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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교과서 『인공지능과 미래사회』 구성과 학습활동 흐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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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인간 이롭게 하는 AI 관련 능력 신장

다양한 문제 창의적 해결

인공지능 교육 표준 모형 기대

서울특별시교육청은 『인공지능과 미래사회』 교과서를 인정도서로 승인하고 올 2학기부터 인공지능 특성화 고등학교이자 AIIoT시범학교인 선린인터넷고에서 시범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2021학년도에는 AI중점고, AI-IoT 시범학교, SW선도학교,과학고, 과학중점학교, 특성화고, 인공지능에 관심있는 고등학교 등 희망학교에서 채택하여 사용하게 된다. 본 교과서는 인공지능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윤리에 대해 배우고, 프로그래밍 언어를 이용하여 인공지능 모델을 실질적으로 구현해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특히, 실생활 속의 기초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프로젝트를 인공지능을 통해 해결해볼 수 있도록 하였다.





 ‘인공지능과 미래사회’ 교과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지원을 받아 개발한 서울시교육청의 인정 교과서이며, 2020년 2학기부터 신청한 학교들에서 사용할 수 있다. 고등학교 ‘정보’에서 함양한 정보 문화소양, 컴퓨팅 사고력, 협력적 문제 해결력을 바탕으로 이수하는 교과서로 개발되었으며, 과학계열 전문 교과Ⅰ 과목인 ‘정보과학’ 과목, 전문계 고등학교의 프로그래밍 과목과 연결되는 교과서이다. 교과서의 내용은 크게 네 개의 영역으로 구성되었다. ‘인공지능과 함께(1장)’ 영역에서는 인공지능의 개념과 역사, 윤리 등으로‘, 인공지능과 데이터(2장)’ 영역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필요한 데이터처리 내용과 활동으로 구성되었고,‘ 인공지능의 구현(3장)’ 영역에서는 기계학습, 딥러닝, 컴퓨터비전, 자연어처리기술 등 인공지능 기술을 배우고 실습 해보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마지막 ‘미래를 위한 인공지능(4장)’ 영역에서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는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교과서 전 영역에 걸쳐 컴퓨터공학, 로봇공학, 소프트웨어 공학의 융합 지식을 토대로 인공지능과 더불어 살아갈 시대를 위한 수용력과 실생활 및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는 인공지능 관련 능력을 신장하는데 중심을 두고 개발되었다.


교과서가 제공하는 학습경험 구성과 흐름

 ‘인공지능과 미래사회’교과서가 학생에게 제공하는 경험 또는 활동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당연히 인공지능 기술을 배우는 활동이다. 종이 매체에 문자와 도식으로 기록한 텍스트를 이용해 인공지능에 대한 공부를 하게 된다는 점에서 다른 교과서와 다르지 않은 학습활동 경험을 학생들에게 제공한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기술을 실습하는 활동이다. 샘플 코드와 샘플 데이터를 포함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코드와 데이터, 라이브러리를 실습해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한다. 현재는 종이 지면에 적힌 텍스트에 추가로 깃허브 등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안내를 제공하고 있지만, 앞으로 개발될 AI교 육플랫폼을 교과서와 연결하는 방법으로 디지털 환경에서의 실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는 인공지능 기술 그 자체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활동이고, 네 번째는 세상을 이롭게 할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해보는 활동이다. 인공지능 기술 그 자체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활동과 세상을 이롭게 할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경험은 서로 연결되어 교과서 전체를 아우르는 활동으로 구성되었다. 학습자가 경험하게 되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교과서의 전체 흐름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1장(인공지능의 기본 개념, 역사, 윤리)을 배우고난뒤,‘ 인공지능기술을 이용해 해결해보고 싶은 학교문제를 찾아라’로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2장(데이터 처리)과 3장 (인공지능 기술)을 지나면서 인공지능 활용 능력을 키우고, 마지막 4장에서‘세상에 이로운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 해보자’로 마무리가 되는 흐름이다.




인공지능 그 자체에 대해서 생각하고 토론하는 활동

 인공지능 그 자체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토론하는 활동은 인공지능 기술을 다루는 단원에서 더 생각해보기 과제로 제시하였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과 윤리 단원에서 사례로 다루는 ‘트롤리 문제’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누구를 죽일지 인공지능이 직접 의사 결정해야 하는가? 당신이라면 누구를 죽일 것인가?’의 질문으로 요약되는 역설이다. 트롤리 문제에서는 어떤 선택을 하건 누군가는 죽어야 한다. 인공지능 역시 스스로 ‘윤리적 판단’을 해야하는 순간에 필연적으로 놓이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다루는 사고 실험으로 교과서에서도 학생들의 토론 재료로 사용했지만, 이 역설의 한계는, 논의를 진행하다보면 ‘결국 누구를 죽일 것인가? 결정해보라’와 같은, 비윤리적 의사결정 문제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이번 교과서에서는 이 한계를 넘어서는 방법으로 ‘누구를 죽일지 인공지능이 결정하지 않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운행하게 될 미래의 도시교통 시스템을 설계’해보는 것으로 논의의 방향을 제안했다. 어느 사람을 죽일지 스스로 의사 결정하는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말과 글을 데이터로 다루는 자연어 처리 기술을 배우는 단원에는 자연어처리 기술과 차별의 강화 문제를 더 생각해보기 과제로 제공하였다. 인류가 지금껏 만들어 온 글과 말을 인공지능 학습을 위한 기초 데이터로 이용할 경우 지금까지 인류 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차별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경험을 과제 형태로 개발하여 포함시켰다. 영상데이터 처리를 다루는 컴퓨터비전 기술을 배우는 단원에는 컴퓨터비전 기술 과개인정보보호 문제를 포함시켰다. 특히, 학생들의 삶과 직접 연결되어 있는 문제 즉, 얼굴을 인식하고 폭력행위를 예측하는 얼굴인식 인공지능이 학교 교실에 적용된다는 가상의 상황을 제시한 뒤, 이에 대해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입장에서 토론하고 글을 쓰는 과제를 포함시켜, 학생 스스로 본인의 삶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 더 생각해볼 수 있는 경험을 설계하였다. 딥러닝 혹은 심층학습 기술을 다루는 단원에는 딥러닝기술과 인공지능의 설명 가능성 문제를 포함시켰다. 딥러닝 알고리즘을 전제로 하는, 입력층과 출력층 사이에 다층으로 존재하는 은닉층에서 이루어지는 데이터 처리 과정을 들여다볼 수 없다는 점을 예시로 들어, 설명 가능하지 않은 인공지능이  발생시킬 사회문제들에 대해서 생각하고 토론하는 활동으로 과제를 구성하였다. 학생들은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해서라도 해결하고 싶은 학교 문제를 찾는 과제로 프로젝트를 시작한 뒤, 구체적으로 기술을 배우고 실습하고, 인공지능기술 그 자체에 대해서 더 생각해보고 토론하는 활동을 지난 뒤, 마지막으로 ‘세상에 이로운 인공지능’ 을 기획하고 이를 만들어내기 위한 프로젝 트를 설계하는 활동을 하게 된다. ‘인공지능과 미래사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다양한 인공지능 교과서가 국가수준 인공지능 교육과정에 맞추어 개발되어 사용 될 것이다. 중고등학교 교육과정 내에서 인공지능교육과 인공지능기술 활용 학습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을 제안하면 다음과 같다.





인공지능 기술사용과 데이터 처리

실습을 위한 기술환경

 ‘인공지능과 미래사회’교과서에는 다 수의 실습활동이 포함되었다. 샘플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사이트를 소개하고, 샘플 데이터를 다루는 실습, 머신러닝 ·딥러닝 프로세스와 자연어처리·이미지 데이터 처리 프로세스에 데이터를 적용하는 실습 등이 포함되었다. 컴퓨터를 동작시키기 위한 코드들, 코드들이 정리정돈 되어있는 라이브러리들, 샘플 데이터의 요약된 구조들이 종이 위에 인쇄된 형태로 학생들에게 제공된다. 종이에 내용을 인쇄하는 방법으로는 이러한 실습을 충실하게 지원할 수 없다.

 코딩과 데이터 처리, 이미 학습되었거나 아직 학습되지 않은 알고리즘을 동작시키는 실습을 지원하는 기술환경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양한 개발 언어를 지원하고, 코드와 프로젝트들, 관련 데이터 세트 등의 등록·공유·수정·재사용을 수월하게 지원하는 클라우드 방식이어야 하며, 교과서의 내용 일체와 교사가 제시하는 참고자료들, 학생들의 프로젝트 결과물들이 저장되어 활용될 수 있는 플랫폼의 형태로 실습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교과 연계·융합 활동 활성화

 인공지능기술을 다루는 교과서가 기타 다른 교과와 연계하고 융합되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인공지능기술에 적용하는 데이터를 선택하고 다루는 과정에서 자연세계 데이터일 경우에는 생물·물리·화학·지구과학 교과와 연계되고, 음성 및 문자언어 데이터일 경 우에는 국어 영어·외국어 교과와 연계되고, 사회·역사·지리 데이터일 경우와 예술과 신체활동과 관련된 데이터일 경우에는 해당 교과와 연계될 수 있다. 이와 같은 활동을 위해서 필요한 조건은 해당 영역과 관련된 빅데이터 세트 그리고 이와 같은 데 이터에 의해서 훈련되었거나 또는 아직 훈련되지 않은 알고리즘이다. 관련 데이터로 이미 훈련된 알고리즘을 이용할 경우에는 데이터 해석에 집중하는 활동을, 아직 훈련 되지 않은 알고리즘을 사용할 경우에는 알 고리즘의 성능을 높여가는 경험에 학생 활 동을 집중시킬 수 있다.


교원 역량

 고등학교 급 또는 중학교 급의 수업에서 인공지능기술을 다루기 위해서는 두 가지 종류의 역량을 확보하고 있는 교원이 필요 하다. 인공지능기술을 다루는데 두려움이 없는 교원(역량)과 개별 교과와 관련된 데이터 처리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교과지식을 적용하고 지원해줄 수 있는 교원(역량) 이다. 인공지능기술을 충분히 경험해본 교원은 기존 교원의 재교육 또는 연수의 방법으로 충원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교대와 사범대 등의 예비교사 프로그램을 통해서 양성되어야 한다. 인공지능 기술과 데이 터 처리·해석 역량은 인공지능 융합 전공 을 통해서 양성될 수 있지만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은 예비교사 프로그램의 교과 교육 영역에서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양성되어야 한다


교과서 제작 프로세스의 개선

 ‘인공지능과 미래사회’교과서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원고 집필진들 사이에서 정한 규칙이있다.‘ 3년이상을 버텨줄 내용은 종이 교과서에 담고, 그렇지 않은 내용은 디지털 환경에 담는다’는 규칙이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기술은 빠르게 발달하고 있고 교과서에 기술된 내용이 언제 낡은 것으로 분류 될지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3년을 버티는’이라는 기준을 정하기는 했지만, 해당 내용이 언제 업데이트가 되고 언제 새로운 버전이 발표될지 전혀 예상할 수 없다. 기술의 발달과 변화에 따라 교과서의 내용을 업데이트한 뒤 재인쇄하는 것도 쉽지 않고, 내용이 많이 수정되어야할 경우에는 재심사를 통과하는 프로세스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낡은내용을 담고 있는 교과서를 학생들에게 제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앞으로 인공지능 교과서들의 내용 업데이트와 재심사 프로세스를 개편해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인쇄된 교과서와 연결되어 함께 운영되어야 하는 디지털환경에 대한 대안과 운영주체도 마련되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마련되어야 하는 정책은 집필이 완료된 이후에도 교과서 집필진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업데이트가 필요한 내용을 꾸준히 모니터링해야 하며 필요하다면 회의를 소집하고 언제 어떤 방법으로 그리고 누가 내용 업데이트를 위한 ‘원고 집필’을 할 것 인지를 안정적으로 논의하는 팀이 필요하다. 현재,‘ 인공지능과 미래사회’ 교과서의 집필진은 공식적으로는 해산된 상태이고, 단지 ‘단톡방’이 유지되고 있을 뿐이다.




임완철 교수님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생물교육(학사/석사)과 교육공 학(박사)을 전공하였다. 현재 서울시교육청 미래교육(에듀테크) 정책자문관의 역할을 담당하며, 경상대학교 미래 교육원의 교수로 재직 중이다. 「생각 하는 사물의 등장(2017)」「읽는다는 것 의 미래(2019)」「인공지능과 미래사회(2020, 인정 교과서)」 「가르치는 인공지능은 가능한가? 장치의 교육학을 위한 시론 (2020)」의 저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