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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의 과거, 현재,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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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듣고, 반응하고…인공지능(AI)

인간의 삶 보다 편리하고 유익하게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은 사람처럼 생각하고 사람처럼 행동하는 기계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인공지능이란 말은1956년에 처음으로 만들어 졌으나 이미 1950년에 컴퓨터의 아버지로 불리는 앨런 튜링은 “컴퓨팅 기계와 지능”라는 논문에서 그 기반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다.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는 기계를 만드는 것은 그러나 생각처럼 쉽지는 않았다. 생각을 많이하는 문제의 예로서 인공지능은 초기부터 체스를 연구했는데 40년이 걸려서야 사람을 이길수 있었다. 1997년에서야 IBM이 만든 인공지능 Deep Blue가 당시 세계 챔피언인 게리 카스파로프를 꺽고 우승하였다. 2011년에는 IBM Watson이 TV퀴즈쇼 제퍼디에서 역시 역대 챔피언 두명과 대결하여 우승한다. 2016년에는 구글 딥마인드가 만든 인공지능 AlphaGo가 이세돌과의 대결에서 이김으로써 신의 영역으로만 생각하던 바둑에서도 기계가 사람을 능가하게 되었다.




인공지능이 스스로 학습하기 시작하다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게 된 것은 머신러닝 덕분이다. 과거에는 지능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서 사람이 아는 지식을 규칙 형태로 기계에 프로그래밍해 주었다. 예를 들어, 바둑 인공지능을 만들려면 바둑의 고수들이 사용하는 규칙들과 바둑 교본에 나오는 지식을 사람이 프로그래밍을 통해서 기계에 넣어 줌으로써 바둑 프로그램을 개발하였다. 이러한 규칙기반 인공지능 기법의 장점은 사람이 아는 것을 빨리 기계에게 이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문제에 있어 사람이 가진 지식에 한계가 있고, 많은 경우에 무슨 지식을 사용하는지를 모르며, 안다고 해도 그것을 구체적으로 기술할 수가 없어서 프로그램으로 옮기는데 한계가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는 사람을 능가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였다.

















머신러닝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등장하였다. 즉 사람이 기계를 프로그램하는 대신에 기계가 학습함으로써 자기 스스로 프로그램하도록 하는 자동프로그래밍 방식이다. 머신러닝은 많은 데이터로 부터 규칙 즉 알고리듬을 기계가 스스로 발견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바둑의 예로 돌아가면, 바둑 고수들이 둔 대국의 데이터를 기계에게 보여 주고 이를 모사하는 바둑 방식/알고리듬을 기계가 스스로 발견적인 방법으로 찾아내도록 하는 것이다. 신경망 기반의 학습 모델은 특히 이러한 능력이 뛰어나다. 최근에 등장한 딥러닝은 아주 복잡한 구조를 가진 층을 많이 가진 신경망 모델이다.


최근 딥러닝을 이용하여 다양한 성공사례가 발생하였다. 페이스북은 2014년에 사람의 얼굴 사진 데이터을 학습하는DeepFace기술을 개발하여, 주어진 두장의 얼굴 사진이 같은 사람인지 아닌지를 사람보다 더 잘 구별할 수 있음을 보였다. 구글은 2015년에 22층짜리 딥러닝 모델 GooLeNet을 개발하여 120만장의 영상에서 1000개의 물체를 구별하는 대회에서 우승하였다. 구글은 또한 비디오 영상을 주면 이를 학습된 스타일의 화가풍으로 변형해 주는 구글 DeepDream 기술을 개발하였다. 구글의 딥러닝 기반의 뉴럴기계번역(NMT)기술은 기계번역의 품질을 혁신적으로 향상시켰다. 그리고 2016년에 알파고는 바둑판의 모양을 딥러닝을 이용하여 영상처럼 분석하고, 주어진 바둑판의 상황으로부터 장기적으로 우승 확률이 얼마인지를 예측하는 가치신경망을 개발하고, 현재 바둑판의 상황에서 어떤 수를 둘지를 예측하는 정책신경망을 개발하여 강화학습 기반으로 스스로 학습을 하도록 함으로써 끊임없이 성능을 향상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였다.


인공지능이 신체를 갖기 시작하다


알파고와 왓슨은 생각하는 기계로서 대단하기는 하나 이것은 반쪽짜리 인공지능이다. 사람은 머리속으로 생각만 하지 않는다. 환경에 처해서 환경과 상호작용하고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있으며, 진화적으로도 행동을 통해서 사고와 같은 고등 지능이 발달하였다. 지금까지 인공지능은 추상적인 사고에는 능하였으나 신체를 가지고 물리 세계에서 대처하는 사고와 행동은 오히려 초보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 부분도 최근에 크게 변화되고 있다. 아마존 Echo 인공지능 스피커가 그러한 예로서, 컴퓨터 속에 들어만 있던 인공지능이 이제 신체를 갖추고 현실 세계로 나오기 시작하였다. 유사한 스마트 스피커 제품들을 마이크로소프트나 구글 등에서도 만들고 있고 국내에서도 SKT, KT 등에서도 출시하였다. 또한 최근에 등장한 Jibo라는 인공지능 로봇은 카메라를 갖추고 고개도 돌리는 행동을 한다. 소프트뱅크의 Pepper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의 쇼핑 몰에서 상점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기 시작하였다.


신체를 가진 인공지능 연구의 다른 예는 자율주행 자동차이다. 2005년에 네바다 사막에서 열린 자율주행자동차 대회에서 스탠포드 대학교의 인공지능 연구소에서 우승한 후, 세바스찬 쓰런 교수는 구글과 비밀리에 구글카 프로젝트를 수행했고 2010년에 이를 발표하였다. 그후 생각보다 아주 빠르게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를 향해 가고 있다. 앞으로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기존의 자동차 회사들이 아니라 구글, 애플, 우버 같은 IT 기반의 회사들이 자동차 산업을 리드할 수도 있는 상황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동로봇인 Sevioke는 호텔에서 투숙객의 심부름을 해주며, 보스톤 다이마믹스에서 개발한 Atlas 로봇은 두 발로 눈길을 넘어지지 않고 걸어가고, 좁은 공간에서도 몸을 비틀어 물건을 선반에 올릴 수도 있는 신체 지능을 갖추고 있다. 핸슨 로보틱스에서 만든 Sophia 로봇은 근육을 움직여 사람처럼 얼굴 표정을 짓고 이야기를 할 수 있다.


의식을 가진 기계가 출현할 수 있을까?


최근 인공지능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경고하고 있다.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은 인공지능의 발전이 인류를 멸망하게 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였다. 사업가인 일런 머스크는 인공지능이 핵무기 보다도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2045년 쯤이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특이점이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결국은 사람처럼 의식이 생겨 자유의지를 갖게 될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논의는 과학자들 뿐만 아니라 인지과학자와 철학자들 간에도 많은 논쟁을 야기하고 있다.


보다 현실적인 문제로,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인간의 작업은 점차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하게 되는 것은 대세이기 때문에 거역할 수 없을 것이다. 인간은 인공지능과 대결하거나 거부하려고 하기 보다는 인공지능을 툴로 활용해서 보다 창의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는데 더욱 많은 시간을 써야 할 것이다. 과거에 마차 대신 자동차가 등장할 때도 그랬고, 컴퓨터가 등장할 때도 그랬던 것처럼 사라지는 직업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신기술의 등장을 통해서 새로운 산업과 직업들이 창출된다. 다만 미리 미리 이러한 새로운 세대에 대비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앞으로는 인공지능 과학자가 등장할 수도 있다. 적어도 과학자의 조수 역할을 훌륭히 잘 해내는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하는 것은 시간 문제다. 그러나 완전히 사람을 대체하는 인공지능이 등장하려면 아직 많은 연구가 진전되어야 할 것이다.


장병탁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컴퓨 터공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 사학위를, 독일 본 대학에서 컴퓨터과 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서울 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교수로 재직 중 이며, 한국인지과학회 회장으로 활동 하고 있다. 한국정보과학회 인공지능 소사이어티 회장, 서울대학교 인지과학연구소 소장을 역임 한 바 있다. 특히 인공지능, 머신러닝, 뇌 인지과학 분야에 서 독보적인 연구성과를 거두는 등 인공지능 연구의 권위 자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