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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 과학수업 노하우 열이 전달되는 과정, 눈으로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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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영상 활용해 교육… 수업효율 ‘쑥쑥’

추상적 개념의 이해를 돕는 시각화 자료의 효과


‘열’ 개념은 가열도구의 사용을 비롯한 일상생활뿐 아니라 기상현상이나 물질의 상태변화 등 모든 영역의 과학과 기술, 공학의 기초를 이루는 중요한 개념이다. 많은 학생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 ‘열’ 개념을 어렵게 느끼고 오개념을 형성하기도 한다. 초등학생들은 발달단계상 구체적 조작기에 해당하기 때문에 추상적인 개념을 시각화하여 제시하는 것이 학생들의 내용 이해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모든 영역의 기초를 이루는 ‘열’ 개념 구체적 이미지 위한 실험


열의 이동이라는 비가시적인 현상을 시각화하기 위해 기존의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는 철 막대 위에 촛농을 떨어뜨리고 성냥개비를 세우거나(7차 교육과정) 은박접시와 구리판에 촛농을 떨어뜨리고 가열을 하며 변화를 관찰하기도 하였다(2007 개정 교육과정). 또한 구리판, 철판, 유리판에 열 변색 붙임딱지를 붙이고 가열하며 열 변색 붙임딱지의 색깔변화를 관찰하거나 구리판, 철판, 유리판의 한쪽 끝에 버터를 묻히고 뜨거운 물에 담가서 버터가 녹는 속도를 비교하는 실험도 있었다(2015 개정 교육과정). 기존의 실험들은 열의 이동 현상을 실제에 가깝게 시각화하지 못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일정 간격을 두고 떨어뜨린 촛농을 관찰하는 것으로는 열의 이동을 연속적으로 관찰할 수 없다. 열 변색 붙임딱지의 색깔변화는 연속적으로 나타나지만 특정온도 이상과 이하의 두 가지 색상으로만 표현되는 열 변색 붙임딱지의 특성상 열의 이동에 따른 물질의 온도변화를 구체화하여 시각화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또한 열 변색 붙임딱지가 붙지 않은 주변 물체의 온도변화는 볼 수 없다는 한계도 존재했다. 필자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고자 열화상 사진기를 이용하여 고체에서의 열전달과정을 촬영하고 교육용 영상콘텐츠를 제작하여 제시하였다. 열화상 사진기는 절대온도 0 K 이상의 물체에서 방출되는 적외선 복사 에너지를 여러 가지 색으로 변환하여 시각화하는 도구이다. 열화상 사진기를 이용하여 열의 이동에 따른 물질의 온도변화를 구체적이고 연속적으로 시각화하여 제시하고 싶었다. 고가의 장비인 열화상 사진기를 모둠별로 또는 개인별로 제공할 수가 없기 때문에 교과서에 나온 실험을 한 뒤 열화상 사진기로 촬영하여 제작한 영상 콘텐츠를 보조 자료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활용하였다.


현재 2015 교과서에서는 온도가 서로 다른 물질이 접촉한 뒤 시간이 지나면 열평형에 도달하는 것에 대한 학습을 위해 따뜻한 물과 차가운 물을 접촉시킨 뒤 일정시간 간격으로 온도를 측정하는 실험을 제시하고 있다. 필자는 차가운 물이 든 비커 안에 따뜻한 물이 든 비커를 넣고 두 물의 온도변화를 열화상 사진기와 디지털 온도계로 각각 측정하였으며 시간에 따른 온도변화 그래프를 함께 제시하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하였다. 열화상 사진기 자료를 제공했을 때 학생들은 탄성을 터뜨리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그림 1). 뜨거운 물이 빨간색, 차가운 물이 파란색으로 나타나고 시간이 지나며 두 물의 색깔이 같아지는 것이 시각적으로 명확히 보이기 때문에 온도가 다른 두 물질이 열평형에 도달하는 모습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는 학생들의 반응이 많이 나타났다. 또한 오른쪽에 함께 제시한 그래프가 두 물의 온도가 같아지는 걸 확실히 아는데 도움이 되었다고 하였다.


고체에서의 열 전달과정을 시각화하기 위해서는 긴 막대형, 정사각형, ‘ㄷ’자형 구리판의 한쪽 끝을 촛불로 가열하며 열화상 사진기로 촬영한 영상을 제시하였다(그림 2). 이 때 학생들이 구리판에 열 변색 붙임딱지를 붙이고 실제 실험한 것과 비교하기 쉽도록 화면을 양분하여 제시하였다. 열화상 사진기 화면을 보면 처음에는 주변공기와 열평형을 이루어 보이지 않던 구리판이 가열부분부터 점차 파란색, 녹색, 노란색, 빨간색, 흰색으로 뜨거워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열화상 사진기 자료를 통해 학생들이 주변공기와 물체와의 열평형에 대해서도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가열부분으로부터 주변으로 점차 열이 전달되어 온도가 올라가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ㄷ’자형 구리판의 경우 열변색 붙임딱지를 붙인 실험에서는 시간이 많이 지나도 중간 부위 이상은 하얀색으로 변화하지 않았다. 학생들은 ‘ㄷ자형 구리판은 왜 중간까지만 열이 전달되나요’, 또는 ‘왜 중간까지만 온도가 올라 가나요’ 등의 질문을 하며 열 변색 붙임딱지의 색깔이 변화하지 않으면 온도가 올라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 열화상 사진기로 촬영한 영상자료를 보면 ㄷ자형 구리판의 가열 부분에서 먼 부분이 처음에는 주변과 열평형을 이루어 보이지 않다가 점차 노란색 또는 초록색으로 온도가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며 끝부분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연한 파란색으로 밝아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필자는 열화상 사진기로 시각화한 자료를 근거로 구리판의 끝부분까지 온도가 상승했지만 가열부분에서 먼 부분이라서 온도 변화정도가 적었고 열변색 붙임딱지의 온도변화는 40도를 기준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열변색 붙임딱지의 색깔 변화가 없었다는 것을 설명하였다.


ㄷ자형 구리판의 실험결과를 이해하는데 열화상 사진기 영상이 큰 도움이 되었다는 학생들의 반응을 볼 수 있어서 뿌듯했다. 구리판, 철판, 유리판 등 고체 물질의 종류에 따른 열전달 빠르기 차이를 시각화한 자료(그림 3)는 ‘열이 잘 전달되는 것’에 대한 의미를 심도 있게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물질의 종류에 따른 열전달 빠르기 차이를 관찰하기 위해 교과서에서는 물질을 가열하는 동안 열변색 붙임딱지의 색깔변화를 관찰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서 학생들은 열이 잘 전달되면 빨리 가열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열이 잘 전달되면 빠르게 식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향을 보이곤 한다. 그래서 필자는 촛불을 끄고 식는 과정, 주변과 열평형을 이루는 과정까지를 모두 촬영하여 영상으로 제작하였다. 열화상 사진기로 촬영한 영상을 보면 구리판이 가장 먼저 가열되고 가장 먼저 식어서 주변과 열평형을 이루며 보이지 않게 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반대로 열전도도가 가장 작은 유리판은 촛불을 끈 뒤에도 가장 늦게까지 높은 온도상태를 유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학생들이 열의 이동에 대해 실생활과 연계하여 사고하고 학습의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고기를 굽거나 달걀 프라이를 만드는 등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모습을 열화상 사진기로 촬영하여 제공하였다. 두 영상은 학생들이 가장 열렬한 반응을 보이며 집중했던 자료였다. 달구어진 프라이팬에 파란색(차가운)으로 뿌려진 식용류가 금새 하얗게(뜨겁게) 변하며 프라이팬과 열평형을 이루는 장면에 신기해하기도 하였고 고기가 불판에 닿은 아랫면부터 점차 색이 변하며 익어가는 모습에 재미있어하기도 했다. 단열은 열의 이동을 차단하는 것이며 열전도도가 낮은 물질일수록 단열효과가 높다. 이러한 내용을 학생들의 생활과 친숙한 소재로 제시하고자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컵라면 용기와 플라스틱 그릇을 활용하여 영상을 제작하였다. 스타이로폼 용기 2개, 스타이로폼 용기 1개, 플라스틱 그릇 2개, 플라스틱 그릇 1개에 각각 동일한 온도의 뜨거운 물을 담고 시간이 지남에 따른 온도변화를 측정하였다. 각각의 그릇 속에 담긴 물의 온도는 디지털 온도계로 측정하여 오른쪽에 그래프로 제시하였으며 열화상 사진기로는 단열정도를 시각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하였다.


스타이로폼 용기를 두 개 겹쳐 사용한 것이 단열효과가 가장 컸다. 공기 중으로 빠져나오는 열이 가장 적어 열화상 사진기 화면상에 파랗게 나타났으며 물의 온도변화 정도도 가장 적었다. 반대로 플라스틱 그릇 1개만 사용한 경우가 단열효과가 가장 적었다. 공기 중으로 열이 많이 이동하여 열화상 사진기 화면상에 빨갛게 표시되는 것을 볼 수 있었으며 물의 온도변화도 가장 급격하게 나타났다.


열화상 사진기 통해 시각화된 자료로 수업효율 쑥쑥 올라


하였을 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학생들의 수업참여도와 집중력이 높아졌다는 것이었다. ‘우아!’하고 탄성을 내지르며 집중하여 보기도 하고 ‘왜?’라는 질문을 통해 더 알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였다. 비가시적인 현상인 열의 이동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는 경험은 학생들이 교과서속 지식을 더욱더 생동감 있고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실내공기와 물체의 열평형 등 교육과정 이상의 것에도 관심을 가지고 지식이 확장될 수 있는 매개가 되었다. 또한 ‘왜?’라는 질문에 대해 서로 나름의 답을 제시하며 학생들이 서로 학습한 지식을 적용하며 의사소통하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였다. 열화상 사진기와 같이 발전된 도구를 교육현장에 도입하여 비가시적인 현상을 시각화하는 것은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화하여 학생들의 학습내용에 대한 이해를 돕고 흥미를 유발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며 필자가 제작한 교육영상이 교육현장에 계신 선생님들이 온도와 열에 대한 교육활동을 진행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제작한 영상은 아하사이언스 유튜브에서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ahascience4575)

* 사진 및 영상 출처 : 직접 촬영 및 아하사이언스 유튜브 (https://www.youtube.com/@ahascience4575)



이가람 선생님은 서울교대 과학교육과 박사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서울인헌초등학교에서 과학정보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EBS 초등 만점왕 과학 강사로 활동하였으며, 유튜브(아하사이언스)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