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EDUCATION ISSUE

즐거운 과학 수업 위한 다양한 시도들

페이지 정보

본문

즐거운 과학 수업 위한 다양한 시도들


활력 넘치고 행복한 수업시간,

웃음 통해 더욱 친근해지는 과학 시간


과학 수업에서 유머를 잘 활용한다면 학생들에게 과학을 좀 더 가깝게 느끼게 하고 그들의 흥미와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수업 전략이 된다. 과학 수업은 학문적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하다 보면 이론과 공식, 과학 용어의 복잡성으로 인해 종종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지만 과학 수업 시간에 조금의 유머를 활용하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학생들을 수업에 끌어들이며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할 수도 있다.


어느 학교의 교실에 가보면 수업 시간인데 대부분 학생들이 잠을 자고 있다. 선생님은 앞에서 혼자 수업하시거나, 자는 아이들 사이를 말없이 걸어가고 있다. 이러한 장면이 방송을 타고 ‘무너지는 학교 교실….’과 같은 선정적인 제목과 함께 수업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포기한 듯한 학생들의 모습, 그것에 대해 손을 쓰지 못하는 교사의 무기력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은 불과 10년~20년 사이에 많이 보여지는 모습이다. 그전에는 교실에서 교사가 왕처럼 군림하려 해서 문제가 되었다면 최근에는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에 대해 갑질을 하는 것이 문제다.


이전에는 학생들이 싸움을 하거나 선생님께 혼나면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와서 우리 아이가 잘못했으니 따끔하게 벌을 주고 반성하게 해주세요. 부모가 잘못 가르친 탓입니다.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지도해 주세요. 이런 말이 오가곤 했는데, 이제는 학교에서 학생이 본인이 잘못해서 사고가 난 경우라도 교사가 학생 지도 관리를 어떻게 했느냐 하면서 책임을 따지고 심지어는 이것을 빌미로 교사에게서 돈까지 갈취해가는 파렴치한 짓도 서슴지 않는다. 물론 극히 일부의 학부모들이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 학생들이나 학부모가 교사들에 대해 기대하는 것, 관점 등이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의 인권이 강조되다 보니 교사의 교육권이 침해받은 사례로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생님으로서 이러한 학급에서의 나타나는 어려움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많은 교실에서 일어나고 있다. 남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학생 지도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수업을 위한 팁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재미있는 수업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


학교에서의 수업은 교사가 주도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때도 있고, 학생들에게 조사 등의 활동을 하게 하고 그 내용을 발표하게 하는 등 다양한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아무튼 수업은 교사가 담당하고 있으니 그 시간에 학생들을 수업에 끌어들이고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책임이 있다. 교사들의 주된 고민은 수업의 내용보다 수업을 얼마나 재미있게 운영해서 학생들을 자신이 설계한 수업의 장면으로 들어오게 할 것인가에 있을 것이다.


다음의 에피소드를 생각해보자. 예전에 과학교육을 전공하신 노 교수님이 수업 시간에 교실에 들어갈 때 무엇이라도 들고 들어가라고 말씀하신 것이 기억난다.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같은 것을 들고 가서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집중시키고, 본래 의도했던 수업과 연결시키면 수업에 대한 참여도를 높일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두 번째는 필자가 서울의 한 고등학교에 근무할 때 같이 근무했던 어느 물리 선생님이 아이들이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을 때 그 이야기를 500원에 팔라고 해서 많은 재미있는 이야기를 모으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이야기를 구매한 선생님은 수업 시간에 그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제시하여 수업 분위기를 전환하는 기지를 발휘했다.


자기가 좋아하고 재미있어하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누군가가 한 이야기에 유쾌한 반응을 보였다면 그 이야기를 전파하는 것도 좋은 수업 방법일 수 있다. 물론 수업과 연관된 것일수록 좋아 보인다. 장난스러운 금액이기는 하지만 그 이야기가 자신이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면 저작권이 이야기를 처음에 꺼낸 학생에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얼마간의 보상을 하면서 그 이야기를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공식화하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세 번째로 필자가 잘 아는 화학 선생님은 이야기를 맛깔나게 한다. 약속이 있어 드라마를 보지 못한 다음 날에 본방사수하신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주 생생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가끔은 드라마에서 나오는 배우의 캐릭터를 살려서 말하기도 하고, 표정 연기도 훌륭해서 이야기 속에 빠져들게 한다. 물론 이 선생님은 재미있는 이야기로 아이들을 현혹(?)하여 자신만의 세계로 이끌어와 수업을 진행한다.


네 번째로 어느 생물 선생님은 그림도 잘 그리고 촌철살인의 기지로 학생의 특징을 캐치해서 학생의 별명을 지어주기도 하고 비유를 통해 자칫 딱딱해지기 쉬운 수업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어간다. 오래전에 서울특별시융합과학교육원에서 수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동기 유발자료를 만든 적이 있었다. 이것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수업의 형태를 제시한 것이었다. 지루하지 않은 수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전략은 동일하지만 이것은 하드웨어적이고, 유머는 소프트웨어적인 것이다. 유대인은 유머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이스라엘에서는 영재교육에 유머를 따로 가르치기도 한다. 유대인인 아인슈타인은 살아생전 유머가 있어 지금의 자신이 존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과학자나 과학 교사가 되기 위해 유머를 잘할 필요는 없지만, 유머를 잘하는 과학자나 과학 교사가 그렇지 않은 과학자나 과학 교사보다 더 행복할 것임은 분명하다.


과학수업 활력 불어넣을 ‘유머’ 유쾌한 과학 수업


몇 년 전에 잘 아는 대학교의 교수님이 과학 시간에 활용할 수 있는 유머를 책으로 내자는 제안을 해왔다. 이러한 책을 통해 학생들을 웃기게 만들고 과학 수업이 재미있게 운영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같이 참여했다. 재미로만 듣고 마는 것이 아니고 수업의 내용과 연결시키는 것을 고려한 유머인 것이다. 그때의 기획 의도는 유머를 활용한 수업 모형을 만들려고 한 것도 아니고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는 과학 수업에 활력을 넣어줄 유머를 모아 책으로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 당시에 9명의 교수가 참여해서 각 과목에서 재미있고 수업 내용과 연관될 수 있는 유머를 담은 책을 만들었다. 과학의 과목별로 몇 가지 살펴보자.


물리

우리 주변에는 항상 물체들이 서로 힘을 주고받고 있으며, 그에 따라 물체의 운동 상태가 변하지만, 이것을 운동 법칙으로 배우는 것은 학생들에게는 정말 재미없고 어려운 주제다. 예를 들어 ‘물체를 운동시키려면 힘이 필요하다’라고 건조하게 설명하기보다 다음과 같이 유머로 풀어내면 곧바로 이해하지 않을까? 가난한 나라 사람들 중에는 식량이 부족해 굶는 사람이 많은데 집 주변의 고양이에게 음식을 던져 주는 게 옳은 일일까? 당연하지, 그렇게 멀리까지 다른 나라에 음식을 던져 줄 수는 없으니까. 학생들은 매우 썰렁하다 하겠지만 썰렁해도 웃어주는 게 경쟁력이라고 말해주면 아이들도 웃어준다.


화학

물질의 상태변화 과정에는 반드시 열 출입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열 출입은 온도변화가 아니라 열에너지의 이동이다. 상태가 변화하는 동안 온도는 변하지 않지만, 열에너지가 이동한다. 물질의 상태와 열에너지에 관한 짧은 유머퀴즈가 몇 가지 있다.

생물

쓸개에 이상이 생겨서 쓸개를 떼어내게 되면 쓸개 빠진 사람이 되고 대장암으로 대장을 제거하면 쫄병이 된다. 대장은 맹장, 결장, 직장으로 구성되는데, 싸움을 잘하는 맹장이 전투에 결장하면 직장을 잃게 된다. 직장을 잃게 되면 백수가 된다. 그럼 쓰디쓴 쓸개 빠진 사람은 달콤한 사람이 되는 건가?

지구과학


지구과학

예전에 모 방송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끼리 일반 상식에 관해 이야기하던 중 5대양 6대주가 화제가 되었다. 그러자 출연자 몇 명이 ‘광희’라는 연예인에게 5대양이 무엇인지 맞춰보라고 했다. 그는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까지 말하고는 나머지 이름을 대지 못하고 진땀을 흘리다 ‘아시아양’이라고 말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아마도 인도양이라는 이름이 인도 대륙에 양을 붙인 것이라고 짐작하고, 대륙 이름 뒤에 양을 붙이지 않았을까 추측한 것 같다. 나머지 2대양은 북극해, 남극해라고 동료 연예인이 알려 주자, 왜 ‘양’이 아니고 ‘해’냐고 의아해했다. 그의 말처럼 북극에 양을 붙여도 된다.


학생들 호기심 자극하여 소통하는 중요한 수업 전략


과학 수업에서 유머를 잘 활용한다면 학생들에게 과학을 좀 더 가깝게 느끼게 하고 그들의 흥미와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수업 전략이 된다. 과학 수업은 학문적 내용을 중심으로 진행하다 보면 이론과 공식, 과학 용어의 복잡성으로 인해 종종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지만 과학 수업 시간에 조금의 유머를 활용하면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학생들을 수업에 끌어들이며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할 수도 있다. 먼저, 수업을 할 때 동기유발 자료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마음의 문을 열고, 수업에 대한 소개를 하는 것처럼 유머 역시 학생들과 소통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유머는 학생들과 선생님 간의 관계를 좀 더 가볍고 친근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교사는 과학 수업에서 어떤 개념을 설명할 때, 관련 이야기나 비유를 유머로 채워 넣을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학생들은 개념을 더 쉽게 이해하고 기억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유머를 통해 탐구활동을 더 흥미롭게 만들 수 있다.


탐구활동을 할 때 학생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는 이야기나 퀴즈, 그림 그리기 등을 활용하면 탐구 과정 자체가 더 재미있어질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과학의 실제적인 응용을 이해하고 과학적 탐구의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 세 번째, 유머를 활용하여 학생들에게 과학자들의 업적을 소개하는 것도 좋다. 과학자들이 보여주었던 우연한 발견(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이나 실패한 실험 이야기, 웃기고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많다. 이러한 이야기를 학생들에게 들려줌으로써 학생들은 승승장구하고 시대를 뒤흔든 과학자들도 천재라서가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인간임을 확인할 수 있고 과학 과정의 복잡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과학자들의 삶과 이야기를 통해 학생들은 과학자가 성공과 실패, 노력과 열정을 통해 어떻게 발전을 이루어내는지 이해할 수 있으며, 그들이 실수와 웃긴 에피소드에서 어떻게 배웠는지 알 수 있다. 네 번째로, 유머를 통해 과학에 접근하게 하면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과학 주제와 관련된 유머 책이나 만화를 제공하고 공유하면,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독서 습관을 촉진할 수 있다. 과학 유머 책은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고 동시에 웃음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정리하면, 과학 수업에서 수업의 팁으로 유머를 활용함으로써 학생들의 흥미와 이해를 높이는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유머를 통해 벽을 허물고 과학을 더 가깝게 느끼고, 과학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며, 학습 경험을 더 흥미로운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선생님들과 학생들은 함께 웃으면서 과학을 탐구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학생들이 과학을 더 즐겁게 배우고, 미래의 과학자로서의 열정을 키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홍준의 교수는 1988년 공항고등학교 근무를 시작하여 2010년 한성과학고등학교에서 생물을 지도했으며 이후 서원대학교 생물교육과에서 미래에 생물교사가 될 인재들을 지도하고 있다. 수능출제위원, 중등생물임용고사 출제위원 등을 역임, STEAM 자료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10년동안 동티모르에 과학교사연수 및 봉사활동을 하기도 했다. 현재는 디지털시대를 대비하여 아날로그와 디지털기기를 활용한 수업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