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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GEMS 해양 과학 교육과정의 특징과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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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근원, 해양은 우리의 미래

하늘만큼 높고 육지보다 넓다


현재 뿐 아니라 미래의 자원으로서 해양의 중요성과 육지와 해양 중간의,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의 위치적, 국제 정치적 특성을 고려할 때 해양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 특히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서 수출입 물동량의 99.7%를 해상운송에 의존하고 있음에도 해양교육이나 해양적 소양에 너무 관심이 적은 것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있다.‘ 해양교육’이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범교과 학습 주제가 10개로 축소되면서 그나마 용어 자체가 교육과정 문서에서 사라졌고,‘ 해류’,‘ 염분’같은 개념을 중학교에 가서야 처음 배운다는 사실은 여러 문제점을 시사한다. 이에 미국의 GEMS 해양 과학 교육과정을 소개하면서, 번역·출판, 활용을 통해 해양적 소양을 갖춘 우리 학생들이 많이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과학적 소양’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미국과 학교육기준(NSES)은 과학적 소양을‘과학적 개념과 개인적 의사 결정, 시민적 또는 문화적 문제에 대한 참여, 경제적 생산 을 위해 요구되는 과정에 대한 지식과 이해’라고 정의한다 (1996). 과학적소양은과학교육의중요한목표중하나로간주 되고 있고, 세계 여러 나라의 과학교육 목표에 과학적 소양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2015 개정교육과정 과학교육의 목 표로서‘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과학적이고 창의적으로 해결하 기 위한 과학적 소양을 기른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해양적 소양(Ocean Literacy)이란 무엇인가?


그런데 해양적 소양이란 무엇일까? 해양과 연안의 국가적 중요성을 인식한 미국은 2000년 해양법(Oceans Act of 2000)을 통과시키고, 이에 따라 출범한 해양정책위원회 (Commission on Ocean Policy)는 2004년 보고서‘Ocean Blueprint for the 21st Century’를 발간하여 해양 기반 교육 을 통한 교육 기준 달성을 강조하였다. 이와 함께 미국과학재단(NSF), 미국해양교육자협회 (NMEA), 미국지리학회(NGS), 미국해양대기청(NOAA) 등이 주관한 다양한 학회, 워크숍 등을 통해 2005년, NSES와 유사 한 형태로 7개의 주요 원리와 45개 기본 개념을 명시한‘해양 적 소양 프레임워크(Ocean Literacy Framework)’를 발표하 였고, 2010년, K-12학년에 걸쳐 해양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 한 28개 개념 흐름을 정리한‘해양적 소양 영역과 계열성 (Ocean Literacy Scope & Sequence)’을 완성하였다. 2005년 발표한‘프레임워크’에 의하면 해양적 소양이란, ‘해양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과 내가 해양에 미치는 영향을 이 해하는 것’이며, 해양적 소양인은 (1) 해양에 대한 주요 원리와 기본 개념을 이해하고, (2) 의미 있는 방식으로 해양에 관하여 의사소통할 수 있으며, (3) 해양과 해양자원에 관한 지적이고 책임감 있는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해양적 소양의 7개 주요 원리는 다음과 같다.

•지구에는 많은 특징을 가진 하나의 거대한 대양이 있다.

•해양과 해양의 생물은 지구의 특징을 형성한다.

•해양은 기상과 기후에 주요한 영향을 미친다.

•해양은 지구를 생명 거주 가능하게 만든다.

•해양은 생명의 거대한 다양성과 생태계를 뒷받침한다.

•해양과 인류는 분리할 수 없도록 연결되어 있다.

•해양은 대부분 미개척 상태이다.



해양적 소양의 주요 원리와 기본 개념을 살펴보면, 대체로 과학, 특히 지구과학과 관련된 통합 과학적인 성격을 갖고있음을 알 수 있다. 해양교육의 주요 목표는 해양적 소양을 기르는 것이 될것인데, ‘ 영역과계열성’ 발표는 해양적 소양을 기르기 위한 교육과정 개발을 위한 노력으로 이어졌다. 2010년 이 후, 해양적 소양에 기초한 다양한 해양교육과정들이 개발되었 는데, 지금부터 소개하려는‘GEMS 해양 과학 교육과정’은 2011년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의 대중과학교육센터인 로렌스과학관(Lawrence Science Hall)과 러트거스 대학교의 해양 및 해안과학 연구소(Institute of Marine and Coastal Sciences)의 협력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된 교육과정 으로 3~5학년용과 6~8학년용 2가지로 개발되어 있다.


GEMS 해양 과학 교육과정의 특징


‘GEMS’는‘수학과 과학에서의 위대한 탐험(Great Expl oration in Math and Science)’의 약자로, 70종 이상의 교사 용 지도서와 핸드북이 있는 로렌스과학관의 교육과정개발프 로그램 이름이다. GEMS 해양 과학 교육과정 외에도 우주 과 학 교육과정이 있고, 그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있다(혹 시 궁금하신 분은 http://webzine-ssp.kr://lhsgems.org 를 방문하면 보다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소개하려는 것은 그중 ‘3~5학년용 GEMS 해양 과학 교육과정’으로, 현재 (사)한국 해양교육연구회,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한국해양수산 개발원(KMI)이 로렌스과학관과 협약을 맺고 번역·출판 작업 을 진행 중이다. 3~5학년용 GEMS 해양 과학 교육과정은 4권의 책으로 되 어 있는데, 1권은 총론(교육과정 소개, 과학 배경 지식, 평가 지 침 등)이고, 3권은 한 권이 각각 한 단원의 교사용 지도서 (Teacher’s Guide)로 되어 있다. 각 단원 구성은 다음과 같으 며, 각각의 차시는 60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교육과정은 총 25차시로 구성되어 있는데, 특이한 점은 단원 전체를 통해 앞 차시에서 학습한 내용이 다음 차시에서 학습할 내용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구성되어 있고, 1단원 과 2단원의 마지막 차시는 각각 2단원과 3단원의 첫 번째 차시 와 연결된다는 점이다. 물론, 3개 단원 중 임의의 단원 하나만 가르칠 수도 있고, 필요한 경우 하나의 차시를 떼어서 다른 정 규 교육과정 수업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4권의 교육과정 책자 외에 단원별로 1권의 학생용 탐구 공책(Investigation Notebook), 활동지 원본 꾸러미(Copy master Packet)가 구성되어 있고, 수업 시간에 사용할 컬러 활동지(Color Sheets), 컬러 카드(Color Cards), 슬라이드 (Transparencies)의 세트, 동영상이 탑재된 DVD가 포함된 다. 교육과정 책자는 교사를 위한 매 차시 단계별 교수학습활 동안내와추가로고려할수있는배경지식, 교육이론, 수업운 영 팁 등을 제공한다. 별도의 학생용 교과서는 없으며, 학생들 은 탐구 공책에 학습 과정과 결과를 축적해 나간다. 과정중심 평가나 수행평가도 탐구 공책을 사용하여 이루어진다.




GEMS 해양 과학 교육과정의 활용


■ 교사용 지도서 : 교사용 지도서는 교사들이 수업에 쉽게 참 고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는데, 왼쪽 페이지와 오른쪽 페 이지의 역할이 다르게 되어 있다. 차시별로 왼쪽 페이지는 학습 개요, 주요 개념, 시간표, 단원 목표, 차시 내용과 해양 적 소양 영역과 계열성 및 국가과학교육기준과의 관계, 수 업이 진행되는 동안 학생 활동(개별활동, 짝활동, 소집단활 동, 대집단활동)과 교사의 역할 등이 시간 흐름에 따라 소개 되어 있다. 오른쪽 페이지는 준비물, 수업 시작 전 교사가 준비할 사항, 간단한 과학 배경 지식,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제안들, 과정중심 평가를 위한 팁 등 이 소개되어 있다. 교사용 지도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상세하게 되어 있어, 수업 시간에 하게 될 발문(예를 들어, “대양들은 실제로 분리되어 있나요?”같은)과 예상되는 학 생의답변(예를들어,“ 아니오, 모든대양은연결되어있어 요.”같은)이 함께 소개되어 있다.


■ 탐구 공책 : 탐구 공책은 학생 1인당 한 권씩 배부되어야 하 는데, 인쇄하여사용할수있도록PDF 파일이제공된다. 흥 미로운 점은, 이 교육과정의 특징이기도 한데, 말하기와 글 쓰기 같은 과학적 의사소통이 매우 강조되어 있다는 점이 다. 각 단원의 첫 번째 차시는 해양에 대한‘처음 생각(First Idea)’쓰기 활동으로 시작하며(예를 들어, 1단원의‘처음 생각’쓰기 주제는“해양은 장소에 따라 어떻게 다를까?”이 다.), 단원이진행되는 동안 학생들은중간 중간 학습하거나 토의한 내용의 노트를 추가하게 되고, 단원 마지막 차시 때 같은 주제의‘나중 생각(Revised Idea)’쓰기를 통해 자신이나 친구들의 생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혹은 정교화되었 는지) 확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수업 중에 이루어지는 토의 토론 시에는 과학적 언어를 사용하도록 유도하고, 동 의하거나 동의하지 않거나 주장을 할 때는 반드시 증거를 제시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 흑백 활동지, 컬러 활동지, 컬러 카드, 슬라이드, DVD : 수 업을 할 때는 많은 시청각 자료가 필요한 법이다. 특히 과학 수업은 더욱 그러하다. 수업에 사용할 사진 자료와 동영상 자료가 모두 교육과정과 함께 제공되므로 별도로 찾기 위한 교사의 노력이 줄어들 것이다. 각각의 활동지는 어떤 차시 의 어떤 단계에 제공되어야 하는지, 활동지는 개별 학생용 인지 모둠용인지, 활동지는 몇 부를 복사해야 하는지, 사진 자료나 동영상 자료는 어떤 시점에 제시되어야 하는지, 학 생들이 자료를 확인할 때 어떤 점을 주의해야 하는지 등은 교사용 지도서에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슬라이드는 OHP 사용자를 위한 것인데, DVD에 PDF파일로 제공되므로 컴퓨터와 빔 프로젝터를 사용한다면 별도의 슬라이드는 만들지 않아도 된다(교사용지도서에 그렇게 안내하고있다. ‘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라면 슬라이드를 만든다.’).




해양의 중요성과 가치 발견하고, 인재 발굴 힘써야


이 교육과정을 함께 살펴본 선생님들 중 3~5학년용이라고 하지만 3학년이 사용하기에는 조금 어렵지 않은가 하는 의문을 표시한 선생님들이 여럿 있었다. 확실히 내용과 용어 수준 등이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은 아니다. 우리나라 2015 개정교육 과정의 과학과교육과정에서 초등학교 3~4학년에 해양이 나오기는 하지만, 지구 표면에서 바다가 차지하는 비율과, 바닷 물의 특성을 육지의 물과 비교하는 정도이고, 해수의 층상 구 조와 해류는 중학교 교육과정에서 처음 등장한다. 사실, 해양이라는 한 가지 주제로 초등학교 3학년에게 60분 짜리 25차시를 투입한다고 할 때 그럴만한 시간도 부족하고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이 교육과정을 실제 로 우리나라에 투입할 때는 초등학교 3학년 보다는 고학년, 또는 초등학교 영재학급이나 중학생을 대상으로 투입하면 적당한 수준일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추가로 지적하고 싶은것은, 그나마2009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창의적체험 활동의 38개 범교과 학습 주제 중 하나였던 ‘해양교육’이2015 개정교육과정에서는 범교과학습 주제가 10개로 축소되면서 그나마 용어 자체가 교육 과정 문서에서 사라졌고,‘ 해류’,‘ 염분’같은 개념을 중학교에 가서야 처음 배운다는 사실은, 일상생활에서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라는 말을 구호처럼 반복하고 있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으로서 수출입 물동량의 99.7%를 해상운송에 의존하는(2017년, 해양 수산부) 우리나라로서는 해양교육이나 해양적 소양에 너무 관심이 적은것이 아닌가하는 아쉬움이 있다는 점이다. GEMS 해양 과학 교육과정의 소개와 번역·출판, 활용을 통해 해양적 소양을 갖춘 우리 학생들이 많이 늘어나기를 바란다.



이승우 장학사님은 한성과학고등학교, 불암고등학교에서 지구과학을 지도하셨으며 현재 중부교육지원청 장학사로 서울교육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