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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의 변화와 주요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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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사회 속 변화하는 교육과정

학생·교사·학부모…교육의 축 합심 필요


1689406816.9875image.png2022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은 미래 첨단과학과 과학기술 혁신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과학적 소양과 창의성 함양을 주안점에 두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발달단계를 고려하여 단원 구성을 조정하거나 내용 요소를 중학교로 이동하고, 학습량 경감을 위해 내용 요소를 통합, 삭제하였다. 중학교의 경우, 디지털 소양 및 생태 전환 교육을 강화하여 과학의 유용성을 강조하였으며, 세포, 주기율표 등 일부 내용 요소는 개념의 위계를 고려하여 보완하였다. 특히,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과학과 사회'를 비롯한 영역을 신설하여 일부 내용 요소를 기후변화, 감염병, 진로 등과 연계하여 미래 융복합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물/화/생/지 분야별 분절적 학습을 지양한 '통합과학'의 통합적 이해를 강조하여 공통과목을 4개로 편성하였다. 또한, 일반선택 4개, 진로선택 8개, 융합선택 3개로 물/화/생/지 각 영역별 일반선택 1개 과목을 토대로 진로선택 각 2개 과목으로 재구조화하여 과학적 역량 함양을 강화하였는데, 이는 고교학점제를 도입을 위한 선택과목의 개편과도 일치한다. 2022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은 2024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 2025년부터 중고등학교에 연차 적용한다.


2022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 어떻게 달라지는가?


교육을 둘러싼 미래사회는 불확실성이 도래하는 사회, 저출산·학령인구 절감 사회, 디지털 기술이 일상화되는 사회이다. 과학교과에서도 이러한 교육을 둘러싼 환경 변화를 반영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을 중점으로 교육과정을 개정하였다. 첫째, 미래사회에 필요한 핵심역량 함양을 목표로, 학습자 맞춤형 교육과정과 학습자 주도성을 구현할 수 있도록 과학과 학습량을 적정화하여 모든 학생을 위한 과학교육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둘째, 과학적 기초소양 함양을 위한 공통과정, 학습자 진로·적성과 능력에 따른 맞춤형 과학교육이 가능한 일반 선택, 융합 선택, 진로 선택 및 과학계열 융합 선택과 진로 선택 과목을 개설하였다. 셋째, 자연 현상에 대한 융·복합적 사고력 함양과 학습 흥미도 제고를 위해 디지털·AI 교육환경에 맞는 탐구 활동 중심의 교수·학습 및 평가 방법을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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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밖에 총론에서 제시한 범교과 주제들도 다루고 있다. 시민 가치 중심의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하고, 기후환경 변화에 대비한 생태전환교육, 불확실성을 특징으로 하는 지능정보사회 대비를 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감염병 확산 등에 대비한 안전한 생활 교육, 인간소외 극복과 연대를 위한 민주시민교육 등과 같이 미래 사회변화에 따라 요구되는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과학과 교육과정에도 함께하고 있다. 학교급별 주요 변화 내용은 다음과 같으며, 학습 내용의 적정화와 교사의 재량권 확대를 위해 한 학기 17주 분량을 16주로 개발하였다.


■ 초·중학교


초등학교의 경우, 과학과의 영역을 ‘운동과 에너지’, ‘물질’, ‘생명’, ‘지구와 우주’, ‘과학과 사회’ 5개 영역으로 설정하였으며, ‘운동과 에너지’, ‘물질’, ‘생명’, ‘지구와 우주’ 영역별 단원 수를 8개에서 7개로 축소하였다. 또한 4영역 사이의 고정 비율을 완화하여 초등학교 3∼4학년군에서 ‘생명’ 영역의 비중을 2015 개정 교육과정의 4개 단원에서 5개 단원으로 확대하고 5∼6학년군에서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4개 단원에서 2개 단원으로 축소하였다. 또한, 교육과정의 국제적 흐름과 TIMSS 등의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에서 다루는 내용 등을 적정 수준에서 반영하여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생명’ 영역의 비중을 높이고 감염병 관련 내용을 ‘과학과 사회’ 단원에 포함하였다. 초등학교 과학의 학년별 단원 배치(안)는 <표 1>과 같다.


중학교의 경우, 학습량 적정화, 흥미와 학생 발달 단계, 교육과정 내용 관련 국제 동향, 그리고 과학 지식의 체계를 고려하여, 기존 내용을 일부 축소하고 꼭 필요한 내용을 중심으로 새로운 내용을 도입하였으며, 단원 순서를 일부 조정하였다. 고등학교 통합과학과의 연계를 고려하여 전자기 유도 개념은 중학교에서 삭제하고 고등학교로 이동하였고, 다양한 혼합물의 분리 방법에 관한 성취기준을 통합하여 크로마토그래피는 중학교에서 배우는 개념으로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므로 삭제하고, 다른 나라에서 공통으로 중학교 수준에서 다루는 주기율표를 추가하였다. 증산작용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다루는 개념이 위계가 없이 중복되는 성격이 강하여 중학교에서 삭제하였다.


‘태양계’ 단원에서도 지구의 크기 측정에 관한 성취기준을 삭제하고 ‘수권과 해수의 순환’ 단원의 염분비 일정 법칙, 우리나라 주변 해류 및 조석 현상을 삭제하였다. 그리고 자유학기와 진로연계교육을 고려하였으며, 2학년 수업량이 과중해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고려하여 1학년 7개 단원, 2학년 8개 단원, 3학년 8개 단원으로 구성하였다. 중학교 과학의 학년별 단원 배치(안)는 <표 2>와 같이 제시하였다.


■ 고등학교


고등학교의 경우, 고교학점제를 기반으로 학생 개별 지원이 가능한 맞춤형 교육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전체 과목은 공통과정, 일반 선택, 진로 선택, 융합 선택, 과학계열 진로 선택, 과학계열 융합 선택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 학기 이수라는 취지에 맞도록 모두 28개 과목을 개발하였다<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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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변화 내용을 보면, 공통과정인 통합과학에서는 통합과학 1의 첫 영역으로 ‘과학의 기초’를, 통합과학 2의 마지막 영역으로 ‘과학과 미래사회’를 신설하였다. ‘과학탐구실험 1, 2’ 과목의 경우 지능형 과학실과 같은 디지털·AI 교육환경을 활용하여 융·복합적 과학 빅 아이디어와 관련된 과학탐구와 실험을 체험함으로써, 미래 역량인 과학적 소양을 함양하고 디지털 소양과 이공계 진로를 적극적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시안을 개발하였다.


융합 선택 과목으로 과학의 역사와 문화, 기후변화와 환경생태, 융합과학 탐구를 신설하였다. 과학의 역사와 문화는 기존의 ‘과학사’의 연대기적 지식 나열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주변 생활에서 경험할 수 있는 흥미로운 문화들을 중심으로 그 안의 과학적 원리들을 탐색할 수 있도록 고안하였다. 기후변화와 이에 따른 환경생태의 급변은 우리가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이자 국제적인 현안이다. 이를 교육과정에 반영하여 그 중요성과 심각성을 인식하게 할 목적으로 기후변화와 환경생태를 신설하였다. 융합과학 탐구는 데이터 활용, 인공지능, 가상 실험 등을 이용한 탐구 활동을 통해 과학의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기반으로 융합적 사고 능력과 탐구 능력을 함양하여 일상생활과 사회 속의 과학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2015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는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 Ⅰ·Ⅱ가 익숙한 과목명이었다.


1689406941.2241image.png그러나 2022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는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이라는 과목명 이외의 것들이 존재한다. 기존의 Ⅰ·Ⅱ 과목을 학생들의 진로 경로에 맞추어 고교학점제의 취지에 맞도록 일반 선택과 진로 선택으로 세분화하고 융합선택을 설정한 것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미래 교육, 기술 확대에 한정되지 않아야… 창의적 성장 위해 교사가 ‘힘차게 뛰는 심장’ 되어야만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최소 2030년대까지 영향을 미치는 교육과정이다. 저마다의 생각과 주장이 있겠지만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이미 기득권적 위치에 있는 교사들만을 위한 교육과정이 아니다. 그리고 학문의 생산자 역할을 하는 전문가로서의 교수와 연구자만을 위한 교육과정도 아니다. 원론적인 이야기이지만 학생·교사·학부모라는 교육의 축들이 합심해야 하는 교육과정이 되어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이들 세 축의 참여가 함께 하기를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디지털·인공지능 교육 환경에 맞는 교수·학습 및 평가 체제 구축’이라는 구호에서 알 수 있듯이 교육혁신이 디지털 학습에 몰리는 상황이 전개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디지털 학습이 교육 위기에 대한 마법의 해결책인 양 착각하면 안 된다. 에듀테크의 잠재력은 사실 대단하지만, 그것 자체가 교육혁신과 동의어는 아니다.


세계교원단체총연합회의 수잔 호프굿이 말했듯이 우리 사회는 교사에 투자하고, 교사를 참여시키고, 교사를 신뢰하고 존중하기 위해 나서야 하며, 바로 그러한 점에 정부가 힘써야 한다. 단순히 기술의 확대가 아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확장하기를 희망하며, ‘컴퓨터가 아닌 교사가 교육의 힘차게 뛰는 심장이 되어야 한다(Teachers, not computers, are the beating heart of education)’는 그의 말을 결론에 대신한다.


1689406956.8817image.png신영준 교수

신영준 교수는 한성과학고등학교 등에서 교사로 근무했으며, 현재 경인교육대학교 과학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전)교육부 정책자문위원회 미래교육분과위장으로 활동했으며, 2022개정 과학과 교육과정 개발 연구 책임자를 수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