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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적인 연구 현장 속, 인공지능(AI)의 활용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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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인공지능(AI)은 우리 삶 속에 있다!
선도적인 연구 현장 속 실제 인공지능(AI)의 활용 사례를 찾아


증기기관과 기계의 발명에서 비롯한 1차 산업혁명에서, 전기 동력을 통한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한 2차 산업혁명을 지나, 정교한 정보화와 자동화를 달성한 3차 산업혁명 시대도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그리고 지금, 인류는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 핵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가 바로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다. 인공지능의 발달은 과연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다양한 연구에 활용 중인 인공지능(AI)에 익숙해지기 위해, 과학교육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인공지능을 활용한 여러 사례가 그 방향성에 참고사항이 되어줄 것이다.

2016년 3월 9일부터 15일까지, 서울의 포시즌스호텔에서 세기의 대국이 펼쳐졌다. 바로 그 유명한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Google Deepmind Challange match)가 바로 그것. 대국 전만 해도 인간의 낙승을 예상했지만, 막상 대국의 뚜껑을 열었을 때 알파고는 기대 이상의 실력으로 이세돌 9단을 흔들었다. 다섯 번의 대국 결과는 4승 1패로 알파고의 압도적인 승리. 그렇게 대중은 인공지능에 관심을 두게 되었고, 동시에 인공지능이 지배할 미래에 관해서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 5월 23일부터 27일에는 중국 저장성에서 세계 바둑 랭킹 1위인 커제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이 다시 열렸다. 1년 사이 알파고는 더욱 강력해졌고, 커제 9단은 알파고에게 완패하며 인류가 오랜 기간 구축해온 바둑의 세계를 뒤흔들었다. 인공지능은 먼 미래의 일처럼 여겨지지만, 사실 이미 인공지능은 일상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 인공지능의 개념은 물론,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할지 제대로 알아야만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가속화되는 인공지능 상용화 어디까지 발전했을까


영화 <그녀(Her)>에서는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 인간 이야기가 나온다. 인류의 최고 가치로 여겨지는 ‘사랑’의 영역에서도 인공지능은 힘을 발휘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바로 그 의문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설령 인공지능과의 감정 교류가 불가능하다고 해도, 고도로 진화하는 인공지능의 두뇌는 이미 인간을 위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미래에 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기술적인 이해도나 접근성이 낮은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장악할 미래 사회에서 설 자리를 잃어버릴 것이 분명하다는 것. 그러나 결국 인공지능도 사람이 탄생시킨 것이다. 변화는 예고되었고, 이제는 이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아직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영화 <그녀>에 등장한 음성인식형 인공지능의 원형은 이미 시중에 등장한 상태다. 가장 친근하게는 애플의 시리와 삼성전자의 빅스비가 있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시스템인 알렉사를 탑재한 아마존의 음성 비서 에코는 사용자의 음성을 통해 주문을 처리하고 원하는 바를 자동 검색해주는 기능을 이미 수행하고 있다. 미국보다는 한참 늦지만, 국내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가 인공지능 스피커를 출시하면서 사용자 모집에 나섰다. 현 시점에서 인공지능 스피커는 원하는 음악 취향을 선별해주고, 제안하는 정도로 보이지만, 이를 매개로 꾸준히 데이터가 축적되면 각 사람에게 맞는 상품 혹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당장은 편리한 서비스에 불과해보이지만, 머지않아 이러한 음성인식 인공지능 서비스는 콜센터 등 일부 상담원의 업무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이 촉발하는 직업의 위기가 이미 징조를 드러낸 셈이다.


인공지능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 ‘인공지능 월드컵’ 인공지능이 축구와 해설, 기사까지


인공지능은 스포츠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일례로, KAIST에서 주최하는 인공지능 월드컵(AI World Cup 2017)은 스포츠 종목 최초의 인공지능 경기 대회다. 대회는 인공지능 축구와 인공지능 경기 해설, 인공지능 기자 등 3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인공지능 축구는 인공지능을 통해 스스로 학습을 마친 선수들이 팀을 이루고 대결을 펼치는 것. 인공지능 경기해설자는 온라인 경기 영상을 분석해 이를 해설하며, 인공지능 기자는 경기 결과를 데이터로 분석해 이를 기사로 작성한다.












참가자들은 이미 10월 한 달간 온라인 연습기간을 거쳤으며, 11월 1일부터 24일까지 예선전을 치르고, 12월 1일에 본선 경기에 나선다. 진행방식은 예선기간 중 누적 경기 실적에 따라 고득점을 획득한 팀이 본선 경기에 참여해 인공지능 기술 구현 방법을 발표하는 것이다. 인공지능 월드컵은 1996년 KAIST에서 시작된 ‘국제로못 축구대회’가 모태다. 오랜 기간 국제로봇 축구대회를 운영하며 축적된 경험이 인공지능에 관한 지식과 접목되며 인공지능 월드컵으로 진화한 것. 인공지능 월드컵이 출범한 배경에는 ‘NExFIRE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바이오와 나노, IT, 로보틱스 등 인공지능 융합 연구에 관한 연구 혁신을 비롯해 융합형 창의인재 양성을 위한 전뇌교육을 총괄하고 있다.


인공지능 관련 다양한 이벤트는 계속 인공지능 관련 과학교육은 흥미 유발부터 시작


인공지능 기술 활용과 연구 개발에 관심 있는 각 대학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참여한 이번 월드컵은 향후 세계 대회로 확장될 예정이다. 당장은 대학생 이상의 학생들이 참가하지만, 이러한 행사가 계속해서 이어지면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 이벤트들도 곳곳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학교 현장에서 인공지능을 접목한 과학 교육을 시행하기는 어려워도, 관련 행사 참관을 통해 학생들의 시야를 확대하는 데서부터 인공지능 교육은 시작될 수 있다.



일례로, 인공지능 월드컵을 주관하는 KAIST 기계지능 및 로봇공학 다기관 지원연구단은 지난 11월 2일과 3일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범경기를 공개했다. 특히 3일에는 여러 중고등학교에서 시범경기 참관에 나서 성황을 이루었다. 공개된 시범경기는 비록 네모 형태의 선수들이 2차원 평면에서 축구를 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연단에 오른 발표자들이 각각의 장면에 적용된 인공지능 기술에 관한 설명을 곁들여 시범경기에 참관한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여주었다. 인공지능 월드컵은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갓 접근하는 학생들에게 확실한 흥미 요소를 제공해줄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을 포함한 기술의 복합체, 로봇


1966년에 설립된 KIST는 우리나라 최초의 정부출연연구소이자 종합연구소다. 이곳에는 크게 뇌과학연구소, 의공학연구소, 녹색도시기술연구소, 차세대반도체연구소, 로봇ㆍ미디어연구소 등 다섯 개의 연구소가 설치되어 있다. 로봇연구단은 로봇ㆍ미디어연구소 소속 그룹이다. 로봇연구단은 크게 로봇의 외형에 해당하는 하드웨어와 로봇을 기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연구한다. 이곳에서는 현 공간과 원격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이 한 공간에 있는 것처럼 인식하게 하는 ‘실감 존재 프로젝트’, 사람의 신경과 로봇 팔을 연결해 실제 팔처럼 활용하는 ‘바이오닉암(Bionic arm)’을 비롯해 최근에는 ‘소셜 로봇(Social robot)’ 연구 등에 집중하고 있다.


“로봇 기술은 크게 요소 기술과 응용 기술로 구분됩니다. 로봇을 움직이게 하는 주행 혹은 보행 기술이 요소 기술의 일종이라 할 수 있죠. 사람의 형태를 인식하고, 사람이 어떤 말을 하는지 구분하는 음성인식도 필요합니다. 저 사람이 어떻게 행동할지 판단하면서 인간과 로봇이 상호작용하는 것도 로봇 연구의 중요한 축입니다.”


최종석 단장의 말이다. KAIST에서 전기전자를 전공한 최 단장은 KAIST 로봇 축구대회 첫 해부터 참여한 초창기 멤버다. 로봇 축구 초창기 멤버들이 현재 국내 로봇공학자의 핵심 인물들이다. 어릴 적 본 만화나 영화 때문에 로봇에 대한 대중의 친숙도는 높지만, 실제 현재까지 진행된 로봇 연구는 대중의 기대를 충족하기는 이르다. 미디어에 등장한 로봇은 많은 일을 혼자 척척 해내지만, 사실 로봇도 프로그래밍에 의해 움직이는 것. 결국 연구자들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이 화두가 되면서 인공지능 기술과 로봇 기술의 융합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인공지능이 있다고 해서 로봇과 관련한 문제를 모두 척척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로봇에 인공지능을 적용했기 때문에 추가로 해야 할 일도 있어요. 예를 들면,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스마트폰 인증에 ‘얼굴 인식’ 기능이 등장했는데요. 스마트폰에 바로 얼굴을 가져다 대는 것과 달리, 로봇은 때로 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먼저 찾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항상 로봇에게 아이디어가 제공되지 않으므로 인공지능 기술을 로봇에 적합한 방식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과제가 있습니다.”


로봇 분야에서도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융합이 중요한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이제까지는 컴퓨터 지식을 바탕으로 사람이 로봇에 프로그래밍을 했지만, 앞으로는 사람이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의 언어를 지식화한 체계로 구축한 인공지능을 로봇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하는 인사 방식이나 행동, 말투 등의 사회적 상호작용을 어떻게 로봇에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려면 인공지능의 도움이 많이 필요하죠.”


로봇 안에서 일어나는 작용은 크게 ‘인식(Perception)’, ‘판단(Cognition)’, ‘표현(expression)’으로 나뉜다. 인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즉 기계학습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인공지능과 로봇 기술의 융합 사례는 드문 상황이다. 아직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과정인 까닭이다. 이 때문에 인공지능 관련 교육은 인공지능 그 자체에 집중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교육 프로그램은 생각보다 꽤 많습니다. 대학에서도 캠프 형식으로 하고 있기도 합니다. 로봇은 대중이 쉽게 접근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대중에게 판매할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되고, 론칭된다면 그 속에 우리가 개발한 알고리즘 소프트웨어를 적용할 수 있을 거라고 봐요.”
최종석 단장은 “스마트폰처럼 대중화된 저가 로봇을 각 기업들이 선보인다면, 학생들을 위한 과학 교육에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예고된 바는 없지만, 그 시기는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올 수 있다.



KIST 로봇연구단 탐방 현장

강서고등학교 1, 2학년 11명과 숭문고등학교 1, 2학년 5명으로 이루어진 탐방단이 KIST로봇연구단을 방문했다. 최종석 단장을 포함한 4명의 로봇공학자들이 특별 강사로 나서 학생들에게 인공지능을 접목한 로봇을 비롯해 다양한 로봇 기술에 관해 설명했다.


구동환 학생 : ‘미래에는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다’고 보는 의견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있을까요?

최종석 단장 : 로봇 연구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종종 그 이야기를 합니다. 하지만 그 질문은 로봇공학자보다는 미래학자들에게 물어보는 게 더 맞지 않을까 싶어요. 사실 대중은 미디어에 노출된 로봇을 주로 봤기 때문에, 기대치가 상당히 높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그런 우려도 생기는 거라고 봅니다. 제 말이 정답은 아니지만, 로봇연구자 중 한 사람으로서 보자면 인공지능을 로봇에 아무리 많이 적용했다고 해도 결국은 사람이 프로그래밍을 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기계학습 역시 사람이 관리자 입장에서 로봇을 훈련시키는 거죠. 물론 그 결과가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이 정확하게 기술을 분류해야 합니다. 사람이 로봇에게 지배를 받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봐요. 단언하는 것은 아니지만, 로봇 연구를 실제 하고 있는 사람 입장에서는 기술적인 한계를 느낄 때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유준석 학생 : ‘배움이 가능한 시스템’을 로봇에게 어떻게 적용할 수 있나요?
최종석 단장 : 로봇에게 지식을 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백과사전처럼 정리된 지식을 넣기도 하고, 직접 교시처럼 그때그때 배울 수 있게 의미를 부여하고 행동을 표현하는 것을 직접적으로 학습시킬 수도 있습니다. 현재는 백과사전식으로 정리된 상식을 넣고, 사람의 도움을 최소로 한 상황에서 로봇이 실시간으로 배울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일부 진행되었으나, 지식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않았습니다.
지민구 교사 : 아주 오래 전부터 인공지능에 관심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신경망 구조를 인공지능 두뇌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말씀하신 것을 들어보니 프로그램에 기반을 둔 데이터 처리를 통해 레이어 구조로 만들어서 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실제로는 어떤가요?

최종석 단장 : 신경망 구조로 보시면 됩니다. 인풋 레이어가 있고 뉴런도 있습니다. 중간에 하나의 히든 레이어가 있고 하단에 와플 레이어가 하나 있는 것이 전통적인 신경망이고, 거기에 뉴런이 포진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히든 레이어가 하나가 아니라 수백 개에 달한다는 점이 발전한 모습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픽카드, 즉 GPU가 발전하면서 과거에는 구현하기 어려웠던 복잡한 연산까지도 효율적으로 하는 하드웨어 개발이 가능해졌습니다.

지현우 학생 : 기업과의 연계 연구는 어느 정도로 진행되고 있나요?
최종석 단장 : 연구소에서는 기술 이전을 통해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일반인들이 접할 수 있게 합니다. 대표적인 기술 이전 사례는 음성 인식입니다. 사람이 말을 하면 로봇이 그 소리를 탐색해서 사람의 위치를 찾는 거죠. 서비스 로봇의 일종인 치매 로봇 연구에도 기업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어요. 그밖에도 다양한 기술 이전과 공동 참여 등을 통해 연구소와 기업은 협력하고 있습니다.
유선호 교사 : 학생들이 인공지능 관련 소양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최종석 단장 : 기본적으로 과학과 수학에 흥미를 가져야 합니다. 최근에는 코딩도 많이 하고 있는데요. 프로그램 언어를 잘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본인의 관심사에 따라서 얼마든지 수강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 있고, 전 세계 유수 대학의 온라인 강의도 대중에게 활짝 열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