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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좌담] 4월의 과학행사, 효과적인 해법을 모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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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만들고, 느껴보자!
학생 눈높이로 만나는 과학의 세계


‘과학은 어렵다’는 편견을 깨트리기 위한 시도들이 교육 현장에서 시도되고 있다. 과학의 원리를 직접 체험하는 과학 활동은 학생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이에 따라 체험·활동 중심의 과학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추세다. 매년 4월 실시하는 과학의 달 행사에 대한 초·중·고등학교 상황을 점검해보고, 교내 과학행사의 바람직한 운영 방안은 무엇인지 논의해보고자 특별좌담을 개최했다.


▪ 일시 : 2015. 10. 6.(금)
▪ 장소 : 서울시과학전시관 과학정보센터
▪ 사회 : 양신호 편집위원장(서울여고 교장)
▪ 참석자 : 최정훈 교수(한양대학교), 이수진 교감(효제초), 윤신선 교사(혜원여고), 최은경 교사(문현중), 배성호 교사(중곡초)


교육현장에서 느끼는 과학교육의 문제
학교 사정 따라 과학교육 관심 온도차 있어


양신호 교장 : 잘 아시는 것처럼 과학기술 발전이 국가경쟁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공계 기피나 과학교육 홀대 등의 사회적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 있는데요. 좌담의 첫 논제로 교육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과학교육 문제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보았으면 합니다.


이수진 교감 : 2011년 서울시교육청 조직개편 후 과학교육 관련 사업이 줄어들고 학교 현장에서도 4월에 실시하는 과학행사를 축소하는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초등학교의 경우, 단위학교에서 개최하는 행사나 대회는 학교장의 의지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습니다. 학교장의 과학교육 관심 여부가 교육과정 편성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점이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배성호 교사 : 초등학생들은 탐구 활동에 관심이 많은데, 교사들은 교과적 입장에서 지도서를 따라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교사들이 과학행사 주제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방법적 측면에서 한계를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최은경 교사 : 중학교에서는 실험과 탐구 활동을 진행하려면 수업시수에 대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교사들이 과외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는 점은 부담입니다. 예산도 예전에는 3~5% 등 강제 배정을 했지만, 지금은 학교 사정에 따라 예산을 줄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학 행사는 예산이 없으면 진행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중학생만 해도 과학행사에 관심이 많아요.


양신호 편집위원장(서울여고 교장)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하는 시기가 되면, 과학교육 분야와
관련 있는 사람으로서 침울해지기도 합니다. 초·중·고
과학교육부터 탐구활동과 체험중심으로 내실 있게 다져야
자연스럽게 노벨상 수상자도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 방송이나 언론은 요리 등 특정 분야에 집중되어 있는데
과학 관련 프로그램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최정훈 교수(한양대학교)
성공한 과학자들과 대화하면서 ‘어떻게 과학자가 되었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초등학교 시절의 동기부여가 큽니다.

과학기술부 설립 단체로 출범해 현재는 한양대 부속기관이

된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에서도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염두에 두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다양한 교재와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수진 교감(효제초)
효제초등학교에는 생태연못이 있어요. 생태연못의 특색을 살려 자연관찰대회 연간 진행하고자 합니다. 학생들이 3월에서 10월, 11월까지 연못의 수생식물과 곤충, 나무와 유실수 등 하나의 주제를 정해 연중 관찰 일지를 기록하는 활동으로 구성하고 싶습니다.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궁금한 점은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기도 하고요.


윤신선 교사 : 우리 학교는 과학중점학교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학중점학급이 아닌, 일반학급의 경우 과학 공부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편입니다. 과학은 선택과목 채택율도 낮은데, 수업의 재미와 상관없이 과학이 입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교사에게도 교육의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연수에 참여하더라도 매년 크게 달라지지 않는 내용으로 진행될 때가 많아 배움에 대한 갈망을 느끼는 교사들이 많습니다.



최정훈 교수 : 20년 전에 비해 현재의 과학 지식은 40배가량 늘어났습니다. 이 광대한 과학 지식을 과학교사가 수용해 가르치는 것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과거 정부의 한 기관에서 교사들에게 그 많은 지식을 모아 제공하는 지원센터를 구축한 적이 있었죠. 문제는 데이터만 모여 있고, 어떻게 필요한 것을 찾아 현장 교육에 적용할 수 있는 지에 관한 체계적인 방법론이 구축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엄청난 재정을 투자해 만든 센터의 존재가 유명무실해져 문을 닫고 말았습니다. 교육부나 교육청 등 관련기관에서 광대한 과학 빅데이터를 수준별로 재구성해 교사들에게 제공하는 시스템을 다시 구축해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STEAM 콘셉트를 바탕으로 교사들이 자료를 만들어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체험·활동 중심의 과학교육
지적 호기심 왕성한 어린 시절부터 동기부여 중요


양신호 교장 : 최근 들어 과학교육을 할 때 체험·활동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체험·활동 중심의 과학교육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논의해보겠습니다.


최은경 교사 : 일반적으로 ‘21세기 국가경쟁력’을 말할 때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과학기술’이라고 정의합니다. 융합적 사고와 문제 해결력을 배양하는 교육을 하려면 학생들의 자발적인 학습이 일어나야 합니다. 체험교육은 창의력과 능력 신장에 도움을 주고, 지적 호기심이 왕성할 때 체험한 감각은 개인적인 직업이나 진로를 선택할 때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윤신선 교사 : 어린 시절의 각인 효과는 중요합니다. 우리 주변에 과학이 녹아있지 않은 것은 없습니다. 아이들이 먼 곳이 아닌 학교 안에서 여러 경험을 직접 해보는 것이 필요해요. 학문에 앞서 생활로서 과학을 체험할 기회를 좀 더 일찍 제공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봅니다.


윤신선 교사(혜원여고)
저희 학교의 경우, 과학의 달에 한정하기보다는 교내 발명품
경진대회, 과학독후감 대회, 창의탐구 토론대회, 과제연구
발표대회, 교내 결정성장대회, 토요 STEAM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과학행사를 일 년에 걸쳐 진행합니다. 과학의 달에는
초청강연도 하고, 지난해까지는 과학퀴즈대회를 열었습니다.

최은경 교사(문현중)
저희 학교에서는 전교생이 함께하는 과학강연이 열립니다.

과학행사 당일인 4월 9일에는 다양한 종목 중 하나를

학생들이 사전 신청해 참여하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과학퍼즐, 세밀화 그리기, 과학책 표지 디자인 등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호응이 좋았습니다. 행사 후에는 결과물을

학교 곳곳에 게시했고요. 한편으로 과학동아리를 활성화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배성호 교사(중곡초)
아이들에게 ‘과학이 왜 좋으냐’고 물으면 ‘직접 해볼 수 있어서요’라고 대답합니다. ‘영재 재능기부‘, ‘알쏭달쏭 과학교실’, ‘여학생이 과학과 친해지는 연수’ 등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활동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우리 교사들이 과학행사 주제를 어떻게 잡아야 할지 방법적 측면에서 한계를 겪는 경우가 있습니다.



배성호 교사 : 아이들에게 ‘과학이 왜 좋으냐’고 물으면 ‘직접 해볼 수 있어서요’라고 대답합니다. ‘영재 재능기부‘, ‘알쏭달쏭 과학교실’, ‘여학생이 과학과 친해지는 연수’ 등 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활동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수진 교감 : 사실상 비정규 교육과정에서 이루어지는 과학 활동은 공작 과학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아이들이 과학의 개념을 모호하게 받아들이는 면도 있어요. 이 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최정훈 교수 : 성공한 과학자들과 대화하면서 ‘어떻게 과학자가 되었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초등학교 시절의 동기부여가 큽니다. 과학기술부 설립 단체로 출범해 현재는 한양대 부속기관이 된 청소년과학기술진흥센터에서도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염두에 두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다양한 교재와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체험·활동 중심의 과학행사 성공여부
학생 참여율 높이는 것이 관건


양신호 교장 : 매년 4월 학교에서 실시하는 과학의 달 운영 현황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학교별로 호응이 높았던 프로그램 혹은 앞으로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이 있으신가요? 이와 별개로 교내에서 진행되는 과학행사가 있다면 소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최은경 교사 : 중학교에서는 전교생이 함께하는 과학강연이 열립니다. 올해는 적정기술에 관해 강연이 이루어졌고요. 과학행사 당일인 4월 9일에는 다양한 종목 중 하나를 학생들이 사전 신청해 참여하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과학퍼즐, 세밀화 그리기, 과학책 표지 디자인 등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호응이 좋았습니다. 행사 후에는 결과물을 학교 곳곳에 게시했고요. 한편으로 과학동아리를 활성화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과학수업개선과 행사운영 및 지원을 위한 교사동아리활동도 중요합니다.


윤신선 교사 : 저희 학교의 경우, 과학의 달에 한정하기보다는 교내 발명품 경진대회, 과학독후감 대회, 창의탐구 토론대회, 과제연구 발표대회, 교내 결정성장대회, 토요 STEAM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과학행사를 일 년에 걸쳐 진행합니다. 과학의 달에는 초청강연도 하고, 지난해까지는 과학퀴즈대회를 열었습니다. 최근에는 1학년을 대상으로 반별로 스틱밤 대항전을 열었습니다. 친구들과 협력하면서 결과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과학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어요. 또한 수준은 미진하지만 자신이 탐구한 테마로 논문을 작성하는 교내 논문대회로 한 해를 마무리해요.


배성호 교사 : 초등학교는 한계성은 분명 있습니다. 과학의 달에 일시적 행사로 그치는 경우가 많고, 담당교사 변경이나 운영상, 예산상의 문제도 많습니다. 저도 다른 학교에 있을 때는 학생들의 체험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그래도 한 번은 하루 동안 책가방 없는 날처럼 하루 6시간을 체험 행사를 만들었습니다. 교사 4명이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부스 운영을 시켰습니다. 바람에 텐트가 날아가는 등 고생도 많았지만, 끝난 후에 ‘남는 게 많았다’는 소감을 내놓는 아이들이 많았어요.


이수진 교감 : 효제초등학교에는 생태연못이 있어요. 생태연못의 특색을 살려 자연관찰대회 연간 진행하고자 합니다. 학생들이 3월에서 10월, 11월까지 연못의 수생식물과 곤충, 나무와 유실수 등 하나의 주제를 정해 연중 관찰 일지를 기록하는 활동으로 구성하고 싶습니다. 자연의 변화를 관찰하면서 궁금한 점은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기도 하고요.


최정훈 교수 : 언젠가 사이언스파크에서 과학마술을 500여 가지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과학마술의 원리를 그 자리에서 설명해주지 않아 ‘재미는 있는데 왜 하지?’라는 아쉬움이 들었어요. 지금은 단순히 과학마술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원리와 함께 이것이 우리 생활에 어떤 가치를 창조해 주느냐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희 센터는 1년에 400건 정도의 과학행사를 참여 혹은 진행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한양대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적정기술경진대회를 열었습니다. STEAM교육에서 가치를 창조하는 공학 설계 개념을 이해시키고, 저개발국에 우리의 지식을 나누는 글로벌 인재를 양성한다는 점에서 STEAM 교육의 좋은 사례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과학교육
교사의 변화 의지와 함께 교사 간 협력도 필요


양신호 교장 : 요즘은 엘리트 중의 엘리트가 교사로 오는데도, 임용 후에는 재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운 아이템의 맞춤형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해 과학교사들에게 적절한 재교육을 실시하는 구조가 필요할 거 같아요. 과학교육이 우리 미래의 삶을 구축하는 단초라면, 국가나 교육청 차원의 과학교육에 대한 깊은 관심으로 지속적인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좋겠습니다.


배성호 교사 : 항상 목마른 것은 인적자원입니다. 학교장이 과학에 관심이 많으면 좋지만, 중간 교사인 제가 후배교사를 끌어줄 부분도 있습니다.


최은경 교사 : 우리가 잘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지역사회의 인적자원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청소년수련관과 지역복지관 혹은 아마추어천문가협회 등에 요청하면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재능기부자들이 정말 많아요.


이수진 교감 : 교육도 시대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는 거 같아요. 교과과정을 편성할 때 공학, 기술, 인문과학, 수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과학이 어떻게 사회적으로 활용되는지 단원에 포함한다면, 과학교육도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정훈 : 학교에서는 모든 원리를 다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유럽에서는 정제된 기본 원리 몇 가지만 가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를 어떻게 응용하느냐에 초점을 맞춘 교육을 합니다. 이런 교육을 받은 유럽 학생들은 응용력이 매우 뛰어나죠. 한국 학생들은 단순 지식으로 암기는 잘하지만 어떤 과제를 수행하는 과정에서의 문제해결능력은 부족합니다. 이제는 교과서의 상당수는 과감하게 덜어내고 가치를 창조하는 기술공학에 대한 예시를 많이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윤신선 교사 : 교육현장에서는 현실적인 부분에서 부딪힐 때도 많아요. 교사들은 교과과정에서 빠진 내용도 ‘혹시 입시에 나오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도 다소 있고요.


양신호 교장 : 노벨상 수상자를 발표하는 시기가 되면, 과학교육 분야와 관련 있는 사람으로서 침울해지기도 합니다. 초·중·고 과학교육부터 탐구활동과 체험중심으로 내실 있게 다져야 자연스럽게 노벨상 수상자도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요즘 방송이나 언론은 요리 등 특정 분야에 집중되어 있는데 과학 관련 프로그램이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긴 시간 수고하셨습니다.





체험·활동 중심 과학행사를 통한 교내 과학교육이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특별좌담이 지난 10월 6일 서울시과학전시관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은 직접 진행한 사례를 바탕으로 의견을 나누었다. (사진 왼쪽부터 문현중 최은경 교사, 혜원여고 윤신선 교사, 한양대 최정훈 교수, 서울여고 양신호 교장, 효제초 이수진 교감, 서울중곡초 배성호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