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EDUCATION ISSUE

서울 과학교육 위해 불철주야 작동하고 있는 첨단 기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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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 전자 현미경과

마이크로플레이트 리더


서울 과학교육을 책임지는 중요한 기관에 걸맞게 서울특별시교육청과학전시관(이하 ‘과학전시관’)에는 다양한 첨단 과학 기자재들이 많이 있다. 나는 우연한 기회에 주사 전자 현미경과 마이크로플레이트 리더를 접하게되어 현재까지 이 두 기자재를 활용한 학생 교육과 교원 연수에 참여하고 있다. 이 두 기자재가 과학전시관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소개하고자 한다.


코팅하여 시료 표면을 들여다보는

주사 전자 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주사전자현미경(Scanning Electron Microscope, SEM)은 맨눈으로는 볼 수 없는 시료의 미세한 구조를 확대하여 볼 수 있게 해주는 기자재이다.


전자현미경은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전자선을 이용하는 현미경으로, 전자현미경을 이용하면 학교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광학 현미경보다 더 미세한 구조까지도 관찰할 수 있다.



특히 주사전자현미경은–― 한자어 ‘주사(달릴 走, 조사할 査)’보다 영어 단어 ‘Scanning’이 보다 직관적이다–― 시료에 전자선을 쏜 후 시료 표면에서 방출되는 전자를 이용하여 표면의 입체 구조를 상으로 보여준다. 과학전시관에는 총 2대의 주사전자현미경이 있다.


일본 JEOL 사의 JSM-6390LV(왼쪽 사진 위)은 2008년, 독일 Carl Zeiss 사의 Evo 10(왼쪽 사진 아래)은 2022년 각각 들여왔다. 주사전자현미경을 활용한 과학전시관 프로그램으로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전자현미경 토요프로그램’과 ‘전자현미경 활용 교원직무연수’가 있다. 전자현미경 토요프로그램은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6월~11월까지 총 20회에 걸쳐 매회 12명 이내(2023년 기준), 학생들로 하여금 전자현미경을 직접 다룰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 이 프로그램에는 여러 선생님이 강사로 활동하고 계시며, 대부분 과학전시관 ‘전자현미경 강사양성 직무연수’를 이수하신 분들이다. 학생들은 주사전자현미경에 대한 기본적인 배경지식을 학습한 후, 시료를 채취하여 시료의 표면을 금이나 백금 입자로 코팅하고, 전용 소프트웨어를 통해 현미경을 조작하면서 자신이 만든 시료를 관찰한다. 시료는 주로 머리카락과 곤충 표본(초파리, 거미, 나비 등)을 이용하는데, 학생들은 자신의 머리카락이 확대되어 나타난 화면을 보고 ‘오오~’ 감탄의 소리를 내며 매우 좋아한다.


전자현미경 활용 직무연수는 초·중등 과학교사를 대상으로 1기, 2기 15시간, 기수별로 10명 정원(2023년 기준)으로 운영하며, 주사전자현미경에 관한 전문성 신장 기회를 제공한다. 연수는 전자현미경의 원리와 이용 등 이론적인 부분부터, 주사전자현미경으로 관찰을 위해 필요한 시료의 전처리 과정, 전자현미경 조작, EDS(에너지 분산 X선 분광법) 장비를 이용하여 시료 표면에 어떤 원소들이 있는지 분석하는 세부적인 전 과정을 다룬다. 연수는 학기 중 평일 오후에 진행하는데, 매번 연수 때마다 학교 일과를 마치고 참여하시는 선생님들의 열정을 느낄 수 있다.


효소결합 면역분석과 연계한

마이크로플레이트 리더(Microplate Reader)


마이크로플레이트 리더(Microplate Reader)는 빛을 파장에 따라 나누어(분광), 이 중 원하는 파장의 빛을 시료에 쏘아준 후 시료에 흡수된 빛의 양(광도)을 측정하는 분광광도계이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특정 파장의 빛을 잘 흡수하는 물질이 시료에 얼마나 들어 있는지를 정량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핵산(DNA와 같은)이나 단백질을 정량하거나, 효소에 의한 화학 반응의 촉매 작용을 분석하는 생화학, 분자생물학 실험에 많이 이용한다. 과학전시관 개방형 실험실의 미국 Thermo Scientific 사의 Multiscan Go(오른쪽 사진)는 한 번에 최대 96개 시료의 흡광도(시료가 빛을 흡수한 정도)를 측정할 수 있다.


주사전자현미경을 활용한 과학전시관 프로그램으로는 학생을 대상으로 한 ‘토요과학프로그램’과 ‘첨단과학기자재 활용 교원직무연수’가 있다. 토요과학프로그램은 일반고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4월부터 11월까지 총 44회에 걸쳐 매회 20명 이내(2023년 기준), 물리, 화학, 생명과학 분야의 다양하고 흥미로운 실험 기회를 제공한다. 여러 가지 여건으로 학교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실험을 학생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직접 해볼 수 있다. 첨단과학기자재 활용 직무연수는 초·중등 교사를 대상으로 5월에 주제별 총 10개 과정, 과정별 18명 정원(2023년 기준)으로 운영하며, 다양한 첨단 기자재를 활용한 물리, 화학, 생명과학 분야의 실험을 통해 교사의 학생탐구 지도역량을 강화시키는데 목적이 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을 비교적 빠르게 진단하는 신속 항원 검사에도 시료(검체)에 바이러스 구성 물질(항원)이 들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효소결합 면역분석(ELISA)을 활용하기도 한다.


효소결합 면역분석에 있어 마이크로플레이트 리더를 활용하면 단순 시료색이 변하여 특정 물질이 생성되었다는 것에서 나아가, 색의 농도를 분광 측정함으로써 생성물 농도의 정량 추적이 가능하다. 즉, 어떤 시료에 효소가 결합된 항체를 처리하는데, 이 항체는 분석하고자 하는 특정한 물질(항원)과만 결합한다. 항체에 결합된 효소는 반응물을 공급하면 색깔을 띠는 생성물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시료의 색깔 변화를 통해 시료에 특정한 물질이 들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크로플레이트 리더는 시료의 색 변화의 스펙트럼을 보다 정량적으로 측정함으로써 시료에 특정 물질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정확한 시료의 물질 농도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마이크로플레이트 리더를 이용한 과학전시관 연수에서는, 시료에 2종류의 항체(1차 항체, 2차 항체)를 순차적으로 처리하여 닭의 감마글로블린(γ-globulins)을 정량 분석하며, 이때 시료에 감마글로불린이 있는 경우 시료가 최종적으로 노란 스펙트럼 계열을 띠게 띤다. 마이크로플레이트 리더를 이용하여 노란색의 보색인 파장 450nm (파랑-보라색)의 빛을 시료에 쏘아 흡광도를 측정하여 감마글로블린 농도 데이터를 얻게 된다. 이 글에서 소개한 주사전자현미경과 마이크로플레이트 리더 이외에도 과학전시관에 있는 여러 첨단 기자재들이 서울 과학교육을 위해 불철주야 기계음을 내며 열심히 작동하고 있다.


앞으로도 많은 학생과 선생님이 과학전시관의 첨단 기자재를 다루며 과학에 대한 열정을 키워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대에 맞춘 과학전시관의 첨단 기자재도 더욱 첨단으로 향하기를 바란다.


김대준 선생님

김대준 선생님은 2005년도부터 생명과학 교사로 근무하고 있으며, 현재는 방산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오랫동안 서울특별시교육청과학전시관과 인연을 맺고 여러 직무연수와 교육 프로그램에서 강사로 활동하면서 학생들과 선생님들에게 과학 교육과 관련하여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에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