실물이나 실물에 가까운 모형을 볼 수 있고 체험형 전시물을 통해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교육을 훨씬 더 풍성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프로그램을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박물관과 교사들의 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활동하는 ‘신나는 과학을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과학교사모임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과 협력해서 교사자문단을 꾸리고 있습니다. 여러 활동을 함께 모색하고 있는데 그 중 하나로 현재 한 달에 한 번 박물관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과학부스를 운영하고 있어요. 참여 교사가 과학반 학생들을 데리고 참여하는데 관람객들의 호응도 좋고 과학반 학생들은 부스를 운영하는 경험을 쌓고 봉사활동도 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습니다.


박문수 교과서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인데 이 범주를 넓혀주는 작업이 바로 학교 밖 과학교실입니다. 밖에서 자연관찰을 할 수도 있고 더 큰 효과를 얻기 위해 전시물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조작하다보면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이해력도 좋아집니다. 아이들에게 보다 많은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학교 밖 과학교실입니다.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학교 밖 과학교육은 반드시 필요한 활동입니다.


김규상 한성과학고등학교 교감
예산 지원이 확대되어 서부와 북부에도 분관이 마련되면 지역 아이들이 편리하게 활동할 수 있을 것이며 아울러 탐구전시동이 건립되면 더 많은 학생들이 과학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입니다.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이 과학교육의 메카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문수 서울특별시북부교육지원청 교육장
교과서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인데 이 범주를 넓혀주는 작업이 바로 학교 밖 과학교실입니다. 밖에서 자연관찰을 할 수도 있고 더 큰 효과를 얻기 위해 전시물을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조작하다보면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게 되고 이해력도 좋아집니다. 아이들에게 보다 많은 경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학교 밖 과학교실입니다.
윤리나 문화재청 천연기념물센터 전문위원
천연기념물센터에서 전시를 기획하고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느낀 점은 천연기념물이라고 해서 자연사적인 부분하고만 연관 있는 게 아니라 역사문화와도 상당히 관련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선생님들도 과학교실을 좀 더 활용해서 융합교육의 방향으로 폭을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신나고 재미있는 학교 밖 과학교육

높은 관심과 호응 얻어 효과 만점


사회자 학교 밖 과학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으신 만큼 학교에서 혹은 소속된 단체를 통해 다양한 형태의 학교 밖 과학교실을 운영하고 있을 텐데요. 호응이 높았거나 효과가 좋았던 프로그램이 있다면 소개해주시기 바랍니다.


김경화 미래학교인 창덕여중은 지리적 특성상 주변에 볼 것이 많아 여러 차례 학교 밖 체험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일례로 올해 전일제 과학의 날 행사는 예년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했는데 1, 2학년은 서대문자연사박물관을 견학한 뒤 근처 안산생태공원을 둘러봤고 3학년은 이화여대에서 캠퍼스 투어와 과학실험활동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식물 및 환경과 친해졌고 많은 것을 배웠다며 굉장히 좋아했습니다. 보람 있었다는 반응도 많았고요. 작년에 블록타임 수업을 할 때는 지역과 관계있는 과학을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학교가 위치한 지역과 연관된 과학 및 사회적인 요소를 가지고 외국인에게 소개하는 자료를 만들었죠. 학교 밖 교육은 안전문제를 고려해야하고 많은 준비가 뒤따르지만 더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앞으로 자주 이런 형태의 수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정효해 초등학교 교사지만 과학을 전공해서 평소 과학활동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제가 속한 서울초등기초과학교육연구회는 한국연구재단과 연계해 초·중·고등학생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금요일에 과학터치’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연구성과를 대중에게 소개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열리는데 매회 백여 명이 참여할 만큼 인기가 높습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교수들이 진행하는 본강연보다 우리 연구회 소속 초등교사들이 간단히 조작활동을 하거나 실험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도입강연의 참여율이 더 높다는 것입니다. 역시 학교 밖 과학의 모습을 보여줄 때 흥미도와 참여도가 높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정효해 서울신천초등학교 교사
전시관의 주요 역할로 전시 기능 못지않게 교육 기능 또한 중요합니다. 아이들이 그저 전시물에 대해 설명을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보다 활동적이고 체험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능까지 겸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시관과 학교 밖 과학교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김경화 창덕여자중학교 교사
작년에 블록타임 수업을 할 때 지역과 관계있는 과학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학교가 위치한 지역과 연관된 과학 및 사회적인 요소를 가지고 외국인에게 소개하는 자료를 만들었죠. 학교 밖 교육은 안전문제를 고려해야하고 많은 준비가 뒤따르지만 더 많은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앞으로 자주 이런 형태의 수업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한문정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교사
과학관 및 연구소를 탐방하든, 현장학습을 하든 중요한 것은 장소가 아니라 ‘교육적인 자원을 어떻게 이끌어내느냐’라고 생각합니다. 밖으로 나가면 학교에서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자원이 많이 있습니다. 과학관을 가거나 현장학습을 가면 실물이나 실물에 가까운 모형을 볼 수 있고 체험형 전시물을 통해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학교육을 훨씬 더 풍성하게 할 수 있습니다.



효율적인 학교 밖 과학교육 위해 교통·안전·인프라 등 문제 해결해야


사회자 학교 밖 과학교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운영에 힘쓰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에 부딪히는 경우도 적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장 큰 문제점이나 애로사항은 무엇일까요?


윤리나 우리나라 유일의 자연유산 전문 전시관인 천연기념물센터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특히 오는 9월부터 시행할 진로체험과 관련해 많은 학교에서 문의가 오고 있습니다. 차량을 제공해달라는 요청을 자주 해오지만 차량 제공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한문정 학교에서 박물관이나 과학관을 가려면 대부분 한 시간 이상 걸리고 교통편도 불편한 게 사실입니다. 아이들이 도착하기 전 이미 지쳐서 전시물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죠. 우리 학교의 경우 서울대 부설학교라서 서울대학교의 우수한 과학프로그램을 많이 활용할 수 있고 부설학교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도 많이 가지고 있지만 학교 간의 거리가 멀어서 보통은 학교 주변의 과학 인프라를 많이 활용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대학교 강연이나 연구소 탐방을 갈 때면 개인적인 인맥을 통해야하기 때문에 제약이 많습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과학교육을 위해 활용할만한 장소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과학교육센터나 전시관이 많이 없는데다 그곳에서 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부족해서 인프라가 많이 갖춰질 필요가 있습니다.


박문수 규모가 큰 전시관을 장거리로 방문하는 것은 힘들기 때문에 지역사회와 관련 있는 과학자료를 모은 과학교육시설을 각 지역마다 배치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과학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체계를 더 많이 확보해서 지원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김경화 창덕여중은 한 학년이 4학급이고 반당 20명 내외의 소규모라서 학교 밖 체험활동을 하기에 큰 무리가 없지만 학급당 인원이 많은 학교는 인원에 제약이 따르기 때문에 운영하기 쉽지 않습니다. 교육공간 확보 문제도 해결돼야 합니다. 일전에 한 대학에 있는 교육센터에서 운영하는 과학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했는데 교육장소를 구하지 못해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인맥을 동원해 간신히 학교 강의실을 구했지만 그런 어려움이 계속된다면 다음부터는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할 겁니다. 학교장의 마인드 역시 중요한 문제입니다. 저는 아이들을 데리고 학교 밖 체험활동을 많이 하는 편인데 만약 학교장의 안전 및 기타 학생지도를 문제 삼아 학교 밖 과학교육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일을 진행하기 힘들 것입니다. 그리고 얼마 전 학생들을 데리고 박물관을 방문했는데 교육해주시는 분들이 개정되기 이전의 화학용어를 사용하고 잘못된 과학기구 사용법을 알려주시는 걸 보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효해 학교 밖 과학교실을 운영하면서 느낀 문제점은 학원 등의 이유로 초등학교 고학년 및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참여율이 저조하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학생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려면 등하교시 안전 대책을 강구해야하며, 학년 및 학급 단위의 각종 체험교육을 위한 접근성을 고려한다면 테마가 있는 과학관 및 체험관, 전시관 등을 지역 단위로 건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학교육의 허브,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 탐구전시동 건립해 과학교육 역할 충실해야


사회자 마지막으로 학교 밖 과학교실의 활성화를 위한 발전 방안을 제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학교 밖 과학교실의 효과적인 운영과 관련해 서울시과학전시관의 역할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눠보겠습니다.


박문수 아직 우리나라에는 아이들에게 원리를 보여주는 과학관이 선진국에 비해 적습니다. 그동안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에 탐구전시동을 지으려는 시도가 여러 번 있었으나 예산부족과 과학교육을 홀대하는 분위기로 아직까지 건립되지 못했습니다. 우리나라는 반도체를 비롯해 과학기술 수준이 세계 최고입니다. 그러나 국민들에게 과학적인 사고를 지속적으로 심어주지 않고 과학적인 뒷받침을 해주지 않는다면 이러한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자라는 아이들에게 과학적인 마인드를 심어주려면 보여줄 것이 많아야하는데 지금 상태에서는 보여줄 것이 너무나 적습니다. 규모가 다소 작더라도 서울 지역 곳곳에 과학관을 세워야하고 무엇보다 오래전에 설립 계획이 있었던 탐구전시동을 건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효해 전시관의 주요 역할로 전시 기능 못지않게 교육 기능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그저 전시물에 대해 설명을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보다 활동적이고 체험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능까지 겸하는 것이 바람직한 전시관과 학교 밖 과학교실의 모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이 과학교육의 허브가 되려면 전시기능과 교육기능을 겸비하고 더 나아가 과학관련 연구단체들에게 장소를 지원해줄 수 있는 탐구전시동을 건립해야 합니다.


김경화 학교 밖 과학교실을 운영할 때는 주변 학교와 연합하는 것도 굉장히 좋은 시너지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작년에 근처 이화여고와 함께 활동하면서 해당 학교를 방문해 우리 학교에 없는 과학기기를 체험했는데 아이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학교 밖 과학교육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아이들은 3D 영상물이나 새로운 기기에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탐구전시동을 새로 짓는다면 그런 부분도 고려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윤리나 학교 밖 교실의 융합적인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천연기념물센터에서 전시를 기획하고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만들면서 느낀 점은 천연기념물이라고 해서 자연사적인 부분하고만 연관 있는 게 아니라 역사문화와도 상당히 관련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선생님들도 과학교실을 좀 더 활용해서 융합교육의 방향으로 폭을 넓힐 필요가 있습니다.

한문정 박물관 전문가와 교사가 함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교사들이 전시관에 오기 전·중·후에 활동할 자료를 여러 형태로 만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 같아요. 또한 탐구와 교육을 함께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핸즈온(Hands-on) 과학관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그 역할에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이 적격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회자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은 관악구에 본관이 있고 지역별로 남산분관, 동부분관, 남부분관이 있습니다. 그동안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은 과학교육의 허브 역할을 하기 위해 지역마다 과학교육센터를 만들고 탐구전시동을 건립할 계획을 세웠으나 예산 등의 문제로 오랫동안 난항을 겪어왔습니다. 예산 지원이 확대되어 서부와 북부에도 분관이 마련되면 지역 아이들이 편리하게 활동할 수 있을 것이며 아울러 탐구전시동이 건립되면 더 많은 학생들이 과학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것입니다.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이 과학교육의 메카로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바쁜 와중에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