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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시대, 과학교육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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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인간×공간×시간의 혁명

가상 구현하는 공간에서 맞춤형 과학교육으로의 변화


1640828191.6962image.png메타버스(Metaverse)가 인터넷의 뒤를 잇는 새로운 혁명(Revolution)으로 주목받고 있다. 에픽게임즈 CEO 팀스위니는 메타버스를 “인터넷의 다음 버전(Next version of Internet)”이라 표현하며, 새로운 메타버스 혁명의 시대를 예고했다. 또한, 페이스북 CEO 마크주커버그는 “메타버스는 인터넷의 후계자”라고 언급하고 페이스북을 소셜미디어 기업에서 메타버스 기업(Metaverse Company)으로 5년 이내 전환 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메타버스(Metaverse)란,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며 공진화하고 그 속에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루어져 가치를 창출하는 세상이다.


현실에가상덧붙인증강현실,‘ 메타버스’ 다양한 형태로 새로운 세계를 만들다


메타버스는 ‘초월, 그 이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메타(Meta)와 ‘세상 또는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1992년에 미국 SF 소설가 닐 스티븐슨의 ‘스노우 크래쉬(Snow Crash)’란 소설에서 처음 사용된 용어이다. 메타버스는 현실에 가상정보를 덧붙인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현실을 가상으로 구현한 거울 세계(Mirror World), VR(Virtual Reality), 게임 등으로 구현된 새로운 가상세계(Virtual World), 가상과 현실을 오가며 생성되는 라이프 로깅(life logging)에 기반한 서비스가 등 크게 4가지 요소(Element)로 구분된다. 이 4가지 요소는 다양한 형태로 융합되어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인터넷 시대에는 주로 2D 화면 속에서 마우스, 터치 방식을 활용했다. 하지만, 메타버스의 시대에는 3D 공간 속에서 동작, 시선, 음성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더욱 쉽고 편하게 상호작용할 수 있다. 현실과 메타버스는 무수히 많은 기술의 조합을 통해서 연결된다. 그중 핵심기술 4가지는 가상의 공간을 만드는 가상융합기술(XR, eXtended Reality),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데이터 기술(D, Data Technology), 데이터를 전송하는 5G 등 네트워크(N, Network), 인공지능(A, Artificial Intelligence)기술이다.


1640828238.9343image.pngXR+D.N.A기술의 융합은 전 산업과 사회에 영향을 미치며 차별화된 경험 가치를 만들어 낸다. 가상현실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에서는 엄마가 사별한 딸을 메타버스에서 만나게 된다. 엄마는 사별한 딸을 만나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상상(Imagination)을 하고, 인공지능(Intelligence)으로 재탄생한 딸과 가상융합기술(XR)로 구현된 메타버스 공간에서 몰입감(Immersion)을 느끼며, 햅틱 글로브 등 오감을 통해 상호작용(Interaction)하게 되는 시공간을 초월한 경험을 하게 된다. XR+D.N.A 기술이 4I(Imagination, Intelligence, Immersion, Interaction) 측면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에픽게임즈의 메타휴먼 크리에이터(Meta Human Creator)라는 도구를 활용하면, 무료로, 빠르게 내가 원하는 가상인간(Virtual Human) 만들 수 있고, 유니티(Unity) 등 가상공간 제작 도구를 통해 어떤 공간이든 가상으로 구현할 수 있다. 과거의 한 장면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미래를 예측해 볼 수도 있다. 메타버스의 시대에는 인간과 공간, 시간을 초월한 경험 설계가 가능해진 것이다.


메타버스는 어떻게 교육을 바꾸는가?


1640828279.3145image.png메타버스를 활용한 교육이 주목받는 이유는 높은 경험 효과 때문이다. 2D 종이와 화면 중심의 교육보다 메타버스 공간 안에서 교육을 하게 되면 보다 많은 것을 기억하고,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험의 원추이론에 따르면 읽은 것은 10%를 기억하지만, 실제 경험하면 90%를 기억한다. 메타버스는 XR+D.N.A를 통해 몰입감 있고, 지능화된 공간에서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미국 메릴랜드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2D 화면보다, 가상현실 헤드셋을 이용해 3D로 정보를 제공받을 때 더 많은 것을 기억했다. 가상현실 기기를 활용했을 경우, 데스크톱 기기를 사용할 때보다 기억 정확도가 약 8.8% 높게 측정되었는데, 몸의 전반적인 감각을 이용해 기억할 수 있어, 학습 및 기억 능력이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미국 엠브리-리들 항공대학(Embry-Riddle Aeronautical University)은 메타버스를 활용해 대학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 대학의 핵심 교육 분야는 항공 사고, 안전 조사이며 여기에 가상 크래시 랩(Virtual Crash Lab)을 활용하고 있다. 가상 크래시 랩(Virtual Crash Lab)에서는 전 세계 학생이 사고 현장에 가상으로 들어가 조사원으로서 현장에서 보고 들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학생이 항공기 조종실에서 항공 사고를 목격할 수 있고, 조종사와 항공관제센터 간의 대화를 들을 수도 있다. 비상 대응 조치 평가, 사고 현장 조사, 목격자와의 면담도 가능하다. 사진을 찍거나 측정하고 교수에게 자신의 조사 기록을 제출하고 수정할 수도 있다. 과거, 이 중요한 교육과정은 대다수 학생이 이용할 수 없다는 단순한 이유로 필수 교과 과정이 아니었다. 그러나 교수진이 가상현실 랩이라는 아이디어를 학교에 제시했고, 학교는 메타버스 전환(Metaverse Transformation)을 추진한 것이다.


1640828317.6977image.png스탠퍼드대학 가상인간 상호작용 연구실(Virtual Human Interaction Lab)의 제레미 바일렌슨(Jeremy Bailenson) 소장은 위험하거나 비용이 많이 들고, 체험 불가능하며, 생산성이 낮은 분야에 가상융합(XR)기술이 활발히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화재를 진압하는 교육 훈련은 매우 위험하고, 고비용이며, 많은 사람이 동시에 할 수도 없다. 하지만 가상융합(XR)기술로 가상화재 현장을 몰입감 있게 구성하고, 지능화와 상호작용 요소를 반영하여 가상화재 상황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구현하면, 많은 사람이 가상 속에서 실제와 같은 훈련을 할 수 있다. 호주의 플레임 시스템(FLAIM Systems)은 소방관들을 위한 가상교육 훈련 시뮬레이터를 개발했다. 현실에서 재현하기 위험한 화재 상황을 가상으로 재현하고 소방관들은 그 안에서 훈련을 할 수 있는 것이다.


플레임 시스템 CEO인 제임스 멀린스는 “가상훈련의 핵심은, 소방관들을 가상 속에서 현실에서와 같은 위험 상황에 놓이게 하고, 그 속에서 실수를 거듭하며 의사결정을 내리는 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플레임 시스템은 주택 화재, 항공기 화재 또는 산불과 같은 다양한 가상현실 시나리오에서 연기와 불, 물 그리고 소화기의 거품들을 현실처럼 재생한다. 실제 화염도 연출한다. SW가 시나리오별로 화재원과의 거리와 방향에 따라 소방관에게 미치는 영향을 계산해 온도까지 설정하므로 가상훈련을 받는 소방관들은 실제로 방열복을 착용한다. 가상현실에서 섭씨 100도까지 온도를 높일 수 있으며, 소방관을 보호하기 위해 시간은 짧게 제한하고 있다. 또한, 소방호스로 물을 분사할 때 느껴지는 압력도 재현하며, 그 상황에서 소방관의 심장 박동과 호흡수도 계속 측정한다. 가상소방 훈련 방식은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는데에도 유용하다. 기존 훈련 방식은 실제 불을 내고, 많은 양의 물과 소화기를 사용하여 연기와 오염물질이 방출되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가상에서는 이 문제가 모두 해결된다.


메타버스 시대, 과학교육의 미래


1640828351.7803image.png메타버스라는 지능화된 공간은 다양한 교육 분야에 적용 가능하며, 과학교육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국내외에서 메타버스를 이용한 과학교육이 추진되어왔다. 호주 캔버라 그래머 스쿨은 2016년부터 마이크로 소프트와 함께 물리, 화학 분야에 홀로렌즈를 활용한 교육을 시도해왔다. 한양대학교는 2019년 과학‧공학 분야 교육 혁신을 위해 가상현실 기술을 적용한 VR(Virtual Reality) 교육도서관을 선보였다. VR 교육도서관은 실험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을 없애고, 학생들이 이론으로만 배워왔던 다양한 실험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포항공대도 메타버스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신입생 320명 전원에게 가상현실에 접속할 수 있는 HMD(Head Mount Display) 기기를 지급하고, 2021년 4월부터 일반 물리실험은 가상현실로 진행하고 있다.


인재와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새로운 메타버스 혁명의 시기에 과학교육은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기본적인 방향은 좋은 메타버스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만들고 플랫폼을 통해 공유하여 많은 선생님과 학생들이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메타버스 과학교육 프로그램에 4I(Imagination, Immersion, Intelligence, Interaction)가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는가이다. 그래야 자주 로그인하여 오랫동안 학습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 될 수 있다. 메타버스 스쿨(Metaverse School)이라는 스타트업은 다양한 메타버스 교육환경을 지원하고 수업에 필요한 도구들을 제공한다. 이 메타버스 환경을 통해 우주 교육 수업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학생들은 가상공간인 명왕성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HMD(Head Mount Display) 컨트롤러나 PC 마우스, 모바일 터치 등을 활용해 우주에 대한 설명을 읽거나 듣게 된다. 물리적 이동이 없이 가상공간에서 몰입을 느꼈으며, 사전에 기획된 명왕성에 관한 정보를 간단한 상호작용을 통해 확인했다. 학생들은 명왕성에 대해 모두 배웠을까? 이 메타버스 교육 프로그램에 정말로 다시 들어오고 싶을까? 4I가 연계되어 있지 않으면 다시 로그인할 유인이 크지 않다. 최근 구글은 인공지능 람다(Lamda)를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발표했다. 람다는 학생이 궁금해하는 명왕성에 관한 수많은 질문에 직접 대답하고 대화한다. 이 람다가 가상의 명왕성 공간에 있으면 어떻게 될까? 학생들은 몰입해서 지능을 가진 람다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을 한다. 햅틱 글러브(Haptic glove)를 통해 명왕성의 표면을 느끼고, 슈트(Suit)로 압력을 경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상(Imagination)이 구현된 수업에서는 교사의 역할도 바뀔 수 있다. 교사는 수업 전에 학생들에게 람다를 먼저 만나 궁금한 사항을 확인하고 오라는 과제를 낸다. 학생들은 모두 개별적으로 람다를 만나 수많은 질문과 대답을 들은 후 교사를 만난다.


이제 학생과 교사는 명왕성에 대해 높은 수준의 토론을 시작할 수 있다. 학생들이 람다와의 대화에서 어떤 질문을 가장 많이 했는지, 무엇을 궁금해했는지 데이터로 확인하고 분석할 수 있다. 교사는 가만히 앉아 있는 학생들에게 하나의 교재로 과거처럼 일방적인 수업을 진행하지 않는다. 교사는 편향성 없는 람다를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고, 새로운 지식을 람다에 피드백한다. 그리고 인공지능이 주지 못하는 지혜와 통찰을 학생들과 논한다. 4I가 연계된 메타버스 대학이 생기면 어떨까? 시공간을 초월한 교육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교수와 학생 간의 일방적인 지식전달을 넘어선 새로운 메타버스 과학교육을 구상해 보면 어떨까? 한국의 교육은 어떻게 메타버스로 전환될 것인지 고민하고, 그에 맞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1640828714.2782image.png이승환 박사님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KT, 삼성경제연구소에서 15년 이상 IT전략 및 정책연구를 수행해왔다. 현재 SW정책연구소에서 메타버스, 가상융합, 인공지능 정책연구 업무를 맡고 있으며, 기획재정부 메타버스 TF 등 주요 부처와 대학, 삼성전자 등 기업들의 메타버스 자문위원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