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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이후 서울과학교육 70년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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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는 과학교육의 시대다
과학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고 국가를 발전시키는 힘


21세기는 ‘과학기술의 시대’다. 과학기술이 국력의 척도이자 기업의 흥망을 좌우한다. 인류역사상 일찍이 없었던 일이다. 첨단과학을 선도하는 국가나 기업은 세계적으로 각광을 받는다. 과학기술은 스마트폰 등을 통해 우리의 생활 속까지 직접 들어왔다. 이러한 때, 과학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고 내일을 생각하는 ‘서울과학교육 70년사’를 조망하는 것은 뜻깊은 일이다.


오늘날 과학•기술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여러 분야에 걸쳐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과학은 우리의 생활양식까지 크게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현대는 낙후된 선진국은 있을 수 없고, 선진국은 과학이 앞서는 국가이어야 가능한 시대가 되었다. 미래사회는 갈수록 과학의 힘이 지배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그래서 과학의 발전이 곧 국가의 미래이자 국력의 척도가 되는 것이 바로 현대사회다.


과학은 과학교육에서 시작된다. 과학교육은 자연현상에 대한 지식과 이해, 과학적 사고력과 태도, 과학적 소양을 길러주는 것을 목적으로 행하는 교육이다. 즉 자연현상의 원리와 법칙을 이해함으로써 일상생활과 행동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의 변화를 기대하는 교육이다. 과학교육의 목표는 과학적 지식, 기능, 능력, 습관, 태도, 가치관 등을 학습자의 발달단계에 맞추어 교육하는 것으로 규정할 수 있다.

과학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실학자인 다산 정약용 선생은 이렇게 강조했다.


“사람은 과학과 기술을 익혀서 스스로 살아가도록 되어있는 독특한 존재다. 과학기술은 사람이 모이면 더욱 정묘해지는 것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발전하는 것이다.”


21세기는 유능한 정치인 한사람보다 유능한 과학자 한사람이 더 필요한 시대다. 우수한 과학자 한사람이 십만 명, 백만 명의 일자리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제 과학은 모든 사람을 위하고,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그래서 과학교육의 어제와 오늘을 살펴보는 것은 우리의 풍요로운 미래를 여는 아주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Ⅰ. 서울과학교육의 의미


서울특별시의 과학교육사(科學敎育史)는 곧 대한민국의 과학교육사다. 특히 1945년 광복 이후의 서울은 대한민국의 수도로서의 상징과 중요성, 중심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서울과학교육은 서울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과학교육의 산실이자 중심지로서 과학교육의 새로운 흐름을 늘 선도해 왔기에 그 변천을 살펴보는 것은 우리나라 과학교육의 전반적인 변화와 함께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개척하는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


Ⅱ. 광복 이전의 과학교육


우리 민족은 첨성대, 고려청자, 측우기, 한글, 거북선 등 세계적인 과학 발명품을 만들어 낸 창조적인 민족이다. 하지만 과학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처우나 신분이 열악했고, 교육기관을 통한 체계적 교습이 아니라 도제식 전승을 했기에 과학이 서양처럼 제도적으로 발전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과학과 기술에 대한 관심은 16세기 영·정조기 실학운동으로 나타났으나 이를 제도화하지 못했기에 당시의 조선은 국운융성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후 개화기 때인 1885년 설립된 배재학당은 인문학 이외에 수학•기하•물리•화학•위생•생리 등 과학과 기술과목도 함께 가르쳤으며, 이화학당은 1886년 창립초기에는 영어만을 교육했으나, 점차 생리학•수학•과학 등 기초과학 분야의 과목을 추가하였다. 모두 중등 과정에 개설한 과목이었다. 1895년 ‘소학교’령이 공포됨으로써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시민교육이 제도화되었는데, 당시에는 산수와 이과를 가르쳤다. 이후 1900년 설립된 관립중학교의 입학고사 교과목에 과학과목은 들어있지 않았다는 것으로 당시의 과학교육의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일제하에서는 우리나라를 원료수탈과 상품판매 독점지로서 식민지 역할을 하도록 한국인의 기술교육 진흥을 억제하였다. 다만 식민지 운영에 필요하도록 하급관리와 기술자 양성을 위한 저급한 기술교육만을 한국인에게 개방함으로써 과학교육의 진정한 발전과 육성을 방해한 것이다.


Ⅲ. 광복 이후 서울 과학교육 70년


1. 서울 과학교육 태동기(1946-1960년)


광복 이후 서울의 과학교육은 1946년 정부에서 ‘과학교과’ 교수요목을 제시하는데서 시작한다. 현대 과학교육의 첫걸음이다. 하지만 이때는 건국초기라 제대로 준비된 교과서도 없었고, 과학과목을 가르칠 교사도 충분치 않아 정부수립기(1945~1949)의 과학교육은 불모지에 가깝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50년대 초반 전쟁 중에는 과학교과서가 부족하여 미국이나 일본의 교과서를 직역하여 사용하기도 하였고, 실험기구를 마련할 여유가 없어 이론 위주의 과학교육을 시행할 수밖에 없었다. 1956년 교육자치제인 서울특별시교육위원회가 설치되고, 과학기술교육을 강조한 제5·6대 문교부 장관의 문교부 정책(1956~1960)이 일관되게 시행되면서 과학교육의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가. 서울특별시의 과학교육 시책


정부수립기의 교육정책은 생활에 필요한 지식 및 기술의 연마를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이로써 당시에는 생활중심의 교육방침과 실업교육을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50년 초반의 문교부 정책도 무실역행(務實力行)의 직업교육을 구현하기 위해 ‘1인1기 교육’을 제창하였고, 서울시는 과학기술교육을 위해 ▲ 근로존중 ▲생활경험을 통한 교육 ▲1인1기 교육추진에 앞장서 교과서 중심의 교육을 탈피하려 했고, 1인1기 생산품을 전시하기도 했다. 정부에서는 1955년 최초로 ‘과학과 교육과정’을 공포하였고, 새로운 교육과정(1차 교육과정)에 따라 새 교과서가 검인정을 받아 학교에서 정식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958년부터이다. 새 학제 및 교육과정에 따라 교과서를 만드는데 가장 혼란스러웠던 것은 전문용어의 혼잡이었다. 그래서 문교부는 1952년 ‘과학•기술용어제정위원회’를 구성하여 통일된 과학기술용어를 제정하기도 하였다.


나. 전국과학전람회


전국과학전람회는 과학기술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활동 장려를 목적으로 1949년 문교부 주최로 경복궁 미술관에서 처음 개최되었다. 이후 6·25전쟁으로 오래 중단되었다가 1955년에 가서야 제2회 전국과학전람회가 개최되었고 제3회(1957년)부터 매년 지속되어, 2016년 현재는 제62회 전국과학전람회가 국립중앙과학관 주관으로 시행되었다. 제1회 전국과학전람회에서 서울은 경기중(1위), 서울사대부중(4위), 서울중(5위)이 수상을 하였다. 서울시교육위원회가 발족된 이후는 서울시교육위원회가 서울시 과학전람회를 관장하여 우수작품을 전국과학전람회에 출품하였고, 제12회(1966)와 제15회(1969)에는 최고상인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하였다. 최근에는 제57회(2011,「학생부문」)와 제58회 과학전람회(2012,「교사부문」)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2. 서울과학교육 형성기(1960-1980년)


1960년대부터 1980년까지는 서울 과학교육이 발전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되는 기간이었다. 1970년대에는 정부의 경제개발 계획에 따라 중화학공업인 자동차산업, 중공업, 조선업이 활성화되어 기술인력 수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였고, 이러한 시대적 필요와 맞물려 과학교육이 강조되고 강화되었다.


가. 과학교육 진흥책과 법률의 제정


정부의 중화학공업 육성 시책에 따라 1961년 문교부 학무국에 과학기술과가 설치되고, 1967년에는 ‘과학교육진흥법’이 제정됨과 동시에 정부의 ‘과학기술교육진흥 5개년계획’이 발표되었다. 과학교육에 대한 법률적 기초와 진흥방안이 이때 만들어졌다. 이 시기에 과학교육기금의 모금이 이루어졌고, 1973년에는 전국과학교육자 대회가 처음으로 개최되었다. 1976년에는 한국과학교육학회가 창설되었고 1978년에는 학회지가 발간됨으로써 과학교육의 기반형성이 확충되고, 과학교육이 학계 저변으로 다변화되고 있었다.


나. 서울특별시의 과학교육 시책


1967년 문교부에 과학교육국이 발족함과 동시에 행정적으로 과학교육진흥계획이 다각도로 검토되었다. 이 계획은 1968년부터 정부예산에 반영되어 과학교육 시범학교 설치 운영, 과학교사의 재교육, 과학기술용어집 발간 등을 추진하였다. 1970년대 서울시교육위원회에서는 ‘과학·기술의 진흥’을 위한 정책방향으로 ▲기초 과학교육의 충실 ▲지도방법의 개선 ▲실험·실습의 강화에 역점을 두었다. 이에 따라 과학교사의 새 교육과정의 이해 및 실험역량강화 연수 실시, 실험실 조교 확보 권장, 과학실과 실험기구 확충을 추진하였다. 또한 1970년대 과학기술교육 진흥 및 산업인력 양성을 위해 정부에서는 ‘전국민의 과학화’ 라는 방침을 세웠는데, 이를 위해 서울의 교육구청 및 단위학교에서 실험실습경진대회, 과학도서 독후감발표회, 모형 항공기 대회 등 여러 과학행사가 실시되었다. 또한 실험중심의 과학교육을 진작시키기 위하여 학생 과학학력경진대회가 1973년부터 개최되기도 하였다.


이 시기 교육과정으로는 과학지식을 구조화하고 연구 방법을 학습하는 탐구중심의 과학교육으로 전환되어, 과학의 기본원리를 탐구하는 발견적 방법으로의 실험이 강조되고, 실험실 기구활용 극대화를 장려하는 교육시책이 펼쳐졌다.


다. 서울시 교육자료전


1967년 서울시교육위원회는 교사들의 수업방법 개선 연구를 권장하기 위하여 전 교과영역에 걸쳐 서울시 교육자료전을 개최하였다. 이 자료전에 과학수업에 도움이 될 좋은 자료가 많이 전시되었다. 서울시 교육자료전 개최 이후 3년 후인 1970년에야 전국교육자료전이 대한교육연합회 주최로 개최되었다.
라. 종합과학실의 설치 운영


모금된 과학기금으로 각 도의 교육위원회는 학생과학관을 개설하였으나, 서울은 국립과학관, 어린이회관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입지적 여건을 감안하여 학생과학관을 설립하는 대신 서울시 과학연구원에 종합과학실을 부설하기로 하였다. 종합과학실은 과학성금 1천만원을(현재의 100억원) 투자하여 1974년 4월 1일 문을 열었는데, 실험실과 실험준비실 각각 2개, 실험기구 220종 7078점, 시약 100종 248점을 갖춘 알찬 과학실이었다. 이곳에서 중학교 과학교사 718명에 대한 교원연수를 실시했고, 과학실험자료 배포와 함께 1974년부터 과학학력경진대회(제2회)를 주관하여 실시했다.


3. 서울과학교육의 도약기(1980-2000년)


1989년 서울과학교육원(과학전시관 전신)이 남산에 개원됨으로써 서울 과학교육의 요람이 되었다. 이 시기는 서울 과학교육뿐만 아니라 과학기술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인정되었던 시기다. 정부에서는 과학기술부가 독립부처로 신설되었고, 1982년 과학기술교육진흥방안에 따라 단위학교에는 과학부가 만들어졌으며, 1984년에는 서울시교육청에 과학기술과가 신설되었고, 과학교육기금이 조성되는 등 1981년부터 1995년까지 과학교육 지원 활동이 강화되었다.


가. 과학교육의 요람, 서울과학교육원 개원


1984년 서울시교육위원회에 과학기술과가 신설되면서 서울학생과학관 설립을 위한 용역을 서울대학교에 의뢰하였고, 현 낙성대 부지에 건립계획을 수립하였다. 그러나 재원 마련이 어려워 국립도서관으로 사용되던 현 교육연구원(남산 분관)이 있는 건물을 수리하여 1989년 서울과학교육원이 개원하였다. 서울과학교육원은 과학기술교육에 관한 연구, 과학기술정보 학습자료의 보급, 학생의 과학교육 및 과학기술교원의 연수를 목적으로 세워졌다. 과학전람회, 학생발명품 경진대회, 과학학력경진대회 등을 운영하였고, 1일 탐구교실·과학우수학생 실험반 등 학생교육을 실시하였다. 탐구학습관에 과학전시물을 설치하여 학생들이 과학원리를 체험을 통하여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또한 교원의 지도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과학기술교사 연수를 실시하였고 교수학습 지원을 위한 자료를 개발하여 보급하기도 하였다. 서울과학교육원은 IMF 이후 정부 기관의 축소 운영 방침에 따라 1999년 서울교육과학연구원으로 통합되었는데 교육연구에 중점을 두게 되어 과학업무는 상대적으로 축소되게 되었다. 이후 과학교육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2004년 교육연구정보원에서 분리되어 ‘과학전시관’이란 명칭으로 낙성대로 이전하여 새롭게 개관되었다.

나. 서울시교육청의 시책


서울시교육청은 1982년 문교부의 지침에 따라 서울시교육청 과학교육 진흥 방안(1983~1986)을 수립하여 추진하였다. 실험중심의 과학수업을 위하여 과학수업시간 최대한 확보, 과학교사 과학실 상주, 실험보조원 배치, 실험실 개축을 위한 예산 지원을 하였고 초중고에 과학주임교사를 임명하여 과학교육업무를 전담토록 하였다. 한편 각 지역교육청별 과학동산을 운영하여 실험 중심의 탐구학습을 전개, 큰 호응을 얻었다. 1980년대 후반에도 전반기 추진계획을 기반으로 ▲과학교육과정 내실화 ▲과학교육 여건 개선 등에 중점을 두었다. 과학실험실습비는 육성회비의 5% 이상을 확보하도록 하고, 각급학교 과학교구 설비 기준을 개정하여 이에 맞게 확충토록 하였다. 과학우수학생 지도를 위하여 각급학교에서는 과학특활반과 과학캠프를 운영하고 지역청에서는 과학동산을 운영하였으며 과학교육원에서는 중고 과학우수학생 실험반이 운영되었다.


’90년대의 과학교육 정책은 80년대 후반과 큰 차이가 없으나 학생중심의 탐구활동 학습으로의 전환을 강조하고 평가방법 개선을 위해 서술형 주관식 출제비율을 30% 이상으로, 실험 평가를 20%이상 반영하도록 한 것이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다. 과학영재교육을 위한 과학고등학교 개교


1974년 고교평준화 정책이 시행된 이후 우수학생들을 위한 정책적 배려가 없다가 국가발전을 위해 과학에 특별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의 수월성 교육을 위해 과학고교의 설립이 허용되었다. 1983년 최초로 경기 수원에 경기과학고가 설립되었으며, 서울에서는 서울과학고가 1989년 설립되었다. 이어 한성과학고(1992), 세종과학고(2008)가 설립되었으며, 2016년 현재 전국에는 20개의 과학고교가 있다. 2003년에는 부산과학고가 과학영재학교로 전환되었고, 서울에서는 2009년에 서울과학고가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하였으며, 2016년 현재 전국에 8개의 영재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과학에 재능 있는 인재들이 영재학교나 과학고에 진학하여 우리나라의 과학 분야 발전에 기여하는 국가 인재로 성장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에 대입에서 비교내신제가 폐지되어 많은 과학고 학생들이 학교를 자퇴하고 검정고시를 치루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한 후로 아직도 일부 과학영재들이 과학 분야가 아닌 분야로 진출하는 문제는 개선해야 할 과제이다. 아울러 과학인재들이 좌고우면하지 않고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국가차원의 지원과 획기적인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긴요하다.


라. 과학교육 관련 각종 서울시 대회


1980년대에는 다양한 과학교육 활동으로 학생들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한 여러 대회가 신설 개최되었다. 1983년에는 서울시 모형항공기 날리기 대회가 신설되었고, 1985년에는 과학상자조립대회와 라디오 조립대회가 신설되어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였다. 라디오 조립대회는 전자과학대회라는 명칭으로 바뀌어 실시되다가 현재는 폐지되었으나, 모형항공기와 과학상자 조립대회는 ‘항공우주공학’과 ‘기계공학’으로 대회 명칭이 바뀌어 현재까지 실시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서는 과학탐구 중심의 과학교육을 확대하기 위해 ‘86년부터 서울 학생 탐구발표대회를 개최하였는데, 현재까지 지속되어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또한 1989년부터는 서울과학교육원 주관으로 수학과학경시대회를 실시하였는데, 2011년 제23회를 끝으로 종료되었다.


4. 서울과학교육의 발전기(2001-현재)


2004년 낙성대에 서울과학전시관이 개관되고 정부에서는 과학기술부가 독자적으로 과학정책을 세우고, 2003년 과학영재학교 신설, 과학교육 박사들의 연구 활성화 등 과학교육의 발전기를 거쳐 이제는 과학교육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정부의 조직개편으로 과학기술부가 독립부서에서 교육부와 합쳐졌다가 2013년 다시 방송, 통신, 과학을 총괄하는 미래창조과학부로 만들어지는 등 위상이 바뀌었다. 현대국가는 국력이 곧 과학과 기술의 힘이라는 것을 생각할 때 그 근본적인 토대는 과학기술분야의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는 과학교육이다. 그래서 과학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과학교육의 토대 위에서 맞이한 현재의 과학교육의 성숙기는 과학교육의 진흥과 도약을 위해서는 새로운 노력이 필요함을 말하는 것이다.




가.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 개관 및 기여


과학교육의 연구와 개발, 과학교원 연수, 과학체험학습, 과학교육행사 등을 총괄하는 서울시 과학전시관이 개관함으로써 과학교육은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맞는다. 서울과학교육원 발전계획의 일환으로 1993년도부터 과학전시관 건립계획을 세워 1998년 과학의 날인 4월 21일 낙성대에 기공식을 가졌으나 외환위기의 여파로 건립이 중단되었다. 과학전시관 건립의 필요성에 대한 연구 용역을 거쳐 연구실험동과 자연관찰원을 먼저 건립하였다. 과학전시관은 교육과학연구원의 과학교육업무를 이관 받아 2004년 7월 1일 개관을 하여 서울 과학교육의 전당이 되었다. 과학전시관 본관은 시청각실, 실험실, 야외전시장, 자연관찰원, 천문대, 온실로 구성되어 과학교사의 연수와 학생들의 과학교육, 일반인의 과학체험 등 과학학습의 요람이 되고 있다. 낙성대 본관 이외에 3개의 분관이 있는데 서울과학교육원 당시 탐구학습관과 실험실을 활용하는 남산분관, 남부과학교육센터, 동부과학교육센터를 과학전시관의 남부분관과 동부분관으로 운영하고 있다.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은 ‘과학은 미래를 여는 빛’이라는 비전으로 학생에게는 창의성을 교사에게는 전문성을 일반인에게는 과학소양을 보급하는데 기여해 왔다. 특히 과학융합인재, 창의인재를 육성하려는 과학전시관의 노력은 ▲진로탐색을 위한 융합인재 교육프로그램 운영 ▲창의인재 육성을 위한 탐구활동 활성화 ▲전문성을 높이는 과학‧수학 교원 연수 ▲과학‧영재를 위한 교수‧학습자료 개발과 보급 ▲즐겁고 다양한 과학문화 체험학습 지원을 통해 그동안 눈부신 업적을 만들어 냈다. 과학전시관의 발전방향처럼 이제는 과학의 발달을 보고 관심을 주는 전시관만이 아니라, 과학을 즐기고 새로운 과학세계를 체험할 ‘과학체험관의 설립’이 정말 필요한 때다.


나. 과학교육의 활성화와 과학영재교육과 신설


21세기는 지식기반 사회다. 따라서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은 과학기술분야의 인재양성이다. 정부는 ‘과학‧기술 중심사회 구축’을 12대 국정과제로 설정하였고, 2002년 ‘탐구실험 중심의 초‧중등 과학교육 활성화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는 2003년 과학교육활성화추진단을 구성하고 서울을 과학교육 선도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해 ‘탐구‧실험 중심의 과학교육활성화사업 5개년계획’을 수립하였다. 과학교육활성화를 위해 7대 사업영역, 28개 세부과제를 설정했는데 ▲과학과 교육과정 운영의 내실화 ▲과학교사 전문성 신장 ▲과학교육 여건개선 ▲체험중심 과학교육 내실화 ▲과학영재교육 활성화 ▲과학교육지원기관 설립 ▲과학교육지원단 운영 등에 초점을 맞추었다. 과학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실험실 현대화 사업 추진과 수학·과학교사 전문성 신장을 위한 국외연수·국내대학 위탁연수 실시 및 과학 분야 교과교육연구회 지원, 초등 과학교과 전담교사제를 확대 실시하였다. 체험중심 과학교육내실화를 위하여 단위학교 및 교육청에서 과학캠프 및 서울과학축전 등을 실시하였으며 과학중심학교(2004~2011)와 발명교실을 지정·운영하여 과학영재교육의 활성화도 꾀하였다. 이 방대한 과학교육 업무의 전담 부서로 과학교육활성화추진단으로 출발하여 과학영재교육과가 신설되었고, 또한 지역교육청에 과학교육센터를 설립하여 체험중심 과학교육내실화를 적극 지원하였다.


다. 과학교육의 내실화


2008년 서울시교육청에서는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창의적 과학인재 육성을 위한 ‘과학교육 내실화’ 방안을 발표하였다. 그 내용을 보면 ▲과학학력신장을 위한 교육활동 지원 ▲수학‧과학교사 전문성 신장 ▲과학교육 지원 및 여건개선 ▲이공계진출 촉진을 위한 과학문화 확산 ▲실천중심의 환경교육 내실화로 2003년부터 추진되어온 과학교육활성화 추진 성과와 경험의 바탕 위에 변화된 교육환경에 적합하게 신규 과제를 추가하고 있다. 추가된 부분은 실천중심의 환경교육을 내실화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환경교육지도자료를 개발·보급하고, 과학·환경동아리를 지원하는 한편 교육청 주관으로 학교실험폐수·폐시약을 주기적으로 수거 처리하여 환경오염을 예방하고자 하였다. 과학수업·평가 포럼, 과학실험실 현대화, 서울과학축전 운영, 과학캠프와 과학체험 학습장 운영, 남산탐구학습관 운영 등 기존 사업 정책들도 꾸준히 시행되었다.

라. 과학체험관 건립의 필요성


과학교육은 이론교육도 필요하지만 자연현상을 직접 체험하여 체득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학생들이나 시민이 체험을 통하여 과학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는 과학체험시설이 필요하다. 현재 서울에는 국립서울과학관, 국립과천과학관, 남산 탐구학습관이 있고 일부 사설 과학관이 있지만 선진국의 과학체험시설에 비하여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대부분의 과학관이 과학의 원리를 눈으로 확인하는 전시물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학생들이 직접조작(hands-on)하면서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가상현실만이 아니라 증강현실, 융합현실 등 첨단과학을 체험할 수 있는 과학체험관이 필요하다. 선진국에는 지역단위로 과학관을 건립하여 학생들이 손쉽게 접근하여 과학을 놀이를 통하여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서울과학전시관의 발전계획에 따라 낙성대에 학생 과학체험관을 건립하고, 과학전시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서부지역 및 북부지역에 과학전시관의 분관을 건립하여 학생들이 편하게 접근하여 과학에 자연스럽게 젖어들게 해줄 필요가 있다.


Ⅳ. 서울과학교육 70년과 앞으로의 길


최근에는 자연과학의 지식량(知識量)의 증대가 가속화되어 학습을 통하여 주어지는 지식의 선택과 그 체계화가 중요한 문제점이 되었다. 과학교육에서 중요시되어야 할 점은 무엇보다도 학습자들의 탐구활동이 가능하도록 모든 여건을 갖추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교사가 이러한 학습을 지도할 수 있는 자질을 갖추어야 하고, 충분한 과학학습 자료가 마련되어야 한다.


세계 각국은 과학·기술의 발달이 국가의 번영은 물론, 나아가서는 국가의 안전보장과도 직결된다는 인식하에 학교의 과학교육을 진흥시키기 위하여 국가적인 노력을 경주해오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짧은 기간에 경제개발계획을 성공시켰고, 중화학공업국의 대열에 끼게 되었지만, 장차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여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은 과학자와 기술자가 필요한데, 그들 과학자와 기술자의 양성은 질높은 과학교육을 통해서만 가능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제까지는 외국에서 개발된 과학과 기술을 도입하여 경제개발을 이룩하였지만, 앞으로 국제간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계속적인 경제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국에 알맞은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이다. 특히 기술은 기초과학의 발전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기초과학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가 과학에 몸담을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이를 뒷받침할 정책이 필요하고, 또 어린 학생들에 과학에 대한 꿈을 키워 줄 수 있는 과학교육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과학교육을 위한 정부와 교육청의 적극적인 행ㆍ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 기초과학과 과학교육에 대한 투자가 일시적이어서는 그 성과를 얻을 수 없으므로 정치적 영향을 배제하고 장기적으로 꾸준하게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며 투자규모도 획기적으로 확충하여야 한다.


그리고 서울의 과학교육 진흥을 위해서는 과학교육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추진·운영하는 과학교육 전담부서를 서울특별시교육청에 두어야 한다. 과학교육을 담당하는 부서가 축소되거나 한두 사람의 담당자만을 두고서는 방대한 서울의 과학교육을 발전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과학교육은 여러 교과교육 중의 하나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서울과 국가의 도약을 위한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학은 인간을 행복하게 하고 인류에 공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과학교육이 어떻게 즐거움과 인간미를 주고 개인의 소양을 발전시킬 것인가? 이것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계속될 과학교육의 과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