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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교육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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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미래 과학교육', 그 새로운 좌표를 위한 제언
“질문이 있는 교실, 우정이 있는 학교, 삶을 가꾸는 교육” 실현할 터


글 | 편집부


“질문이 사람을 만듭니다. 위대한 인물은 한결같이 질문이 많은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질문을 교사와 학교와 부모가 묵살했더라면, 어떤 위인도 탄생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질문이 쏟아지고 우정이 넘치는 교실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을 21세기에 걸맞는 창의적 역량을 갖춘 ‘열린 세계시민’으로 성장시키겠습니다.”


조희연 서울특별시교육감이 내세운 앞으로의 서울교육은 질문이 있는 교실, 우정이 있는 학교, 삶을 가꾸는 교육입니다. 어느덧 취임 6개월을 넘기면서, 서울 교육을 위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시는 조희연 교육감님을 만나보았습니다. 혁신미래교육과 과학교육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교육감님의 생각을 들어보겠습니다.


Q1. 교육감님께서 지난해 10월 11일 실시한 서울특별시과학전시관 융합체험마당에 참석하셔서 학생들과 다양한 과학 체험을 함께 하신 소감은 어떠신지요? 기억에 남는 체험 프로그램이 있으셨나요?


융합체험마당에서 많은 학생과 시민이 어울려 함께 과학 체험을 하는 모습을 보니, 이런 모습이 바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감성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이 직접 설명하고 만들고, 과학적 원리를 설명해주니 저도 참 재미있었습니다. 체험부스를 준비하면서 학생들 상호간에도 과학으로 서로 협력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을 것 같고요. 또 이렇게 넓은 야외 공간에서 시민과 학생이 과학으로 함께하는 한마당을 통해 융합과 감성, 소통을 배우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학생들과 함께 체험한 포테이토 캐논도 재미있었고, 지문을 찍어 만드는 배지도 흥미로웠고, 거북이와 나비의 생태를 직접 체험한 것도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Q2. 교육감님께서 서울교육 방향을 「모두가 행복한 혁신미래교육」으로 설정하셨는데 그 의미는 무엇입니까?


모두가 행복한 교육은 바로 ‘질문이 있는 교실, 우정이 있는 학교, 삶을 가꾸는 교육’이 있는 학교에서 실현된다고 봅니다. ‘혁신미래교육’은 교육의 혁신을 강조합니다. 교육 혁신을 통해 미래를 조망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혁신’과 ‘미래’는 서울교육의 두 가지 구동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세계화·지식정보화 시대의 미래지향적 혁신교육”이라 표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혁신미래교육은 학생, 교사, 학부모, 시민이 함께 주체로 나서는 교육입니다. 이를 위해 학교와 마을이 함께하는 교육, ‘마을 결합형 학교’로 학교보다 더 큰 학교를 이루어낼 것입니다. 또한, 창의와 감성을 일깨우고 감성과 인성, 지성의 균형적 발전을 촉진하는 교육입니다. 이에 따라, 질문이 있는 교실, 떠들썩하고 신바람 나는 학교로 바꿔내야 할 것입니다. 다양한 잠재력을 가진 아이들이 교육이라는 기회의 통로를 얻어 성장할 수 있는 교육 또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창의 · 감성 일깨우는 교실 수업의 혁신 절실


Q3. 과학교육이 혁신미래교육과 함께 나아가려면 어떤 면에 중점을 두어야 할까요?


무엇보다도 교실 수업의 혁신이 중요합니다. 창의와 감성을 일깨우고 인성과 지성이 균형을 이루는 교실 수업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질문이 있는 교실’이 우리 서울교육지표인데요, 평범한 질문보다 엉뚱한 질문에 더 귀를 기울이고, 그 질문의 답을 학생과 교사가 함께 찾아 나서는 과학 수업이 된다면 모두가 행복한 혁신미래 과학수업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또한, 인성과 지성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학생의 잠재력을 전면적, 다면적으로 발전시키고, 감성과 인성, 지성이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융합인재교육이 활성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협력과 소통 또한 중요한 키워드라 하겠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타인과 공감하고 협력, 소통하는 교육활동을 통해 우정이 있는 학교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과학 분야에 뛰어난 능력을 가진 학생들은 그 능력을 최대한 개발하고 발휘할 수 있도록 우리 교육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보통의 학생과 일반 시민들의 과학 소양을 키우고 함께 과학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과학교육 프로그램들도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Q4. 교육감님의 학창 시절 과학수업에 대하여 특별히 기억에 남아있거나 재미있었던 내용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몇 학년 때인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는데 초등학교 교실에서 처음 지구본을 봤습니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산과 들판만 보면서 그게 세상의 전부인 줄 알고 살아온 꼬마에게 지구라는 것을 처음 생각하게 한 충격적인 경험이었습니다. 지구 반대편에도 우리와 똑같은 세상이 있을까, 지구 밖 우주에는 무엇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과 궁금증이 피어났습니다. 정말 새로운 느낌이었죠. 나중에 떠올려보면, 그 때의 경험이 좁은 세계에서 또 다른 넓은 세계로 정신을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창의적 과학수업 견인하는 과학전시관, 매우 고무적


Q5. 현재 서울의 과학교육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과학교육만이 아니고 우리 교육이 전반적으로 지적인 면에 편중된 점이 있습니다. 과학의 내용 지식을 지나치게 학문 중심으로 전달하거나 실생활과 유리된 과학교과의 내용 지식을 강조하다보니 학생들이 흥미를 잃어버린 것이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이렇게 된 데는 입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 교육현실도 한 몫 했겠지요. 그런데 실제 학교를 방문해서 과학 수업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니, 과거와 달리 매우 흥미롭고 창의적인 수업을 하는 교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시설이 잘 갖추어진 실험실에서 학생들이 실험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고, 모둠끼리 활발한 토론을 하고 있는 모습에서 큰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과학전시관에서 학생들의 흥미를 높이기 위해 개발하고 있는 새로운 실험, 다양한 관찰과 체험활동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매우 값질 뿐 아니라, 학교의 창의적 과학수업을 견인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심으로 칭찬과 격려를 보냅니다.


Q6. 현장의 과학교사들 사이에, 교육감님께서 과학교육에 더 큰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과학교육은 우리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관심을 아주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과학 기반 창의성 교육’, ‘과학적 지식을 활용한 창의적 문제해결력’, ‘협력적 문제해결력’ 을 향상시키기 위해 선생님들과 연구자들이 함께 새로운 교육과정을 개발하고 수업방법을 혁신해 나가야 되겠지요. 앞으로는 전문적인 영역에서 소통이 더욱 중시될 것입니다. 한 단계 더 높은 융합적 지식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각 전문가들 사이의 정확한 의사소통과 협력의 능력이 더욱 중요해 질 것입니다. 앞으로 과학교육에 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들 땀방울 바탕으로 재미있는 과학수업 되길 기대


Q7. 과학교육을 관장하는 교육청이나 과학전시관에서 학교 현장을 위하여 가장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 있다면?


그동안 과학전시관은 서울과학교육의 구심점이 되어 과학교육, 체험활동, 교사연수의 수준을 최고로 이끌어왔습니다. 앞으로 단위학교 내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과학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다양하게 구상하고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반학교에서 기자재의 부족 등으로 운영하기 어려운 실험,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실험실을 구비하면 환경 때문에 어려웠던 학생에게 과학이 기회의 통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과학고, 과학중점학교의 과학교육 사례를 일반고와 공유함으로써 학교 간 협력의 모델을 만들어볼 수 있습니다. 또한, 마을결합형 학교를 이야기했는데, 과학교육에 있어서도 마을, 지역사회, 유관기관과 협력, 상생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학교 현장에서 필요한 다양한 과학교육 자원을 제공하기 위해 교육청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과학전시관을 비롯하여 각종 교과연구회 등에서 노력하시는 선생님들을 적극 지원하고 도울 수 있도록 저도 항상 살피겠습니다.


Q8. 마지막으로 현장의 과학교사들에게 당부의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해 오신 것처럼 현장의 선생님들께서 창의, 인성, 협력, 소통의 측면에서 과학수업을 더 흥미롭고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좋은 과학 수업 사례를 발굴하고 학교에 널리 알려서 많은 선생님들께 확산하고 공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 선생님들이 학습동아리를 만들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전문성과 수업방법에 대한 연구를 함께 한다면 보람이 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생님들께서 스스로 조직하고 운영하는 교과연구회나 학습동아리들이 수업과 교육과정 혁신, 나아가 우리 교육이 발전하는데 가장 큰 저력이 된다고 봅니다. 선생님들의 노고와 땀방울로 “질문이 있는 교실, 우정이 있는 학교, 삶을 가꾸는 교육”이 실현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시 한 번 아이들에게 배움의 기쁨을 일깨우고 계시는 선생님들께 존경과 감사를 전합니다.