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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좌담] 4차 산업혁명과 미래 과학교육과의 연계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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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역량은 새롭게 생각하는 능력!
과학교육을 혁신해야 4차 산업혁명 이끄는 인재 키운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다가옴에 따라 경제·사회 전반에서 지능정보사회에 대비하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과학교육계 역시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갈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혁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좌담에서는 과학교육의 주요 현장과 기관에 있는 관계자들과 함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교육현장에서 이뤄지는 교육혁신 사례들을 살펴보고 과학교육계에서 선행돼야할 발전 과제와 당면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자
2017년 5월 19일 오후 3시

장소
서울특별시교육청과학전시관 회의실
사회자
김규상 편집위원장(한성과학고 교감)
참석자
송진웅 교수(서울대 물리교육과)
정민 연구위원(현대경제연구원)
오현선 교사(서울과학고 생물교과)
김학인 교사(한성과학고 정보교과)


교육현장의 변화 모색해야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


사회자 요즘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사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고 많은 이들이 언급할 만큼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이에 ‘4차 산업혁명과 미래 과학교육과의 연계방안’을 주제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과학교육의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먼저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을 살펴보고 일선 과학교육 현장에서 바라보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시각 및 관심도에 대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정민 4차 산업혁명은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핵심 의제로 언급되면서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고 올해 역시 관련 의제로 다뤄지면서 본격화되었음을 알렸습니다. 1차, 2차 산업혁명이 오프라인을, 3차 산업혁명이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다면 4차 산업혁명은 온·오프라인의 결합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기술혁명입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속도가 더 빨라지고 범위가 확장되며 시스템 개편도 광범위하게 이뤄질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이슈화된 것은 지난해부터지만 그 전부터 창의 인재를 키워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학교 교육과정에도 조금씩 변화가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김학인 4차 산업혁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인공지능(AI) 시대로의 전환이 아닐까요. 수년 전 ‘모바일 퍼스트’, ‘모바일 온리’ 개념을 내세웠던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인 구글이 최근 ‘AI퍼스트’로 방향을 바꾼 것만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중학교에서는 정보 과목이 필수로 지정되어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소프트웨어 교육이 실패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보교과 교사들은 꽤 오래전부터 준비해왔습니다.



김규상 사회 편집위원장(한성과학고등학교 교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는 시점에서 우리 교육현장의
인프라가 다시 한 번 리모델링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와 수업방식이 쉽게 구현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이 정부와 관계기관의 역할일
것입니다.

송진웅 서울대학교 교수
학생들이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중요한 문제를

찾고 불편함을 포착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방안을 제안하며 틀렸을 때는 또 다른 방안을 합리적으로 제안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지금은 실질적으로 코딩 교육이나 소프트웨어 교육이 중요하지만 나중에는 기계를 어떻게 잘 활용하고 분석을 끝낸 데이터를 가지고 어떻게 의사결정을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인문학적 기본 소양에 관한 교육도 이뤄져야 합니다.


오현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초연결, 초지능 시대가 올 것입니다. 사물인터넷(IoT), 무인자동화, 인공지능시스템과 같은 지능정보기술이 결국 산업을 이끌겠지요.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초지능입니다. 인공지능기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은 지식중심이 아닐 겁니다. 대다수 선생님들이 아직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4차 산업혁명과 교육을 어떻게 연결해야하는지에 관해 잘 모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잠재적으로는 변화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었고 교수방법을 바꾸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송진웅 4차 산업혁명은 학습의 측면에서 보면 아마도 인류가 본질적으로 처음 경험하는 혁명일 겁니다. 전혀 다른 종류의 학습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이죠. 예전에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경쟁 대상이었다면 이제는 공부만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와 대결하거나 공존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교사교육은 변화에 적극적으로 또는 적절히 대응해야함에도 기존 방식에 너무 익숙해져서 큰 파도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창의성과 융합적 사고 능력 필요
정보교육 통해 컴퓨팅 사고력도 키워야


사회자 교육이란 어떤 인재를 키우느냐는 측면의 활동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갈 아이들은 어떤 역량과 소양을 가져야하는지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오현선 지식은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얼마든지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지식을 알고 전달하는 것은 더 이상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은 아닙니다. 따라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인재는 창의성을 갖춘 융합 인재인 동시에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고 협력할 수 있는 인성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도전정신과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아무리 지식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해도 기초 지식을 기본적으로 갖춰야하니 인문학적 소양 역시 중요하지요.


송진웅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크게
강조하는 핵심역량 중 하나는 과학적 의사소통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과학적 참여와 평생학습능력입니다. 이와 함께 융합적 사고 능력과 공학적 설계 역량도 중시하고 있습니다.


김학인 컴퓨팅 사고력도 중요한 역량입니다.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정보교과를 통해 아이들에게 길러주고자 하는 것이 바로 컴퓨팅 사고력(Computational Thinking, CT)입니다. 컴퓨팅 사고력은 정보교육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이해할 수 있고 개발할 수도 있는 능력입니다. 프로그래밍(코딩)을 하는 과정에서는 특히 문제를 해결하고 분해하고 추상화하며 패턴화하는 능력이 잘 길러진다고 합니다. 실제로 페이스북, 구글 등 수많은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기업의 창업주들이 전문 경영인이 아님에도 복잡한 문제들을 잘 해결하며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들의 공통점은 어려서부터 프로그래밍을 접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아이들과 ‘온라인 저지(Online Judge)’ 사이트에서 제시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 수업을 하면서 프로그래밍 능력에 상관없이 생각할 수 있는 힘이 많이 길러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현선 서울과학고등학교 교사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갈 인재는 창의성을 갖춘 융합
인재인 동시에 의사소통을 원활히 할 수 있고 협력할 수 있는 인성을 가져야 합니다. 또한 도전정신과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합니다. 인문학적 소양 역시 중요하지요.

김학인 한성과학고등학교 교사
혁신을 하려면 실패의 위험을 안고 새로운 것을 많이 시도해야 하는데 사실 교육에서 실패하는 것은 교사로서 굉장한 부담입니다. 실패한 교사에 대해서도 지지해주고 그 도전을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습니다.

 



정민 미래 인재상에서 가장 중시하는 두 가지는 창의성과 (협업, 협상, 설득을 포함하는)사회성입니다. 따라서 창의성과 문제해결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한데, 컴퓨팅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코딩 교육입니다. 아울러 스마트기기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좀 더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를 찾고 해결하는 교육활동 필요 교수방법과 함께 평가방법도 바뀌어야


사회자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우리 과학교육 현장에서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지 의견을 나눠보겠습니다.


송진웅 많은 이들이 문제해결력을 미래에 필요한 능력이라고 하지만 사실 기계가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경험을 쌓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중요한 문제를 찾고 불편함을 포착하고 그것을 해결하는 방안을 제안하며 틀렸을 때는 또 다른 방안을 합리적으로 제안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오현선 미래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키우기 위해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하는 교육활동이 많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더욱 활성화되려면 평가방법이 바뀌어야합니다. 수행평가 중심의 수업이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은 지필평가가 대세고 수능이라는 벽에 가로막혀 교수방법을 해결하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정말 시급한 건 어떤 교수학습방법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느냐와 함께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 입니다.


김학인 서울과학고는 융합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환경 같은데 한성과학고는 아직 교과별 교육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 칸막이식 교육이 해결되어야할 것 같아요.


정민 4차 산업혁명을 맞아 인간이 결정할 것은 기계를 따라갈 것인지 아니면 기계를 얼마나 잘 활용할 것인지 입니다. 기계에 데이터를 넣으면 객관적인 최고의 솔루션이 나올 것입니다. 인간이 기계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창의력을 발휘해 데이터를 하나씩 첨가하는 것입니다. 예컨대 제빵사가 데이터를 넣어 일반적인 빵을 만들 수도 있지만 다른 맛을 내려면 또 다른 소스를 첨가해야하듯이 말입니다. 지금은 실질적으로 코딩 교육이나 소프트웨어 교육이 중요하지만 나중에는 기계를 어떻게 잘 활용하고 분석을 끝낸 데이터를 가지고 어떻게 의사결정을 할 것인가가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인간이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기본 소양이 중요한데 이런 부분도 교육에서 충분히 강조돼야 합니다.


무학년제, 오픈북 시험, 자율동아리 등
역량 키우는 교육에 높은 관심과 호응


사회자 실제 교육현장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학생들이 지녀야할 역량을 키우는 교육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한데요. 교육현장에서의 변화나 학교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교육혁신 운영사례가 있다면 소개해주십시오.


오현선 서울과학고에서는 꾸준히 교육운영 방식에 변화를 시도해왔습니다. 먼저 제도적인 장치로 교육과정을 들 수 있습니다. 과목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2, 3학년을 대상으로 무학년제 수업을 진행하고 있고 학점이수제와 절대평가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창의융합특강이라는 교과목을 마련해 특정 커리큘럼대로 수업을 진행하는 대신 상황에 따라 주제를 정하고 관련 전문가가 와서 강의나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일전에 사이버 보안 관련 특강이 있었는데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팀을 이뤄 새로운 주제를 찾아서 연구하는 과제연구 활동과 직접 문제를 만들고 풀면서 토론하는 활동, 오픈북 시험을 실시해 높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창의력과제해결력대회를 열기도 하고 드론, 인공위성, 인공지능 등의 학생자율동아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학인 한성과학고에서는 프로그래밍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데이터 기반 사고를 통해 문제 발견하기’라는 제목의 수업 방식을 처음 시도했습니다. 데이터 사이트에서 아이들이 직접 데이터를 서칭하고 해당 데이터에서 문제를 찾아보는 활동입니다. 보통은 문제해결에 초점을 맞추지만 문제가 어디서 나왔는지 찾아보는 것이 창의성을 기르는데 더 좋겠다고 생각해 시도했는데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이끌 인재 교육위해 교사의 역할과 전문성 더 커져


사회자 끝으로 교육 혁신을 위한 정부 및 관계기관, 과학교사의 역할 및 지원에 대해 말씀해주시기 바랍니다.


송진웅 두 가지를 언급할까 합니다. 먼저 교사의 역할입니다. 지금까지 창의교육이나 영재교육은 대부분 창의적인 한 개인을 양성하고 영재를 선발하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선생님들이 학급 전체가 하나의 창의적인 집단이 되어 집단지성을 발휘하려면 어떻게 환경을 조성해야하는지 고민해야하는 시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평가방식입니다. 학생들은 대개 실패를 두려워하고 도전의식이 많지 않은데 이는 틀리면 안 되고 회복하기 힘들다는 것을 오랫동안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실패하거나 한 번도 틀리 않고 어떻게 새로운 것을 이룰 수 있을까요. 무엇을 성취했는가 위주보다는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어떻게 극복하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새로 안 것은 무엇인지를 판단하는 평가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김학인 방금 실패를 두려워하는 학생에 대해 언급했는데 실패를 두려워하는 학교나 교사도 변화해야 합니다. 혁신을 하려면 실패의 위험을 안고 새로운 것을 많이 시도해야 하는데 사실 교육에서 실패하는 것은 교사로서 굉장한 부담입니다. 저 역시 이번에 새로운 수행평가를 하기까지 실패에 대한 부담이 커서 시도하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실패한 교사에 대해서도 지지해주고 그 도전을 인정해주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습니다.


오현선 문제는 교사가 실패하면 그 영향이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미친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사전에 교사들끼리 협의와 모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오랜 연구를 거쳐 좀 더 정교화된 교수학습방법을 갖고 시행한다면 실패를 줄일 수 있을 테니까요. 또한 교사 주도의 수업이 아닌 학생들이 주도하는 수업으로 진행하는 것도 실패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한 방법입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설사 실패한다고 해도 아이들이 무엇이 문제인지를 직접 느끼기 때문에 훨씬 실패가 줄어들 것입니다.


정민 교사가 새로운 교수방법을 시도하려면 학생, 학교, 학부모의 동의를 구해야하는 힘든 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경제와 사회의 생태계가 바뀌면 교육 생태계도 변해야하는데 그 과정에서 사회 전반에 걸친 인식이 바뀌어야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정부가 나서서 앞으로 어떠한 사회가 도달할 것이고 그에 따라 어떠한 교육이 필요할 것이라는 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하고 관계기관과 학교에서는 그에 맞춰 교육과정을 바꿔나가야 할 것입니다. 말하자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회자 지난 2003년부터 2010년까지 교육부는 과학실험실 리모델링(현대화) 사업을 진행해 실험과 과학수업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좋은 성과를 얻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는 시점에서 우리 교육현장의 인프라가 다시 한 번 리모델링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이 갖고 있는 아이디어와 수업방식이 쉽게 구현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드는 것이 정부와 관계기관의 역할일 것입니다. 또한 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에서는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치고 창의성을 갖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교사교육이 이뤄져야겠습니다. 오늘 4차 산업혁명과 미래 과학교육과의 연계방안에 대해 여러 위원님들을 모시고 나눈 말씀 하나하나가 서울의 과학교육 발전에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서울과학교육에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라며 참석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