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LIFE

미래 기술의 진화,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

페이지 정보

본문

새롭게 다가온 또 다른 세계,

가상현실은 현실인가?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은 과연 ‘현실’이기만 할까. 수많은 가상세계에서 ‘또 다른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상현실은 컴퓨터 등을 사용한 인공적인 기술로 만들어낸 실제와 유사하지만 실제가 아닌 어떤 특정한 환경이나 상황 혹은 그 기술 자체를 의미한다. 가상현실은 가보지 못한 곳과 연결해 주고, 증강현실은 맨눈으로 보지 못하는 정보와 연결해 준다.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새로운 연결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이 이들 기술이 주목을 받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가상현실은 이제 단순히 일부 영역에만 국한된 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가상현실 요소 기술들의 현주소


가상현실 (Virtual Reality : VR)은 실제와 유사한 느낌(존재감: Presence)를 제공하기 위해 컴퓨터로 만들어진 환경으로, 오감(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을 재현하는 몰입형 멀티미디어(Immersive multimedia)이다. 가상현실 시스템은 구동환경에 따라, 데스크톱 VR, 몰입형 VR, 3인칭 VR, 원거리 VR 로 나눌 수 있다. 데스크톱 VR에서 사용자는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 마우스, 조이스틱 등을 이용하여 가상현실 체험하며 가상객체(콘텐츠)를 조작할 수 있다.


몰입형 VR(Immersive VR)은 주로 안경형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 HMD)와 데이터 장갑(Data glove) 등을 사용자가 활용하여 데스크톱 VR 보다 좀 더 몰입감 있는 가상현실 체험을 할 수 있다. 3인칭 시점 VR(Third-person view VR)에서 사용자는 대형화면에 디스플레이된 가상현실 공간을 이동하며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다. 원격 VR(Tele-robotics, communication)은 카메라가 장착된 로봇을 원경에서 조종하는 것으로,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장소를 관찰하거나 탐사할 수 있다.


가상현실의 기반기술은 HMD의 렌즈를 제작하기 위한 광학기술, 가상현실 장치의 위치를 인식/추적하기 위한 3차원 컴퓨터 비전/센서 기술, 가상현실 환경 및 콘텐츠를 사실적으로 재현하기 위한 컴퓨터 그래픽스 기술, 가상현실 시뮬레이션 하드웨어 장치를 제어하기 위한 제어/계측/통신 기술, 체험의 몰입성 및 사용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인지과학/휴먼-컴퓨터 인터랙션(Human-Computer Interaction: HCI) 기술이 필요하며, 응용분야에 따라 가상현실기술은 인문/사회/예술 분야와 융합이 가능하다.


최초의 가상현실 예는 1860년대에 Baldassare Peruzzi에 의해 제작된 벽화 ‘Sala delle Prospettive’ 로 볼 수 있다. 신전 안에서 밖을 보는 경관을 벽화로 그린 것으로, 실내 공간에 서 있으면 마치 야외의 신전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2차원 그림은 컴퓨터에 의해서 만들어진 가상의 환경은 아니지만, 인공적으로 제작된 가상현실의 한 예로 볼 수 있다.


1930년대에는 ‘Pygmalion's Spectacles‘이라는 소설을 통해 가상현실 안경이 소개되었다. 안경을 착용하면 시공간 여행 체험을 할 수 있는 내용이 담겨있다. 1962년에는 ’Sensorama’ 라고 하는 가상현실 체험 장치에 대한 특허가 출원되었다. 현재 게임방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데스크톱 기반의 VR 환경의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





1968년에는 Ivan Sutherland에 의해 최초의 HMD 시스템이 개발되었다. 최초의 HMD는 부피가 크고 무겁기 때문에 건물 천장에 고정하였다. 이후 가상현실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여, 테마파크에도 적용되었다.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디즈니월드에서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 어트랙션인 ‘Sum of Thrill’ 이 대표적이다. 사용자는 건물 4- 5층 높이의 대형 로봇팔에 장착된 의자에 앉아 가상의 롤러코스터를 타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누구나 쉽게 접하고 체험하는 가상현실 기술들


과거의 가상현실 체험시스템은 굉장히 큰 규모가 필요하며, 설치, 유지보수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그러나 최근에는 Oculus VR 등의 기업이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저가의 가상현실 HMD인 Oculus Rift를 개발하여 가상현실 기술을 대중화하고 있다. 이후 Oculus Rift를 기반으로 다양한 프로젝트들이 진행되었다.


‘PaperDude VR‘ 은 자전거를 이용한 가상현실 운동 시뮬레이션으로, Oculus Rift, 전신 제스처를 인식 할 수 있는 Kinect 센서, KickR 이라고 불리는 자전거를 결합한 시스템이다. 사용자가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신문을 배달하는 기능성 게임이다. 그밖에 ’Virtuix Omni‘은 사용자가 가상현실 공간을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하드웨어로, 발판은 미끄러운 재질로 되어 있으며 홈이 파져있고, 사용자는 핀이 박힌 신발을 신고 발을 구르면 가상현실 공간을 이동할 수 있다.













이렇듯 과거에는 규모나 비용으로 인해 체험하기 어려웠던 가상현실기술들이 이제는 저렴한 가격으로 손쉽게 집안에서 체험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참고로 Oculus VR은 소셜크라우딩 사이트인 킥스타터를 통해, 한 달 동안 9,522 명으로부터 약 25억 원을 후원받았는데, 목표 금액의 10배를 상회하는 금액이었다. 이후 Oculus VR은 페이스북 기업에 약 2조원에 매각되었고, 페이스북의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 기능이 가상현실 환경에서 구동 될 수 있도록 활용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페이스 북은 미래의 정보전달의 수단으로 가상현실/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을 차세대 정보 전달 매체(미디어)로 바라보고 있다. 과거 문가, 시간, 동영상 위주의 매체를 통해 정보를 전달하였다면 향후에는 가상현실/증강현실 매체를 통해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을 반영하듯, 저널리즘 분야에서도 가상현실 기술을 활용하려는 시도가 확산되고 있다. ‘Project Syria’는 시리아 내전의 참상을 가상현실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려고 한다. 영화, 드라마, 공연 분야에서도 이러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가상현실의 미래와 나아가야 할 방향



사실 가상현실 기술은 우리 삶에서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다. 구글에서 제공하는 지도서비스 ‘구글 어스‘는 현실 세상을 디지털 형태로 변환하고 있다. 구글어스에는 시간정보, 도시계획정보, 기후변화정보, 해저정보 등이 포함되고 있다. 이렇게 현실공간을 가상공간으로 복제한 것을 ’미러월드(Mirror World)‘라고 부른다. 이러한 미러월드의 개념은 더욱 확장되어, 현실공간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가상으로 가져와 시각화하려는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 예를 들면 현실세계의 경기장의 모습이나 교통상황을 가상현실 공간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은 가상현실 공간에 현실공간의 정보를 추가했다는 의미에서, ’증강된 가상현실‘ 또는 ’증강가상(Augmented Virtual)’ 이라한다.



메타버스에는 증강현실의 개념도 언급하고 있는데, 증강현실은 가상현실의 정보를 현실로 가져와 시각화 하는 것을 말한다. 이 정보는 그냥 맨눈으로 보이는 것이 아니고 스마트폰 또는 스마트안경과 같이 컴퓨팅기능이 있는 스마트한 디스플레이 장치를 통해 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 ‘전뇌코일’을 살펴보면, HMD가 스마트 폰, 모니터, TV 등의 기능을 대체하고 있다. 주인공이 HMD를 통해 전화 통화, 컴퓨터 사용, 전자 지도를 볼 수 있으며, 심지어는 가상의 애완동물도 키울 수 있다. 또한 현실 공간의 모든 사물은 가상현실과 연결된 정보가 있어서, HDM를 통해 그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은 현재 실제로 개발되고 있다. 이렇듯 현실과 가상은 점차적으로 통합되고 있다.


글 | 하태진(버넥트 대표)
하태진 대표는 2013년 KAIST 문화기술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수여받고, 2015년 4월까지 KAIST 문화기술연구원 및 연구교수 직을 역임하였다. 현재 가상/증강현실 기업 ‘버넥트’의 대표로 활동하면서 가상/증강현실 연구를 통해 쌓은 기술을 기반으로 많은 사람들이 시간, 거리, 금액, 건강 등의 이유로 체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