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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교육 연구모임 서울중등생물교과교육연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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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생물수업 위한 고민과 열정,
함께 나누어요.


“어떻게 하면 좀 더 재미있는 수업을 할 수 있을까?” “효율적인 수업 운영을 위해 역량을 키우고 싶은데 좋은 방법이 없을까?” 서울중등생물교과교육연구회(회장 최진복 신서고 교장)는 좋은 수업을 꿈꾸는 선생님들의 고민과 열정으로 탄생했다. 1995년 서울중등 생물교원의 교과 전문성 신장과 교수·학습방법 향상을 목적으로 출발해 지금은 200여 명의 선생님들이 함께 하는 모임으로 발돋움했다. 연구회가 20년의 세월을 훌쩍 넘기며 꾸준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데에는 생물 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무한한 관심과 애정이 있었다.


글| 편집부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5월 강원도 양구 대암산에 서울중등생물교과교육연구회 소속 30여 명의 교사들이 모였다. 이곳저곳 숲을 헤치며 발걸음을 재촉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기저기서 감탄사가 쏟아져 나왔다. “응달진 곳에 홀아비꽃대가 자라있네요.” “책에서만 보던 승마가 마치 폭죽처럼 피어있어요.” 저마다 사진기 셔터를 누르고 수첩에 기록을 남기며 식물 관찰에 여념이 없다. 자연을 누비며 생태 탐사를 하는 현장 참여 수업을 통해 교사들은 수업에 활용할 생생한 교육 자료를 얻는다.


교과 활용 가능한 다양한 테마 연수


서울중등생물교과교육연구회는 생물교과교육, 생태 및 생물다양성 교육, 생물현장실습교육 등 학생들에게 생물을 가르치는데 필요한 다양한 영역에 대해 같은 고민과 열정을 가진 교사들이 모여 보다 나은 생물수업을 위해 연구하는 모임이다.


대표적인 활동은 직무연수다. 매년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실시하는데 계절별로 테마가 다른 것이 특징이다. 먼저 여름직무연수는 현장실습교육 중심의 생태 탐사에 초점을 둔다. 지난 2001년 울릉도를 시작으로 2002년 울진의 왕피천, 2003년 양구 일원의 대암산과 용늪, 2004년 강원도 인제의 방태산 일원, 2005년 동강 일대, 2006년 고군산열도, 2007년 덕적도, 2008년 흑산도와 홍도 일대, 2009년 일월산과 수하계곡 그리고 2010년 동부 DMZ를 거쳤다. 2011년부터는 장기 프로젝트로 백두대간 생태 탐사를 시작했다. 2011년 대덕산~진부령 구간, 2012년 대덕산~태백산 구간, 2013년 소백산 구간, 2014년 덕유산 구간에 이어 올 8월에는 백두대간 마지막 코스로 지리산 구간을 탐사할 계획이다. 해당 지역의 식물 뿐 아니라 곤충, 어류, 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한다.


연구회 총무를 맡고 있는 김대준 세종과학고 교사는 “강의실에서 이루어지는 이론 중심의 연수가 아닌 자연에서 이루어지는 실습 중심의 연수이기에 준비부터 진행까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그래도 열정을 갖고 묵묵히 힘써 주시는 여러 선생님들 덕분에 직무연수는 명실상부 우리 연구회의 큰 자랑거리가 되었다”고 말했다.


반면 겨울직무연수는 생물교과교육 중심으로 진행한다. “생물은 특성상 역동성과 다양성으로 인해 이론이 완성되지 않고 계속해서 바뀌다보니 교사들이 지식에 갈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교육과정이 새로 바뀌는 경우에는 내용 체계나 평가 등에 대해 궁금증이 생기기도 하고 과학을 가르칠 때 빼놓을 수 없는 실험 지도의 노하우를 얻고 싶은 경우도 적지 않고요. 우리 연구회의 겨울직무연수가 이러한 갈증과 궁금증을 해소하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김 교사는 일반적인 강의 중심의 연수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각 영역의 전문가인 교수, 연구원, 선생님들을 초빙하여 교과 이론, 교육 평가, 실험 교육, 최신 과학기술 동향 등을 한 번의 연수로 공부할 수 있으니 마치 종합선물세트와도 같다”고 자신했다.


생물교육 통해 생명 존중 의식 키워


연구회는 직무연수 이외에 연 3~4회 자율연수도 실시하고 있다. 테마는 여름직무연수와 비슷한 생태 탐사지만 여름직무연수가 여름방학에 이루어지는 제약이 있는데 반해 자율연수는 계절에 따른 생물상과 환경의 변화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4월 용문산을 거쳐 5월 양구 대암산에서 생태 탐사를 하는 등 올해 이미 2차례 자율연수를 실시했다. 오는 9월 시화호 일대 염생식물탐사와 10월 화악산 생태 탐사가 예정되어 있다.


연수가 생태 관련 활동에 비중을 두는 데에는 “생물교육이 생명 존중 및 생물다양성의 가치 인식에서 출발한다”는 연구회의 철학에서 기인한다. 김 교사는 “생명공학의 발전은 인간의 복지 향상과 생명 연장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면이 많지만 너무 긍정적인 면에 치중하다보면 자칫 생명을 조작 가능한 도구로 인식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러한 부작용은 생명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해나가고 있는 학생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생물교육을 통해 생명 존중 의식을 키워주어야 하며 이를 위해 생물다양성의 가치 인식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회는 여러 생태 탐사 활동을 통해 환경과 생물다양성의 가치에 대해 선생님들이 공부하도록 한 다음 연수에서 수집된 자료를 이용해 꽃을 테마로 한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할 계획이다. 김 교사는 “꽃은 그 아름다움으로 인해 시각적으로 강한 인상을 주어 학생들에게 생명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인식할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효과적인 대상”이라며 “이러한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은 자연스럽게 가치에 대한 인식으로 확장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생물 교사 누구에게나 문 활짝


교사의 생물수업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연구회 차원에서 다양한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하고 있으며 교사들이 수업 현장에서 개인적으로 개발한 유용한 교수학습 자료나 노하우를 홈페이지를 통해 배포, 공유하고 있다. 예컨대 매년 생명과학 기출문제 정리와 해설 작업을 하고 있으며 올해는 STEAM 요소가 도입된 ICT 교수학습자료와 생명 존중을 위한 생물다양성 교수학습자료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교사들의 수업 자료와 평가 문항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교과서를 분석하여 그림을 추출한 후 목록화 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틈틈이 세미나, 워크숍, 특강 등을 실시한다.


지금은 사정상 중단됐지만 학생 현장 교육으로 이루어지는 학생캠프 역시 교사와 학생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던 연구회의 대표 활동이었다. 김 교사는 “여름에 동강 일대로 생태 탐사를 떠나거나 겨울에 철원 철새 탐조 활동을 하는 등의 활동을 통해 학생들이 생물과 환경을 바라보는 시각에 조금씩 변화가 생기는 것을 지켜볼 수 있었다”며 “여러 가지 사정으로 2010년 이후 잠정 중단됐지만 연구회에 대한 지원이 확충되는 등 제반 조건이 갖추어져 학생캠프가 다시 부활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회는 서울에 있는 중·고등학교 생물 교사라면 누구나 정회원으로 가입하여 활동할 수 있다. 김 교사는 생물교육 및 생태환경 교육에 관심 있는 타교과 교사와 초등학교 교사 및 그 자녀 학생들에게도 연구회가 주관하는 직무연수, 자율연수 및 각종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놓고 있다고 귀띔했다. “생물교육을 위해 힘쓰고 계신 서울지역 내 여러 생물 선생님들이 더 많이 가입해서 고민과 열정을 함께 나누고 노하우를 제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MINI INTERVIEW 

“연구회 활동 통해 교사 역량 업그레이드”

서울중등생물교과교육연구회 총무 김대준(세종과학고 생명과학) 교사

교직생활 11년차에 접어든 생명과학 담당 김대준 교사가 서울중등생물교과교육연구회와 인연을 맺은 때는 6년 전. 당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생각했던 것만큼 쉽지 않아 고민이었던 김 교사에게 마침 연구회에서 활동 중인 선배 교사가 연구회에 가입해서 활동할 것을 권유했다. “생물은 특히 실험이 중요한 과목인데 생각과 달리 실험이 잘 안되고 실패를 거듭하면서 아이들에게 면목이 안서더라고요. 교과지식은 충분했지만 실험 중심의 교육을 하고 싶었고 또 재미있게 수업하고 싶어서 주저 없이 연구회에 가입했습니다.”
연구회에서 활동한 후 수업방식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먼저 수업에서 실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증가했다. 김 교사는 “예전에는 귀찮거나 평가가 힘들다는 이유로 실험을 최소화했다”며 “선생님들의 노하우를 전수 받으면서 실험에 자신감이 생기게 되었고 점차 실험을 하는 횟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또한 “생태 탐구 중심의 연수를 받은 덕분에 백일장이나 체험학습을 할 때 아이들에게 꽃 이름이나 열매 이름 등 이야기해줄 꺼리도 한층 풍부해졌다”고 덧붙였다.

김 교사는 올해 연구회 총무 직책을 맡으며 바쁜 한해를 보내고 있다. 막중한 책임감만큼 연구회에 대한 애정도 남다를 터. 김 교사는 연구회가 한층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선생님들의 업무가 과중되다보니 모임이 활성화되는데 아무래도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연구회가 정식 단체라 지원을 받기는 하지만 선생님들이 좀 더 많은 활동을 하기에는 역부족인 게 사실입니다. 지원이 원활히 이루어져서 선생님들이 의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추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